"혼자 밥값으로 2만원 쓰라고?"..배달앱 카드환급 캠페인에 '1인가구 뿔났다'

비대면 외식 활성화 캠페인 '3개월 만 재개'
전 카드사 참여.."내수경기 회복 취지 협조"
1인·저소득 가구 "배달 2만원 이상은 부담" 불만도

이정화 기자 승인 2021.05.25 10:13 의견 0
[자료=게티이미지뱅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배달앱에서 2만원 이상 네 번 주문하면 1만원 돌려드려요."

정부와 카드업계가 함께 펼치는 '비대면 외식 활성화 캠페인'이 3개월 만에 다시 소비자들을 찾아왔다. 배달앱에 8만원 가량 쓰면 1만원을 돌려주는 파격 혜택에 소비자 관심은 날로 뜨겁지만 1인가구나 저소득층엔 현실성이 떨어진단 지적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앱을 통해 2만원 이상의 음식을 4회 주문하면 1만원을 환급해주는 '배달앱 외식쿠폰' 캠페인이 전날(24일) 오전 10시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농식품부는 이번 캠페인에 총사업비 660억원 중 260억원을 우선 배정했다. 남은 금액은 추후 대면 외식 할인 지원 등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캠페인에 참여하고픈 소비자는 먼저 원하는 카드사를 통해 참여 응모해야 한다. 요일 제한은 없고 참여 횟수는 동일 카드사별 1일 2회다.

이용 가능한 카드사는 KB국민카드를 비롯해 ▲NH농협카드 ▲롯데카드 ▲비씨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현대카드 등 9곳이다.

배달앱은 ▲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위메프오 ▲배달특급 ▲먹깨비 ▲일단시켜 ▲띵동 ▲배달의명수 ▲딜리어스 ▲어디go ▲페이코 ▲배달올거제 ▲카카오톡주문하기 등 총 14개가 대상이다.

앞서 지난 2월 종료된 행사에 대한 응모와 누적 실적은 이번 행사에서도 그대로 인정한다.

또 배달앱에서 주문·결제한 후 매장을 방문해 포장하는 것은 인정되지만 배달앱으로 주문하되 배달원 대면 결제를 하거나 매장을 방문해 현장 결제 후 포장하는 것은 인정되지 않는다.

이번 캠페인으로 배달업과 더불어 수혜가 예상되는 곳은 카드업계다.

1만원 환급 쿠폰을 받으려면 최소 8만원 이상의 카드결제가 이뤄져야 하는데 예산이 260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총 260만장의 쿠폰이 모두 소진되려면 최소 2080억원 이상 결제가 필요하다.

앞서 지난 2월 말 종료된 행사엔 총 560만명이 참여했고 예산 330억원이 두 달 만에 눈 깜짝할 새 소진된 바 있다.

배달앱 특화 카드를 선보인 카드사는 특히 수혜가 더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배달업체 '요기요'와, 현대카드와 우리카드는 '배달의민족'과 특화 카드를 내놓았다. 캠페인을 계기로 카드 이용이 반짝 상승할 전망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려운 내수경기를 살리기 위해 정부와 진행하는 행사"라며 "카드사들은 외식업종 피해 완화 정책 등 좋은 취지에 따라 협조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료=농림축산식품부]

카드사들과 달리 소비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배달 앱을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하기 힘들면 혜택이 아무리 좋아도 누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앱을 사용하기 힘든 노년층이나 장애인도 혜택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고 배달이 안 되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도 사정은 같다.

국내 전체 가구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900만 1인가구 사이에서도 시큰둥한 반응이 나온 건 마찬가지다.

경기도 부천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혜택 좋은 건 알겠지만 자취생들은 거의 배달앱 이용할 때도 항상 행사하거나 할인하는 것 중에 시킨다"며 "혼자서 2만원 이상의 음식을 감당하는 것도 힘든데 일부러 안 쓸 돈 더 쓰는 기분"이라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서울 종로구에서 자취하고 있는 대학생 B씨는"말 그대로 선착순 혜택인데 기한을 두 달로 잡아도 그 기간동안 1만원 혜택 받는다고 배달비로 8만원 이상 쓰는게 쉽지도 않고 혜택에서 소외된 느낌이 든다"며 "지난번 행사에서도 이런 문제 나온 것 같은데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소비자들은 '배달앱 환급' 캠페인을 두고 "지난번에도 캐시백 5만원 받았는데 또 하는구나", "플라스틱 엄청 나오겠네 또ㅠ", "나 한달에 20번은 시켜먹는데 굿", "어쩐지 갑자기 문자와서 놀람", "혼자먹으니까 2만원까지 안 시켜진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대로 모시겠습니다" 등 다양한 반응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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