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보다 가난한' MZ세대 지갑 노리는 카드사

현대·삼성·KB국민 등 MZ세대 선호 PLCC 출시
"소비 주도층 잡아 '락인 효과' 극대화 해야"
부모보다 가난한 세대에 빨대?.."부추김 없어"

이정화 기자 승인 2021.04.13 14:17 | 최종 수정 2021.04.13 14:18 의견 0
[자료=게티이미지뱅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카드사들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지갑을 노리고 있다. 대한민국 역사상 부모 세대보다 가난한 첫 세대이자 경제 전반의 키워드로 부상한 1700만 소비자의 선택이 헛되지 않도록 유도할 만한 혜택 탑재가 관건일 전망이다.

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드사들은 MZ세대를 타깃으로 신용카드를 선보이거나 SNS·유투브 채널 마케팅, 해외 직구 이벤트 등을 펼치고 있다.

MZ세대란 1980~2000년대 초반 출생한 2030 세대를 아우르는 말이다. 2019년 기준 약 1700만명으로 국내 인구의 약 34%를 차지한다. 디지털 트렌드를 주도하고 업계 영향력을 넓히면서 새로운 '금융 리더'로 떠올랐다는 평이다.

카드사들의 MZ세대 공략 마케팅도 나날이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하나카드는 해외직구 전문 플랫폼인 '해외직구라운지'에서 MZ세대를 위한 경품 및 할인 이벤트를 오는 30일까지 진행한다.

이벤트에 응모한 고객은 아미 스웨트셔츠, 생로랑 벨트백, 보테가베네타 카드지갑 등을 추첨을 통해 받을 수 있다. 또 브랜드사(비자·마스터·아멕스) 할인 및 캐시백 혜택에 더해 추가 5% 하나머니를 적립 받을 수 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특별한 것을 추구하는 MZ세대의 다양성에 맞춘 이벤트"라며 "해외직구라운지는 모바일 네이티브이자 트렌드를 주도하는 MZ세대 고객이 좋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화두인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 사업도 역시 MZ세대를 주인공으로 지목했다.

현대카드는 지난 12일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손잡고 PLCC인 '무신사 현대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MZ세대 소비 성향을 면밀히 분석해 할인 혜택을 앞세운 것이 특징이다. '무신사스토어'와 무신사가 운영 중인 한정판 마켓 '솔드아웃'에서 결제 금액의 5%를 청구 할인해준다. 또 모든 가맹점에서 결제한 금액의 1%를 '무신사 적립금'으로 준다.

롯데카드도 이달부터 뱅크샐러드와 손잡고 '빨대카드'를 판매하고 있다.

이 카드는 지난해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지출한 ▲커피 ▲배달앱 ▲스트리밍 ▲편의점 등 5가지 영역에서 여러 혜택을 제공한다. 롯데카드는 뱅크샐러드의 주사용 고객층인 MZ세대 공략을 가속화 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도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각각 11번가와 커피빈 등 온라인 쇼핑 채널 및 카페 업종과 손잡고 합작 카드를 출시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MZ세대가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나날이 늘고 있어 PLCC 파트너사 발굴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 사실"이라며 "MZ세대 영향력은 마침 디지털 전환 추세와 맞물려 이들 계층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시장 경쟁도 보다 가열되는 흐름을 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MZ세대 마케팅을 두고 일부 소비자들은 '부모보다 가난한' MZ세대를 혜택 미끼로 유인해 '빨대를 꽂는 것 같다'는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트렌드를 읽으려 한 카드사 취지는 좋지만 혜택을 누리기 위해 과소비에 열중하는 현상도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다.

이들은 "취직 안 되고 힘든 세대에 신용카드를 권한다고?", "혜택 좋으면 뭐해 전월 실적이 인간적으로 심하잖아", "소비 부추기는 혜택이니 우리도 판단 잘 해야", "돈도 못 버는데 무슨 카드 같은 걸 만들래", "요즘 밀레니얼 세대는 환경에도 관심 많으니 플라스틱 말고 비대면 카드 만들어 주세요" 등 여러 반응을 쏟아냈다.

이같은 반응에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MZ세대를 타깃으로 삼고 그들의 소비를 부추긴다기보단 선택할 수 있는 혜택 폭을 넓힌 것"이라며 "MZ세대의 파급력과 소비 주도 현상이 커지고 있어 카드사 입장에서는 맞춤 혜택이 담긴 상품으로 유인해 락인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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