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뱅킹은 돈 버는 수단 아냐"..오늘도 플랜B 캐느라 바쁜 카드사

5월31일 오픈뱅킹 서비스 개시
"수익보단 원활한 데이터사업 기틀"
"자동차할부·리스·해외진출 수익 기대"

이정화 기자 승인 2021.04.25 12:00 의견 0
[자료=게티이미지뱅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카드사들이 오픈뱅킹 참전권을 얻고도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에게 오픈뱅킹은 향후 다양한 데이터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기틀일 뿐. 결제사업만으로 부족한 수익을 채우려 자동차할부, 리스, 해외진출 등 플랜B(차선책) 가동을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금융결제원 지침에 따라 오픈뱅킹에 필요한 전산개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5월 31일 서비스가 시행되면 고객이 보유한 카드정보와 사용내역 등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게 된다.

오픈뱅킹이란 한 앱에서 전체 은행계좌나 금융거래 내역 등을 확인하고 송금 및 결제를 할 수 있도록 2019년 12월 도입된 공동결제시스템이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오픈뱅킹 서비스는 올해들어 등록계좌가 1억좌를 돌파했다. 지난 1월 10일 기준 누적 등록계좌는 1억500만좌, 가입자 수는 6300만명에 달했다.

카드사는 금융권 중에서도 막대한 고객정보를 보유해 오픈뱅킹 생태계에 보다 큰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소비자 역시 모든 카드사의 포인트 혜택과 금융 서비스를 하나의 앱을 통해 비교할 수 있어 편익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카드업계는 그간 ▲고객 유치 ▲마이페이먼트·종합지급결제업·마이데이터 등 새로운 사업 모델 확장 및 개발 ▲종합금융플랫폼으로의 진출 등을 위해 오픈뱅킹 참여를 갈망해왔다.

마이페이먼트는 앱 하나로 타 금융사가 보유한 계좌에 대해 결제와 송금 등을 할 수 있는 혁신 서비스다. 종합지급결제업은 은행 제휴 없이 독립적으로 계좌를 발급하고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오픈뱅킹 참여로 종합금융플랫폼으로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업권 간 고객 유치 경쟁은 각 사가 고객을 위해 얼마나 더 편리한 서비스를 만들고 제공하느냐에 달려있지만 공통적으로 종합금융플랫폼으로 나아가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오픈뱅킹 참여로 데이터 사업이 활력을 띨 것이란 기대와 달리 카드사들은 이를 통해 수익을 내기엔 역부족이란 반응이다.

카드사들은 코로나19 장기화와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주요 수입원인 결제사업으로는 더이상 수익을 내지 못해 일찌감치 자동차할부와 리스, 해외 진출 등 '플랜B'로 돌아선 바 있다.

오픈뱅킹 역시 이미 많은 금융기관이 참여하고 있어 카드사들이 이 자체로만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오픈뱅킹은 카드사가 수익을 얻는 시스템이 아니다"며 "앞으로 진행될 마이데이터, 마이페이먼트, 종합지급결제업 등 다양한 데이터 사업을 보다 원활하게 영위하는데에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동차할부와 리스 모두 코로나와 카드가맹점 수수료 문제로 어려운 업황에서 새 먹거리로 주목받는 분야"라며 "코로나19가 번지기 시작한 작년을 기점으로 카드사들은 신사업 확대에 치중한 경영 방침으로 수익을 견인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오픈뱅킹으로 카드사와 은행 간 데이터를 공유하게 되면서 플랫폼 강화에 도움이 될 전망"이라며 "경쟁을 촉진하기보단 디지털 시대에 기본적인 인프라 역할을 할 것이고 카드사들이 결제 수익으로는 살아남기 어렵다보니 오픈뱅킹과 연결된 데이터 산업 외에도 미래 먹거리를 캐는 움직임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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