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가 진짜 시작"..증권사, ‘낮·높·다’로 IRP 시장 잡는다

은행, 보험업계보다 낮은 수수료, 높은 수익률
증권업계, 이에 맞춘 다양한 이벤트 진행

권준호 기자 승인 2021.05.02 10:00 의견 0
IRP시장에 뛰어든 증권사 [자료=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퇴직 후가 진짜 시작’이라는 말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널리 퍼지며 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개인퇴직연금)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은행, 보험업계와 함께 증권업계도 IRP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증권사들은 낮은 수수료, 높은 수익률, 다양한 이벤트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모양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달 19일 업계 최초로 IRP 계좌에 부과되는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는 ‘삼성증권 다이렉트 IRP'를 출시했다.

현재 증권사 IRP 계좌에는 운용관리 수수료와 자산관리 수수료 등 두 가지 종류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증권사별로 다르겠지만 두 가지를 모두 합치면 0.1%에서 0.3% 사이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이는 은행업계 수수료 0.2~0.4%, 보험업계 수수료 생·손해보험업계 수수료가 0.1~0.5%인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다.

그런데 타 업계에 비해 낮은 수수료를 보이고 있는 증권업계에 속한 삼성증권이 IRP 계좌에 부과되는 수수료를 전액 면제하기로 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이에 질세라 미래에셋증권도 5월 중순까지 두 종류의 수수료를 면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기영 미래에셋증권 연금솔루션본부장은 “계좌 개설과 자산운용을 직접하는 다이렉트 IRP에 한해 수수료를 면제하는 것이 투자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것이라 판단해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두 증권사가 ‘다이렉트 IRP 수수료 무료’를 선언하며 다른 증권사들도 이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업계는 다른 증권사들도 서둘러 해당 내용을 점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타 업계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 것도 증권사 IRP가 투자자들의 눈길을 끄는 이유 중 하나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IRP를 운용하는 증권사 13곳의 평균 수익률은 6.2%다. 같은 기간 은행과 보험사 대부분이 2~3%의 수익률을 내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2~3배 가량 높은 수치다.

물론 지난해 말에는 전례 없는 증시활황이라는 특수성이 있었지만 당분간 증시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투자자들에게는 증권사의 높은 수익률이 여전히 매력적일 것이라는 게 업계 설명이다.

증권사들은 이러한 관심에 발맞춰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오는 6월 30일까지 타사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서 신한금융투자 IRP 계좌로 이전한 투자자를 대상으로 그 금액에 따라 백화점 상품권을 지급한다.

삼성증권도 오는 7월 30일까지 ‘삼성증권 다이렉트 IRP, 무료라서 고마워’ 이벤트를 진행한다. 1000만원 이상 금액을 입금한 투자자를 대상으로 선착순 1만명에게 파리바게뜨 ‘진짜 고마워’ 세트를 제공할 예정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낮은 수수료, 높은 수익률, 다양한 이벤트가 맞물리며 은행·보험업계의 IRP 적립금이 증권사 IRP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주식시장에서 자산관리로 뻗어나가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IRP는 퇴직금과 여유자금을 한 계좌에 모아 다양한 상품에 투자함으로써 노후를 준비하는 상품으로 연 700만원까지 세액 공제가 돼 투자자들의 꾸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