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신작 ‘마비노기 모바일’ (자료=넥슨)
[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20년 넘게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아온 넥슨의 대표 IP(지식재산권) ‘마비노기’가 모바일로 돌아왔다. 27일 자정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마비노기 모바일’은 원작 특유의 낭만과 감성을 계승한 게임을 표방한다. 그러면서도 모바일 고유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새로운 플레이 경험을 앞세운다.
게임을 직접 체험해 보고 느낀 점은 접근성 향상에 주력했다는 점이다. ‘마비노기’ IP를 접해보지 못했던 이용자들이 게임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초심자 지원 프로그램 등을 세세하게 마련했으며 모바일에 맞춰 편의성을 높인 점이 눈에 띄는 부분이었다.
다만 모바일 MMORPG에 가까워진 만큼 ‘마비노기’ IP 고유의 매력이었던 ‘낭만’은 다소 희석됐다는 인상도 받았다. 전투 시스템을 비롯해 다채로운 생활 콘텐츠 등 매력적인 부분들이 많지만 기존에 나온 모바일 MMORPG와의 차별점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는 점에서다. 낮은 문턱과 고유의 매력 사이의 균형을 잘 잡아가는 것이 향후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 더 쉽게 배우는 ‘판타지 라이프’
‘마비노기 모바일’의 시작은 단연 캐릭터 생성이다. 이 단계에서 클래스와 외형을 모두 결정하게 된다. ▲전사 ▲궁수 ▲마법사 ▲힐러 ▲음유시인 등 5개의 견습 클래스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며 이후 원하는 클래스로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외형의 경우 얼굴의 세세한 디테일과 연령까지 직접 설정할 수 있었다. ‘10살에 곰을 잡은’ 타이틀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대목이었다.
‘마비노기 모바일’의 캐릭터 생성 장면. 키와 연령까지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 (자료=‘마비노기 모바일’ 게임 플레이 캡처)
캐릭터 생성 이후에는 간단한 조작법을 알려주는 튜토리얼 성격의 오프닝을 거쳐 첫 마을인 티르코네일에서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메인 퀘스트를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전투 시스템과 채집·요리 등 다양한 생활 콘텐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
특히 초보자들에 대한 배려가 눈에 띄었다. 새로운 뭔가가 열릴 때마다 발동되는 플레이 힌트에서 해당 콘텐츠를 어떻게 즐겨야 하는지를 상세히 설명해 준다. 또한 ‘마법 나침반’을 통해 퀘스트 장소로의 자동 이동을 지원함으로써 길을 찾아다니는 수고스러움을 덜어줬다.
특히 ‘우연한 만남’이라는 시스템이 인상적이었다. 같은 시간에 같은 던전을 플레이하는 다른 이용자와 만나 함께 던전을 공략하는 기능으로 보다 쉽게 게임을 풀어갈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배려로 다가온다.
생활 콘텐츠 측면에서는 원작 고유의 감성을 잘 담고 있었다. 식재료를 채집하고 이를 요리해 먹는 등 기본적인 활동들을 비롯해 가공 제작과 아르바이트 등 ‘판타지 라이프’라는 콘셉트를 잘 구현했다. 합주와 댄스 등 소셜 콘텐츠와 패션 및 염색 등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었다.
‘우연한 만남’ 기능을 통해 다른 유저들과 함께 던전을 공략하는 장면. (자료=‘마비노기 모바일’ 게임 플레이 캡처)
■ 매력 포인트와 2%의 아쉬움
전체적으로 ‘마비노기 모바일’은 ‘만남과 모험’이라는 고유의 매력을 충실히 담으려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경쟁을 가능한 배제하고 협동 플레이를 사실상 기본값으로 상정한 전투를 비롯해 스텔라 돔 등 커뮤니티 요소들을 통해 ‘함께’라는 재미를 강조한 것이다.
다만 실제 플레이에서 이러한 매력이 더 뚜렷하게 드러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전투의 경우 수동 플레이의 손맛도 충분히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자동전투 기능인 ‘어시스트’의 존재로 인해 이러한 부분이 다소 희석되는 측면이 있었다.
생활 콘텐츠의 경우 캠프파이어 정도를 제외하면 플레이 동선상 눈길이 잘 가지 않아 약간은 숙제처럼 느껴지는 측면이 있었다. 좀 더 눈에 띄는 위치에 배치돼 던전과 마을을 오가면서 자연스레 접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BM의 경우 꽤나 ‘매운 맛’이다. 패션과 펫 위주로 구성돼 있으며 자체 스탯과 세트효과 등 성능에 영향을 미쳐 치장 아이템으로만 생각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물론 경쟁 중심의 게임이 아닌 만큼 굳이 결제를 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리니지라이크와의 차별화를 위해서라도 이 부분에서 유저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연회에 참석했던 데브캣 김동건 대표는 “게임을 아예 모르는 사람도 ‘한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할 만큼 문턱을 많이 낮추는 형태의 MMORPG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를 기준으로 ‘마비노기 모바일’을 바라본다면 분명 재미가 있고 해볼 만한 MMORPG다. 하지만 ‘마비노기’ IP가 가진 고유의 매력 역시도 명확하게 드러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던전 공략 도중 캠프파이어에서 불을 쬐며 요리를 할 수 있다. (자료=‘마비노기 모바일’ 게임 플레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