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하나은행이 제4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서를 접수한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의 2대 주주로 나섰다. ‘소상공인을 위한 첫 번째 은행’을 목표로 한 한국소호은행의 성장성과 협업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결과로 보인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을 주도하는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전날 금융당국에 제4인뱅 예비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간 제4인뱅 유력 후보로 꼽혔던 더존뱅크와 유뱅크가 신청을 포기하면서 한국소호은행의 '1강 체제'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 주주 구성 현황 (자료=한국신용데이터)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은 인뱅 인가를 위해 구성된 컨소시엄 사상 최고의 금융 올스타 라인업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은행권에서는 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금융지주사 은행 중 3곳이 참여했으며 지방은행 1위인 BNK부산은행, 대표 서민금융 은행 OK저축은행도 주주명단에 올랐다. 비은행 금융권에서는 유진투자증권, 우리카드, 흥국생명, 흥국화재가 참여한다. IT 기업으로는 LG CNS·메가존클라우드·아이티센이 투자에 뛰어들었다.
주주간 지분 비율을 살펴보면 한국신용데이터가 33.5%로 최대 주주이며 하나은행, LG CNS가 각각 10% 지분을 보유하는 2대 주주로 나선다. 이밖에 ▲우리은행 8% ▲아이티센 6.2% ▲흥국생명 6% ▲NH농협은행 5% ▲BNK부산은행 4% ▲유진투자증권 4% ▲OK저축은행 4% ▲우리카드 2% ▲흥국화재 2% ▲티씨스 2% ▲일진 1.7% ▲메가존클라우드 1.7% 등으로 지분을 나눴다.
눈에 띄는 것은 컨소시엄에 뒤늦게 참여한 하나은행이 10% 지분 투자로 2대 주주로 나섰다는 점이다. 현행 은행법과 인터넷은행법에서는 시중은행의 인뱅 지분 보유를 10%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하나은행이 보유할 수 있는 최대 지분율로 한국소호은행에 투자하는 것이다.
일찌감치 한국소호은행 컨소에 참여 의사를 밝혔던 우리은행의 경우 8% 지분 투자로 참여한다. 우리카드의 2%와 합쳐 10% 지분율을 맞췄다. NH농협은행과 BNK부산은행은 각각 5%, 4% 지분율로 주주 구성에 참여했다.
하나은행의 적극적인 참여는 ‘소상공인을 위한 첫 번째 은행’이라는 한국소호은행의 설립 취지가 은행의 향후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과 잘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컨소시엄을 이끄는 한국신용데이터는 전국 소상공인에게 경영관리 및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캐시노트를 운영하며 온오프라인 결제 전문 기업 한국결제네트웍스, 포스(POS) 및 키오스크 전문 기업 아임유,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사 한국평가정보 등과 함께 230만 사업장에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은 향후 전국적인 금융 네트워크와 지역 밀착형 서비스의 조화를 통해 소상공인 누구나 쉽게 금융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국신용데이터와 하나은행은 이번 협업으로 전국 소상공인의 금융·비금융 서비스 경쟁력을 제고하고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소상공인의 디지털·모바일 금융 접근성을 높인다. 하나은행은 지역 소상공인을 위한 특화된 금융 지원도 추진할 예정이다. 지난 2월 대전광역시는 한국신용데이터와 한국소호은행 설립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며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에 대한 지지를 공식화한 바 있다.
하나은행이 세 번째 인뱅인 토스뱅크 출범에 참여해 투자수익 측면에서 좋은 성과를 낸 점도 이번 컨소시엄 참여의 배경으로 꼽힌다.
토스뱅크에 투자한 하나은행은 지난해 첫 지분법 흑자를 기록했다. 토스뱅크가 2021년 출범 이후 4년 만에 첫 연간 흑자를 기록한 덕분이다. 지난해 말 기준 토스뱅크의 지분 9.23%을 보유한 하나은행은 그해 37억4700만원을 지분법 이익으로 인식했다.
토스뱅크와의 협업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2023년부터 토스뱅크에 ‘실시간 환율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룹사인 하나카드는 토스뱅크의 체크카드 업무대행을 담당해온 데 이어 지난해 8월에는 토스뱅크의 첫 PLCC(상업자표시전용카드) 출시에 협력했다.
하나은행은 대표 모바일 플랫폼인 ‘하나원큐’를 종합 자산관리 앱으로 고도화하는 동시에 금융·비금융 업권과의 다양한 제휴를 통해 사용자와의 접점을 넓히는 투트랙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최근 지역 밀착형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역 생활 커뮤니티 플랫폼인 ‘당근’과 협업해 ‘당근머니 하나통장’을 출시한 것이 대표적 협업 사례다. 이밖에 네이버페이와 협업한 ‘네이버페이 머니 하나통장’을, 쿠팡·쿠팡페이와 협업해 ‘셀러월렛 빠른 정산 서비스’를 내놨다.
한국소호은행이 성공적으로 출범 시 소상공인 고객층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번 컨소시엄 참여는 전국 소상공인에게 특화된 디지털 금융 서비스 제공을 확대하는 동시에 지역 금융 활성화 및 상생금융 실현에 동참하고자 결정했다”며 “한국신용데이터와의 협력을 통해 소상공인의 디지털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차별화된 자산관리 서비스 등 다양한 금융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