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 영향으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를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추이를 지역별로 세분화해 모니터링에 나선다.
금융당국이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후 금융권의 가계대출이 다시 상승하자 지역별로 가계대출 추이를 세분화하며 모니터링에 나섰다. (자료=연합뉴스)
16일 금융당국 관계자는 "당분간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 추이 등을 지역별로 세분화해서 모니터링하기로 했다"며 "주간 단위로 살피는 등 시기도 더 촘촘하게 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으로부터 가계대출 신청·승인 건수와 규모 등을 제출받아 동향을 모니터링하는 중이다. 최근 들어선 이를 강남3구와 마·용·성 등 주요 거래 지역별로 나눠 살펴보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토허제 완화 이후 서울 부동산 가격과 거래량이 심상치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둘째주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강남 3구 아파트 매매 가격은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던 지난 2018년 이래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특히 토허제가 해제된 잠실·삼성·대치·청담동을 중심으로 치솟은 집값이 인근 지역으로 확산하는 조짐마저 보였다. 서울에서 집값 약세 지역으로 평가받는 노원·도봉·강북구의 하락세 역시 멈췄다.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강남 지역 가격 상승이 크게 나오고 거래량도 많아졌다"며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가계대출에 1~2개월 시차를 두고 반영이 되는 측면이 있기에 가계대출 증가세 가능성에 유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이 4조3000억원 불어나는 등 연초 뒷걸음쳤던 가계부채가 다시 자극받는 듯한 모습도 나온다. 토허제 규제 완화에 신학기 이사 수요와 금리 인하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평가된다.
이에 정부와 서울시는 주택시장이 비정상적으로 과열될 경우 즉시 토허제 재지정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다만 일각에선 최근의 가계대출 동향에 토허제 규제 완화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달 가계대출 추이와 관련해 "지난달보단 횡보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다"라며 "그렇게 걱정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금융위 관계자도 "주요 시중은행이 여전히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고 있고 갭투자 방지를 위한 조건부 전세자금대출 제한 등도 유지하고 있다"며 "촘촘하게 그물망을 쳐놓은 상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