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아이부자팀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자료=하나은행)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디지털 기술 발전으로 일상의 풍경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매주 또는 매달 자녀에게 현금으로 쥐여 주던 용돈도 그중 하나다.

아이들이 용돈을 쓰는 사용처가 다양해지고 현금만 쓰기 어렵게 되자 이른바 ‘엄카(엄마 카드)’가 활용됐다. 하지만 아무리 가족 관계라도 타인의 체크·신용카드 사용은 엄연한 불법이다. 자녀가 용돈을 직접 관리하고 올바른 금융 개념을 확립하기 위해서라도 자녀 본인의 카드가 필요하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카카오뱅크 '미니', 토스의 '유스카드', 하나은행의 '아이부자'와 같은 10대 전용 선불전자지급수단 서비스다.

이 중에서 하나은행의 아이부자는 올바른 금융 습관 형성에 초점을 맞춘 체험형 금융 플랫폼을 표방했다는 점에서 부모 세대의 호응을 얻었다. 특히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서는 필수앱으로 자리매김했다.

아이부자는 국내 최초의 ‘금융 페어런트 테크(Parent Tech)’를 표방한다. 부모가 자녀를 돌보는 데 필요한 서비스를 디지털 신기술로 제공한다는 의미다. 부모와 자녀가 각자 휴대폰에 앱을 설치하고 모바일로 주고받는 용돈을 기반으로 자녀 스스로 모으고‧쓰고‧불리고‧나누는 다양한 금융 활동을 통해 올바른 금융 습관을 형성할 수 있게 했다.

지난해 11월 세 번째 리뉴얼을 거쳐 아이부자 3.0으로 거듭났다. 단순 용돈 관리를 넘어 일상 생활로까지 영역을 넓히는 모습이다.

이에 한국정경신문이 이우섭 하나은행 디지털채널부 아이부자팀 팀장을 만나 직접 아이부자 기획 의도와 성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아이부자가 출시 4년째를 맞았다. 초등 자녀를 둔 부모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필수앱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아이부자의 인기 비결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

아이부자가 출시되는 2021년 6월 당시만 해도 미성년자가 금융 앱을 이용하고 자기만의 용돈 카드를 갖는다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사람은 없었다. 부모님들은 여전히 현금을 주거나 부모님의 카드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이부자는 이런 상황에서 어린 시절부터 스스로 경험하며 배우는 경험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아이 스스로 용돈을 쓰고, 모으고, 불리고, 나누며 버는 경험까지 제공하게 됐다.

아이들은 놀랍게도 이런 경험을 통해 자기 주도적인 금융 체험을 하게 됐고 부모님들도 이런 아이들의 모습에 같이 놀라며 호응해 주신 것으로 생각한다.

한편으로 여느 금융 앱과 달리 부모님이 안심하고 살펴보며 공감할 수 있는 경험을 만들어 보려 했고 이러한 부분들이 많은 사람들의 요구에 부합한 것 같다.

▲지난해 11월 세 번째 앱 리뉴얼로 아이부자 3.0으로 거듭났다. 그간 아이부자 앱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되짚어 본다면?

2022년 리뉴얼을 통해 아이들이 선호할 만한 새로운 디자인과 경험 요소를 채택했고 특히 부모님들이 안심할 수 있는 ‘지갑 같이 보기’, 정기적으로 용돈을 주는 ‘정기용돈’ 등이 새로 소개됐다. 아이와 부모님 사이에 ‘오늘의 기분’이라는 소통 채널 역할도 이때부터 시작이 됐다.

지난해 11월 리뉴얼된 3.0 아이부자 앱에는 기존의 용돈 서비스 외에 일상생활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가 추가됐다. 매일매일 기분을 공감하고, 걸음을 기록하고, 퀴즈를 풀고, 습관을 형성하는 서비스가 추가 됐으며 아이뿐만 아니라 부모님에게 중요한 정보인 학교 급식과 시간표 정보가 추가됐다.

용돈 쓰기 측면에서도 카드 없이 온, 오프라인에서 모두 결제할 수 있게 앱 결제 기능이 강화되면서 아이들이 필요한 곳 어디에서나 쉽고 간편하게 용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됐다.

▲시중은행별로 청소년 전용 선불 서비스가 존재하지만 별도 앱에서 플랫폼 형태로 운영 중인 것은 아이부자가 유일하다. 플랫폼을 고집하는 이유는?

성인 기준으로 금융 앱을 구성하고 운영하려면 아무래도 더 다양하고 무거운 서비스를 탑재할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아이들이 쉽게 접근하고 사용하기가 어렵다.

독립적인 플랫폼을 딱 아이와 부모가 사용하기 좋게 구성함으로써 필요에만 맞는 가볍고 적합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서비스 개발 및 운영을 용돈을 중심으로 한 아이와 부모에게만 집중할 수 있다는 부분이 장점이라고 하겠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개발환경 및 인프라를 퍼블릭 클라우드로 이전해 조금 더 빠르고 유연하게 사용자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아이부자는 특별히 부모와 자녀 간 소통을 중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녀의 독립적인 금융 서비스가 아니라 부모와 함께 사용하도록 하는 이유는?

아이부자를 사용하는 연령층은 미취학부터 중고등학생까지 다양한데, 용돈 서비스를 시작하는 연령층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이러한 저연령, 저학년의 경우 아무래도 부모님의 관심이나 보호 없이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부모님이 안심할 수 있도록 아이와 부모가 함께 쓰는 서비스를 구상하게 됐다.

그리고 아이가 성장하면서 말 그대로 다양한 금융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경험을 부모가 함께 공유하고 소통하면서 서로 이해하고 배우게 되는 경험이 아주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는 부모의 보호 아래 안전하게 이용을 할 수 있고 부모도 아이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지난해 아이부자 공식 사이트를 오픈해 다양한 금융 콘텐츠도 제작하고 있다. 사이트 운영과 금융 콘텐츠 제작에서 특별히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공식 사이트 오픈에 앞서 아이부자는 2022년부터 인스타그램을 통해 주로 부모 대상의 금융 교육 콘텐츠를 제공해 왔다. 인스타그램이라는 매체의 특성상 깊이 있는 내용을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사용자들도 원하는 정보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일부 사용자는 잘못된 정보를 알고 있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누구나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는 블로그형 사이트를 오픈하게 됐다.

아이부자 공식 사이트는 부모와 자녀, 회원과 비회원 모두에게 금융과 용돈 관련 정보를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아이부자앱 내 용돈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신뢰성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관련 논문이나 기사 등 다양한 자료를 참고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양방향 소통을 유도하기 위해 투표기능을 넣은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데 참여를 즐기는 자녀회원들에게 특히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앞으로도 아이부자 공식 사이트가 단순 금융 교육이나 용돈 관리 정보를 넘어 부모님과 아이들이 용돈을 더 잘, 더 재미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아이부자 별책부록’ 같은 공간이 되길 희망한다.

▲아이부자 대외연계 프로젝트 일환으로 아이부자 앱을 통해 자원봉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 아이부자의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핀테크나 비금융 업종 등과의 협업을 구상하고 있는지?

자원봉사 서비스는 행정안전부가 추진하는 디지털서비스 개방에 맞춰 3개 부처(행정안전부,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가 제공하는 자원봉사 조회 및 신청 서비스를 아이부자 내에서 제공하려고 한다. 용돈 사용뿐만 아니라 기부를 통해 나눔의 가치를 체험할 수 있게 제공해 왔으며 자원봉사를 통해 이러한 영역까지 확대하고자 한다.

그 외에도 현재 어린이 및 청소년과 관계된 통신사, 에듀테크, 스타트업과 협력해 가고 있으며 아이부자 및 제휴처 사용자들에게 새롭고 유익한 경험을 제공해 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나은행이 시니어 특화 브랜드 ‘하나 더 넥스트’를 출범하는 등 세대 특화 브랜드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생애주기별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관점에서 아이부자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

아이부자는 단지 아이가 사용하는 앱이 아닌 아이를 양육하는 3040 세대가 주로 같이 사용하는 앱이다. 부모님들이 아이를 양육하며 마주칠 수 있는 다양한 금융과 생활에 관련된 니즈를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되려 한다. 또한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하나은행과 평생의 관계를 시작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자 한다. 그러다 보면 모든 가족이 함께 쓰는 금융 서비스가 되리라 생각한다.

▲아이부자가 앞으로 나아고자 하는 방향이나 계획은?

우리 사회는 금융에 대한 지식과 교육을 늘 강조해 왔지만 아이들이 교과서로 배우는 것은 피부에 와 닿지 않을 뿐 더러 어렵게만 느껴진다고 생각한다. 아이부자의 출발점은 바로 즐겁고 쉽게 체험하며 배우는 금융 체험이었다. 아이들은 쉽고 즐겁게, 부모님은 안심할 수 있게 금융을 배우는 플랫폼이 아이부자의 기본이다.

아울러 금융이 모든 생활에 연결되듯이 이러한 금융 체험을 다양한 생활과 연결해 나가려 한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성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생활 속에서 꼭 필요한 서비스가 되고자 한다.

이런 과정에서 실제 부모님과 아이들의 의견을 더 적극적으로 반영하려 한다. 실제 2024년에는 ‘아이부자 부모 서포터즈’ 운영을 통해 부모님과 아이가 함께 아이부자를 사용하고 알리는 활동을 해 왔다. 앞으로도 부모님과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며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