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DX 개념설계 등 한화오션 수상함 함정모형들. (자료=한화오션)
[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 사업의 추진 방식을 두고 방위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총사업비 7조8000억원 규모의 KDDX 사업은 2030년까지 6000톤급 이지스함 6척을 확보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 수의계약 진행설에..방사청 결정된 바 없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방사청)은 오는 3월 17일 사업분과위원회에서 KDDX 사업 방식에 대해 심의할 예정이다. 4월 중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를 개최해 최종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방사청이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수의계약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예견한다. 이 경우 기본설계를 맡은 HD현대중공업이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단독으로 수주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방사청 관계자는 "아직까지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며 "가장 합리적인 사업 추진 방안을 찾기 위해 분과위에서 1차로 논의하고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4월 방추위에서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해외 수주 앞두고 봉합된 HD현대重·한화오션..갈등 재점화
KDDX 사업을 둘러싼 논란은 과거 군사기밀 유출 사건으로 인해 복잡해졌다. 2023년 11월,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이 2012년부터 2015년 사이 방위사업청, 해군본부 등에서 함정사업 관련 군사기밀을 불법 취득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로 인해 HD현대중공업은 2025년 11월까지 방사청 사업 입찰 시 보안 감점(-1.8점)을 받게 되었다. 방사청은 HD현대중공업에 대해 입찰 참가 자격 제한이 아닌 '행정지도' 결정을 내렸다.
한화오션은 이에 반발해 HD현대중공업 임원의 개입 정황에 대한 수사를 요청하는 고발을 제기했으나, 지난해 11월 이를 취하했다. 양사는 해외 수주를 앞두고 갈등이 부각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HD현대중공업은 기존 관례대로 기본설계 업체가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맡아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한화오션은 공동개발 또는 분할 수주를 주장하고 있다.
KDDX 사업은 국내 방산업체 간 갈등뿐 아니라 공정성과 효율성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방사청이 더이상 시간을 끌어선 안된다"고 지적하며 “KDDX 사업은 이미 1년 이상의 사업 착수 지연이 발생했으며 선도함의 연구개발이 늦어지면 후속함 사업까지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