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고소·고발 일단락..KDDX 둘러싼 신경전은 여전

임윤희 기자 승인 2024.11.25 08:38 | 최종 수정 2024.11.25 09:07 의견 0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자료=한화오션)

[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에 대한 고발을 취소했지만 7조8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을 둘러싼 양사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지난 22일 경찰청에 접수한 고발장을 취소했다. 회사는 지난 3월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유출 사건과 관련해 임원 개입 여부를 수사해 달라며 경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이번 고발 취소에 대해 한화오션은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의 적기 전력화와 해양 방산 수출 확대를 위해 상호 협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HD현대중공업은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화답했다.

앞서 HD현대중공업도 올해 3월 한화오션을 KDDX 개념설계 관련 허위 사실 적시 및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HD현대 측도 취하를 검토 중으로 알려졌다.

법적 공방은 일단락되는듯 하나 갈등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은 방산업체 지정 절차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HD현대중공업은 "한화오션의 방산업체 지정 신청도 철회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이며 여전한 입장차를 보였다.

KDDX 사업은 2030년까지 6000톤급 차세대 구축함 6척을 실전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개념설계는 한화오션,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맡았으며, 현재는 상세설계와 초도함 건조를 앞두고 있다.

양사는 입찰 방식을 놓고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유출 유죄 판결을 근거로 경쟁 입찰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은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가 상세설계와 초도함 건조까지 맡는 관행을 들어 자사의 우선권을 강조하고 있다.

양사의 갈등은 해외 방산 수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폴란드 정부는 한국 정부에 '잠수함 사업에 한국 조선업체 2곳이 참여해 수주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과열 경쟁으로 계약 불이행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 '오르카 프로젝트'는 8조 원 규모의 잠수함 3척 건조 사업이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수주에 도전하고 있다. 그러나 양사의 갈등으로 인해 최근 호주 정부가 발주한 10조원 규모 수상함 수주전에서 모두 탈락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해양방산 전문가는 "이번 결정이 국내 조선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해양방산 수출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양사의 실질적인 협력 여부가 앞으로의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방위사업청은 복수 방산업체 지정, 공동 개발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했다. 이에 대해 석종건 청장은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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