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김명신 기자] 카카오가 그야말로 사면초가다. 잇단 악재로 적지않은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주식 하락 속 경영진의 잇단 주식 매도 논란에 이어 내부적으로는 희망퇴직을 둘러싼 고용불안에 대해 노조가 단체행동까지 돌입했다. 여기에 2분기 실적 역시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3일 카카오는 실적 컨퍼런스 콜에 앞서 K-IFRS(한국국제회계기준) 기준 2분기 매출이 2조425억원, 영업이익은 113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의 경우 전 분기 대비 17%,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난 수치로, 카카오는 처음으로 분기 매출 2조원을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 분기 대비 60% 증가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34%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크게 감소한 배경에는 2분기 영업비용이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카카오는 AI 관련 인프라 투자, 데이터센터 다중화, 연결 회사 편입 등의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16%, 전년 동기 대비 17% 늘어난 1조9290억원이라고 밝혔다. 매출 2조원 돌파에도 불구하고 영업비용이 1조9300억원에 달한 셈이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로 연결 실적에 편입되면서 외형은 성장했으나 비용 부문에서 PPA(인수가격배분) 상각비가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은 크게 하락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플랫폼 부문 매출은 전 분기 대비 2%,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9887억원으로 집계됐다. 톡비즈 매출은 전 분기 대비 2% 감소한 5030억원을 기록했다. 포털비즈 매출은 전 분기 대비 7% 증가하고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895억원이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페이 등 플랫폼 기타 매출은 전 분기 대비 8%,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3963억원을 기록했다.
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 분기 대비 36%,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1조538억원이다. 스토리 매출은 일본과 북미 거래액 성장으로 전 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한 2310억원을 기록했다. 뮤직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07%, 전년 동기 대비 130% 증가한 4807억원이며, 미디어 매출은 전 분기 대비 8% 증가하고,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한 735억원이다. 게임 매출은 2686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9%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이날 진행된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 대표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 당시 AI 관련 투자 증가로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브레인 등 뉴 이니셔티브의 손실 규모가 3000억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언급했는데 향후 클라우드 인프라 활용을 확대한 비용 내재화로 투자효율 높일 예정이다. 이를 통한 경영 효율화로 손실규모가 예상보다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반기 역시 AI(인공지능) 연구개발 인력 증가와 개발 중인 초거대 언어모델(KoGPT) 인프라 수수료 증가에 따른 영업비용 증가는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에 따른 하반기 카카오브레인의 손실 규모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브레인에서 10월 이후 퍼포먼스와 비용 효율성 균형 이룬 파운데이션 모델을 공개할 것”이라면서 “다양한 크기의 파라미터(매개변수) AI 모델을 테스트 중이며 버티컬 서비스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카카오의 하반기 실적 반등 키워드인 AI와 관련해 홍은택 대표는 “합리적인 비용으로 적정한 AI 모델을 구축해 서비스에 적용, 시너지를 내는 것이 중요”라면서 “카카오톡과 AI 접목은 비즈니스 영역에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 측은 향후 계획에 대해 “카카오톡의 구조적인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다지면서 안정적이고 연속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한 인프라를 강화하고, 미래 성장동력인 인공지능, 헬스케어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 주식 하락·영업익 감소 속 경영진 주식 매도·노사 갈등 점화 ‘악재’
카카오의 실적 감소에 따른 하반기 반등이 절실한 가운데 내부 잡음이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주가 하락 속 경영진의 주식 매도로 구설수에 오른 카카오는 최근에는 희망퇴직을 둘러싸고 고용불안을 호소하는 노조들이 단체 행동에 돌입했다. 여기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의 시세조종 의혹도 풀어야 할 난관이다.
경영진 신뢰도 하락에 따른 지배구조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카카오 동일인(총수)인 김범수 창업자의 특수관계자 등 회사 핵심 임원들과 계열사가 회사 주가 하락 속 300억원에 육박한 회사 주식을 매도한 것이 알려지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은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지분매입 과정에서 시세조종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본격적으로 수사에 돌입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계열사들의 만성 적자에 따른 재무 부담으로 ‘공동체 이동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한 후 희망퇴직을 받는 등 구조조정도 진행하고 있다.
결국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 지회 노조원 300여명은 카카오그룹의 일방적인 인력 조정에 항의하는 집회를 여는 등 단체 행동에 돌입했다.
이들은 고용 불안 해소와 책임 경영 등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무책임 경영 규탄, 카카오를 구하라’를 구호로 내걸면서 경영진의 이익에만 집중하는 탐욕적 경영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카카오 계열사에서 확산하는 고용 불안을 해소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대형 플랫폼으로 입지를 구축한 카카오가 잇단 논란과 실적 부진의 위기에 놓인 배경에는 문어발식 확장으로 덩치만 키웠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업 전략의 재평가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무엇보다 경영진을 향한 내부 조직의 신뢰도 하락 회복도 문제다. ESG 경영 평가에서 ‘AA’(MSCI)를 강조했지만 정작 지배구조(G)를 둘러싼 적지 않은 잡음이 예상되고 있다.
카카오는 지배구조 전문을 통해 “카카오는 지속 가능한 경영 활동의 초석이 돼줄 기업지배구조헌장을 제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신뢰를 형성하며 함께 성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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