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은 LG’라더니..잇단 파손에 대응까지 ‘도마위’

2021년 생산된 휘센 제습기 물통 파손 잇따라 불만↑
지난해 8월 회사 측 인지 불구 물통 재질 교체 드러나

김명신 기자 승인 2023.07.24 11:07 | 최종 수정 2023.07.25 08:32 의견 3
(사진=LG전자)


[한국정경신문=김명신 기자] LG전자가 올해 최고 높은 이익을 낸 배경에는 가전사업의 선방이 뒷받침이 됐다. 가전 라인업 전반의 호조로 국내외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경쟁사인 삼성전자를 따돌리고 ‘역대 최고 매출’ ‘가전업계 1위’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LG전자에 따르면 연결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7% 증가한 8927억원이다. 지난 2021년 9001억원에 이은 역대 2번째 기록이다. 매출 역시 19조9988억원으로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이다. 1분기 실적을 포함한 상반기 매출만 40조원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LG전자 제품들이 잇단 파손과 미숙한 대응책으로 고객들의 불만을 사면서 때아닌 논란의 중심에 섰다.

■ 제습기 ‘물통 파손’·세탁기 ‘유리문 파손’…LG전자 인지 여부·대응 ‘관건’

LG전자의 올 상반기 가전 선방에서 가장 두드러진 제품은 제습기다. 1, 2분기 제습기 판매량에서 지난해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면서 매출 견인과 더불어 점유율을 크게 확대하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가격 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지난 5월 제습기 판매 점유율은 LG전자와 위닉스가 84%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LG전자의 휘센 제습기 물통 파손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생산된 LG전자 휘센 제습기 물통 파손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불만이 제기되자 LG전자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한 무상교체 입장을 내놨다.

LG전자는 ‘물통 세척 시 세제(정전기방지제, 식기세정제, 기타방향제 등) 사용에 의해 물통 표면의 화학적반응으로 인한 균열이 발생하고 이 부위에 충격이 가해지면 균열이 확대되면서 물통이 깨지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공지했다.

해당 모델은 지난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생산된 제습기로, 균열 발생으로 서비스 접수된 물통은 전량 무상 교체해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고객들은 LG전자 측의 ‘후속 대응’을 문제삼고 있다. 휘센 제습기 내 물통 파손이 잦은 것과 관련해 LG전자가 공지한 대로 ‘균열 발생으로 서비스 접수된 물통은 전량 무상 교체해줄 방침’이라는 입장과는 달리 무상 교환 또는 환불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화학반응을 입증하기도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해당 제품의 불량에 대해 LG전자 측은 이미 지난해 8월 인지했지만 정식 공지 없이 물통 재질을 교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LG전자 관계자는 “제습기 물통 파손 이슈 제품은 특정 생산년월일 제품으로 현재 홈페이지에서 안내하고 있으며 무상으로 교체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학반응을 입증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전혀 사실무근이다. 모델명과 해당 생산년월일 제품이 확인되면 깨지지 않는 제품으로 변경된 물통으로 무상교체를 해주고 있다”고 해명했다.

해당 모델 물통 불량에 대해 지난해 8월 인지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난해 8월 인지한 것이 맞다. 이후 무상교체를 하고 있었는데 이같은 사실을 모르는 고객들도 있다보니 이번에 다시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지가 뒤늦게 이뤄진 점에 대해서는 “물통깨짐 이슈로 서비스센터에 방문하면 무상교체를 해주고 있었던 상황”이라면서 “민원 연락 오는 것에 대응만 하다보니 공지가 늦었다. 잘 대응하고 고객에 편의를 봐주기 위했던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사진=제보자 제공, 연합뉴스)


제습기에 이어 세탁기 유리문 파손도 도마위에 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사용하지 않고 있던 세탁기의 문 안쪽 강화유리가 스스로 깨져 파손되는 사건이 발생해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해당 제품은 세탁기 위에 건조기가 일체형으로 붙어있는 LG전자 드럼세탁기다.

LG전자 측은 “새 제품으로 교환을 완료한 건”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회사 측의 입장이 불안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강화유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파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문제는 최근 강화유리가 냉장고, 세탁기 등 생활가전에 널리 쓰이고 있지만 이런 ‘자파 현상의 위험’에 대한 안내는 불충분하다는 점이다. 고장이 아닌 안전상의 문제로 ‘저절로 깨질 가능성’에 대한 제조사의 고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세탁기 유리문 파손의 경우 강화유리를 쓰는 모든 제품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파 현상’으로, 자동차 선루프나 가구 등 발생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반 고객들이 ‘자파 현상’을 인식하고 인지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와 관련한 제조사 공지 부재에 대해 “‘자파 현상’의 원인으로 파손이 될 수 있어 세탁기 사용과 관련해 매뉴얼을 통해 안내하고 있다”면서 “파손을 최소화 하기 위해 안내하고 있으며 ‘자파 현상’으로 인한 파손일 경우 향후 무상으로 교체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이달 초 미래 전략을 발표하면서 “10년 전 ‘가전은 LG, 점유율 1위’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고 이를 이뤘다”고 자평하면서 “구매 후에도 고객이 필요한 기능의 진화로 ‘HaaS(Home as a Service)’를 지향하며 가전명가의 제품 경쟁력에 이어 집 안 전체를 아우르는 ‘홈 솔루션(Home Solution) 사업’으로 확장한다”고 말했다. 제품 경쟁력으로 ‘홈 솔루션 컴퍼니’를 피력한 LG전자가 잇단 제품 파손과 엇박자 후속 조치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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