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조 베팅’ LG전자, 뉴 전략..트리플 7+新성장엔진 3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 ‘비전 선포’
고객 접점·경험 확장…3대 성장동력 확보 주력
매출액 2022년 65조→2030년 100조 목표 제시
“리인벤트(REINVENT)로 새로운 LG전자 만들 것”

김명신 기자 승인 2023.07.13 07:01 | 최종 수정 2023.07.13 12:58 의견 0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12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미래 비전과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한국정경신문=김명신 기자] “새롭고 흥분되고 기대됩니다. ‘가전업계 1위’ 10년 전인 2013년 불가능해 보였던 목표였지만 그 약속을 지켜냈습니다. 이에 LG전자 전 구성원의 의지를 담은 새 비전을 선포합니다. 2030년까지 매출 100조 기업 스마트 라이프 솔류션 컴퍼니(Smart Life Solution Company)가 될 것을 선언합니다. ‘가전은 역시 LG!’.”

조주완 LG전자 CEO 사장은 12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미래전략 사업간담회에서 시장 트렌드와 사업환경의 변화에서 고객가치 창출의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고 이를 성과로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올해 상반기 실적에서 선방하며 ‘글로벌 선도 가전 브랜드’ 입지를 구축한 LG전자가 이를 발판으로 고객의 다양한 경험을 연결,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하겠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이를 위해 Non-HW, 기업간거래(B2B), 신사업 등 3대 신성장동력에 집중하며 2030년 매출액 100조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 비하드웨어Non-HW·B2B·신사업 공세…연구개발, 전략투자 등 50조 투입

LG전자는 중·장기 미래전략에서 주목해야 할 변곡점으로 서비스화(Servitization), 디지털화(Digitalization), 전기화(Electrification) 등을 꼽았다. 이들 변곡점에서 LG전자가 집중하는 ‘3C 2S(Connectivity, Care, Customization, Servitization, Sustainability)’ 경험 영역에서의 고객가치 창출을 위한 새로운 접점을 모색하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변화를 추구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조 사장은 “지난해 초 CEO로 부임한 후 글로벌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고객을 이해하면서 든 생각은 지금까지의 방식으로는 지속 가능한 기업은 힘들겠다는 생각이었다”면서 “일하는 방법과 소통하는 방식까지, ‘리인벤트(reinvent·재창조)’라는 키워드로 시작했고 국내, 그에 앞선 우리 구성원부터라도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자, 바꿀 수 없는 것도 바꿔보자 하는 마음으로 변화를 시도했다. 중요한 것은 미래지향적인 사업구조로의 변화이며 이를 알리고, 어떻게 이길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미래전략 보고회를 언론에 공개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LG전자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최고 가전 브랜드에 그치지 않고, 사업모델과 방식의 혁신을 통해 고객의 다양한 공간과 경험을 연결, 확장하는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도약하는 담대한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며 “이를 통한 2030년 ‘트리플 7(연평균성장률 및 영업이익률 7% 이상, 기업가치(EV/EBITDA 멀티플) 7배 이상)’을 달성하고, 지난해 65조원 수준(LG이노텍 제외) 매출액 규모를 100조원까지 끌어올려 시장과 고객으로부터 제대로 인정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강한 의지도 드러냈다.

LG전자는 고객 접점과 경험을 확장하기 위한 3대 축으로 Non-HW 사업모델 혁신, B2B 영역 성장, 신사업 동력 확보 등을 중점 추진한다. 2030년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이들 3대 축의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사업 포트폴리오 대전환과 사업의 질적 성장을 위해 2030년까지 5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R&D투자 25조원 이상, 설비투자 17조원 이상, 전략투자 7조원 등이다.

LG전자는 판매 시점에 매출과 수익이 발생하던 제품(HW) 중심 사업에 콘텐츠/서비스, 구독, 솔루션 등 무형(Non-HW)의 사업을 더해 수익을 지속 창출하는 순환형(Recurring) 모델로 혁신한다. TV 사업은 LG OLED, LG QNED 등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에 콘텐츠/서비스/광고 영역을 더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업체’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광고 기반 무료방송 LG 채널의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5년간 1조원 이상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생활가전도 서비스 기반 포트폴리오 대전환에 속도를 낸다. 구매 후에도 고객이 필요한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는 업(UP)가전을 더 진화시키며 초개인화, 구독, 스마트홈을 접목하는 ‘HaaS(Home as a Service)’를 지향점으로 한다. 기존 가전명가의 제품 경쟁력에 고객이 홈 영역에서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더해 집 안 전체를 아우르는 ‘홈 솔루션(Home Solution) 사업’으로 확장한다.

B2B 사업도 속도를 낸다. 전장 사업은 2030년까지 매출액을 2배 이상 키워 20조원 규모의 글로벌 Top 10 전장업체로 진화시킨다는 목표다. 차량 전동화, 커넥티드 서비스 등 트렌드에 대응해 자율주행, SW 솔루션, 콘텐츠 등 미래 모빌리티 영역의 신규 기회를 적극 모색한다. 전장 사업의 경쟁력을 방증하는 수주잔고는 올 연말 1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LG 측은 밝혔다.

가정·상업용 냉난방공조(HVAC) 사업 또한 2030년까지 매출액을 두 배 이상 성장시켜 글로벌 탑티어(Top-Tier) 종합 공조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LG전자는 북미, 유럽 등 주요 지역에 연구개발부터 생산, 영업, 유지보수로 이어지는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를 구축한다. 빌트인 가전의 경우 세계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북미와 유럽 공략을 본격화하며 상업용 디스플레이는 버티컬(Vertical, 특정 고객군)별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며 성장모멘텀을 확보한다.

LG전자는 지난 수년간 시장현황과 사업모델의 전략적 가치를 고려해 휴대폰, 태양광 등의 한계 사업을 과감히 종료하는 대신 미래 고성장 영역에 자원을 집중해 왔다. 향후에도 이와 마찬가지로 높은 잠재력이 예상되는 신사업에 대해서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래 육성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12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미래 비전과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디지털 헬스케어는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북미이노베이션센터(NAIC)가 중심이 돼 전략적 투자(Strategic Investment)를 이어간다. LG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美 원격의료기업 암웰(Amwell)과 함께 북미에서 비대면 원격진료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향후 예방 및 사후관리 영역으로 확장도 검토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 사업은 단순 충전기 판매에 그치지 않고 관제 영역을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LG전자는 최근 자회사 하이비차저(HiEV Charger)를 통해 국내향 제품 4종을 출시했으며, 내년 북미를 시작으로 유럽, 아시아 등으로 시장을 확대한다. 연내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추가 생산기지 구축도 시작할 계획이다.

■ 고객경험(CX)+디지털전환(DX)+ESG(환경·사회·지배)=지속가능한 성장

LG전자는 디지털전환의 고도화 없이는 고객경험 혁신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고객경험(CX)과 디지털전환(DX) 조합에 보다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조직역량 차원으로는 CX(고객경험)센터 주도의 고객행동 연구를 통해 LG전자의 핵심 고객경험을 정의, 제품과 서비스에 적용해 나가고 있다.

또한 사내 조직문화부터 고객과의 접점에서 표현되는 브랜드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변화를 가속화 하고 있다.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위해 조직문화 혁신 캠페인 ‘리인벤트(reinvent) LG전자’ 선포가 그 일환이다.

글로벌 기업 시민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ESG(환경·사회·지배) 경영활동에도 드라이브를 건다. ESG 경영활동의 비전인 ‘모두의 더 나은 삶(Better Life for all)’을 기반으로 6대 전략과제를 도출해 실행하고 있다. LG전자는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평가의 ‘DJSI 월드’ 지수에 11년 연속 편입되며 높은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600대 기업 중 상위 20%를 선정하는 ‘DJSI 아시아 퍼시픽’ 지수에는 13년 연속, 국내 200대 기업 중 상위 30%인 ‘DJSI 코리아’ 지수에도 14년 연속 편입됐다.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이라는 새로운 비전과 사업 포트폴리오의 대전환 선포, ESG경영의 강화를 강조하고 나선 그 기본적인 배경에는 ‘LG=지속가능한 성장 가능성’과 맞닿아 있다.

앞서 조 사장은 지난 1년 반 글로벌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며 든 생각은 “지금까지의 방식으로는 지속 가능한 기업은 힘들겠다”는 것이었다. 내부 구성원부터의 혁신, 그 의지를 담은 바로 ‘리인벤트’다. 기존 방식으로는 신성장동력을 추진하기에 역부족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LG전자를 이끈 지 550여일. 조주완 사장은 “내가 와서 만든 가장 큰 변화는 아직 완성형이 아닌 진행형”이라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미래지향적 사업구조를 만들어 가는 것이고 우리 구성원 모두가 함께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반기에도 슬기롭게 잘 이끌어 나가면서 퀀텀 점프를 만들어나가는 LG전자를 지켜봐달라. 전에 보지 못했던 변신을 약속한다. 어디에서 성장하고, 이뤄내는지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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