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이상기류..주식 매도에 감원설까지 ‘뒤숭숭’

주가 하락 속 경영진·계열사 잇단 주식 매도
계열사 간 인력 재배치…감원 신호탄 우려

김명신 기자 승인 2023.06.26 15:15 | 최종 수정 2023.06.29 07:38 의견 0
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명신 기자] 카카오 주가가 하락세를 지속하며 최근 5만원 선까지 붕괴됐다. 카카오가 5만원 아래로 내려온 건 지난해 11월 7일 이후 약 7개월여 만이다. 특히 카카오 주가는 1년 새 30%에 육박할 정도로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회사 핵심 임원들과 계열사가 300억원에 육박한 회사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매수 선택권(스톡옵션)을 이용한 매도가 주를 이뤘다.

또한 카카오가 최근 계열사 간 인력 재배치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부적으로 뒤숭숭한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감원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실적악화·주가 하락 속 경영진 주식 매도…계열사 인력 재배치에 감원 의혹까지

2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주가가 최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며 5만원 선을 등락하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9일 연속 하락하며 5만원 아래로 내려갔다. 실적 둔화 등을 비롯해 외국인과 기관 매도로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에 따르면 연결 기준 1분기 매출액은 1조7403억원, 영업이익은 711억원이다. 2분기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신은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4.2% 증가한 2조804억원, 영업이익은 20.0% 감소한 1369억원으로 전망한다”며 “인공지능(AI) 등 투자비가 지속 증가한 영향으로 매출 연동비와 인프라 비용 증가가 반영돼 영업이익률은 6.6%로 부진한 이익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가 지난 7일 공시한 최대주주등소유주식변동신고서에 따르면 카카오 동일인(총수)인 김범수 창업자의 특수관계자들이 지난 1년 동안 장내 매도한 카카오 주식은 총 43만41922주였다. 특히 김범수 창업자가 설립한 공익재단 브라이언임팩트의 경우 24번에 나눠 27만3000주를 전량 매도했다.

경영진 중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올해 스톡옵션을 행사해 6만주(2월 21일 4만주, 3월 23일 2만주)를 취득하고 다섯 차례에 걸쳐 총 5만4000주를 장내 매도했다. 이 과정에서 20억원이 넘는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당시 카카오페이지)로부터 지난 2018년 12월 31일 지급 받은 135억원 규모의 스톡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카카오는 경영진 스톡옵션 논란으로 가이드라인 구축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2021년 말 카카오페이 상장 직후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 등 임원 8명이 스톡옵션 행사로 취득한 주식을 매각해 878억원을 현금화했고, 류 전 대표는 이 일로 내정됐던 카카오 공동대표직에서도 물러났었다. 지난해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경영진의 스톡옵션 매도 관련 가이드라인을 정비하겠다는 입장을 담아 사내 공지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카카오를 둘러싸고 계열사 간 인력 재배치에 따른 감원설이 제기되면서 뒤숭숭한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비롯한 카카오 일부 계열사가 최근 ‘공동체 이동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인력 재배치 움직임이 감원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시각을 내놓고 있다.

공동체 이동 프로그램은 사업 철수 등에 따라 업무 조정이 필요한 임직원들이 카카오 공동체(계열사) 안에서 적합한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현재는 연차와 직무에 상관없이 희망자를 조사하는 단계이지만 카카오가 일부 사업 정리 의사를 밝힌 만큼 업무와 계열사 배치전환에 부담을 느끼는 직원들 사이에선 사실상 ‘이직 권고’가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앞서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투자총괄대표는 지난달 4일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현재 카카오 공동체 전체적으로 비용을 더욱 효율화하는 노력을 진행 중”이라며 “일부 경쟁력이 낮다고 판단되는 사업은 정리를 계획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넥스트 챕터’라는 이름으로 경력 10년 이상 또는 직책이 있는 직원을 대상으로 이·전직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도 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공동체 이동 프로그램’ 시행은 진행 중”이라면서 “기존에도 개인 단위로 프로세스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번의 경우에는 임직원에 한해서 공동체 영입 공고를 한 상황이고 포지션별 영입 인원이 다르고 세부 절차는 각사 프로세스에 따라 진행된다”고 말했다.

이어 인력 감원설과 관련해서는 “내부적으로는 다른 조짐은 없다. 감원 분위기는 아니다”라면서 “클라우드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는 것은 맞고 그 일환으로 프로세스를 진행 중인 사안”이라고 일축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공시된 내용은 맞다”면서 “스톡옵션 매도로 알고 있고 개인적인 사유”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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