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LG, K디스플레이 패권 경쟁 ‘2R’

‘인포컴 2023’에서 상업용 디스플레이 신기술 경쟁
삼성·LG디스플레이 ‘SID 2023’서 韓 기술력 인정
정부, 디스플레이 산업 지원 방침에 성장성 기대

김명신 기자 승인 2023.06.16 11:15 | 최종 수정 2023.06.19 07:56 의견 0
삼성전자 모델이 현지시간 14일 미국 올랜도에서 열리는 인포컴 2023에서 2023년형 스마트 사이니지 제품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한국정경신문=김명신 기자] 삼성과 LG의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부가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입장을 밝힌 가운데 양사는 신기술을 활용한 신제품들도 맞서며 글로벌 점유율 경쟁을 확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미국에서 열린 ‘SID 디스플레이 위크 2023’에서 OLED, 마이크로 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한국의 기술력을 과시한 가운데 이번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신 기술을 탑재한 상업용 디스플레이(사이니지·Signage)로 글로벌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세계 1위 탈환” 정부 지원 확대…삼성·LG, 신기술 경쟁

정부가 세계 1위 수준의 디스플레이 기술력 확보를 위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산업계, 학계, 정부가 힘을 합친 디스플레이 민관 협의체를 발족하고 활동을 본격화 했다.

디스플레이 협의체는 정부가 지난 4월 발표한 ‘디스플레이·반도체·이차전지 등 3대 주력 기술 초격차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전략’ 일환이다. 과기정통부는 내년부터 미래 디스플레이 원천 연구를 위한 새 사업을 만들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디스플레이 분야는 우리 민간의 우위 역량을 바탕으로 세계시장 1위를 지켜왔지만, 2021년 중국의 추격으로 세계 2위로 밀려났고, 현재 우리 우위 분야인 OLED 기술도 중국과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협의체 출범을 계기로 정부와 산업계, 학계, 연구계의 주요 기관이 협력해 세계 1위 수준 디스플레이 초격차 기술을 확보할 수 있기를 바라며 정부도 전략적으로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일 열린 버추얼 프로덕션 산업 활성화 간담회에서도 이 장관은 확장현실(XR)과 인공지능(AI)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한 버추얼 프로덕션이 콘텐츠 제작비 절감과 미디어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음을 인식한다며 지원을 약속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LED 월 제조사들은 버추얼 프로덕션 산업이 도입 단계임을 고려해 기술 연구개발·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 정부 주도의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 디스플레이 점유율 36.9%로 중국(42.5%)에 이어 2위다. 정부는 중국에 빼앗긴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2027년까지 탈환하는 것을 목표로 전폭적인 투자를 통한 디스플레이 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정부의 지원 방침 속 삼성과 LG의 디스플레이 신기술 경쟁이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16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올랜도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 ‘인포콤(Infocomm) 2023’에 참가해 신기술을 탑재한 신제품 경쟁을 펼치고 있다.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 전용 제품 등 상업용 디스플레이(사이니지·Signage) 신제품이다.

버추얼 프로덕션은 대형 LED 배경(월)에 배경 영상을 재생하면서 드라마 등 콘텐츠를 촬영하는 제작기법이다. 컴퓨터 그래픽 요소를 촬영과 동시에 확인할 수 있어 유연한 연출이 가능하고 후반 작업이 크게 줄어 일반 세트장 촬영 대비 제작비와 촬영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최근 국내·외 대형 미디어 업계를 중심으로 버추얼 프로덕션을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아직 산업 초기 단계로 시장 성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업계 점유율 경쟁 역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세계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지난 2019년 415억9000만달러(약 53조1400억원)에서 오는 2027년 769억8000만달러(약 98조3500억원)로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14년 연속 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 1위를 이끌어온 만큼 삼성전자만의 기술력으로 글로벌 점유율을 방어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포콤’에서 버추얼 프로덕션 스튜디오 전용 ‘더 월 포 버추얼 프로덕션(The Wall For Virtual Production)’, 스마트 사이니지 라인업, 130형 크기의 LED 올인원을 선보이면서 실감 콘텐츠(Immersive Content) 수요가 늘어난 가상 영상 제작 시장을 공략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더 월 포 버추얼 프로덕션’(IVC)은 P1.68(픽셀간 거리가 1.68mm인 제품)과 P2.1로 출시되며, 스튜디오 전체를 평면 또는 최대 6000R 곡률의 타원형으로 감싸는 형태로 제작이 가능해 촬영 환경과 목적에 맞게 설치할 수 있다. 몰딩 기술을 적용해 먼지 등 외부 요인 많은 스튜디오 환경에도 설치가 가능하며 천장에 연결하는 행잉(Hanging) 방식 및 레고 블록처럼 쌓아서 설치하는 스태킹(Stacking) 방식으로 설치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디자인과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2023년형 스마트 사이니지 라인업도 선보인다. 화면 밝기 700니트(nit)의 QHC 시리즈 5종 등 총 20종의 신제품은 이전 모델 대비 약 40% 이상 얇아진 28.5mm 두께의 플랫 디자인으로 전면 상하좌우 대칭형(Symmetric) 설계의 4면 모두 동일한 슬림 베젤이 적용됐으며, 벽걸이 VESA 마운트를 제품 중앙으로 배치해 가로·세로 등 어떤 환경에서도 설치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포콤에서 일체형 디자인의 LED 스크린인 ‘LED 올인원(LED All-in-One)’ 신제품도 처음 선보인다. 2023년형 ‘LED 올인원’(IAC)은 16:9 비율에 130형 풀HD 해상도의 제품으로, 56mm의 슬림 디자인, 대형 스크린으로 활용할 수 있는 베젤리스 비디오월 지원, 최대 밝기 1000니트, 3,840Hz 고주사율 지원, 미디어 플레이어 박스(S-Box) 내장,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을 모두 한곳에서 사용할 수 있는 Microsoft 365 탑재 등 다양한 상업 환경에 맞춰 사용할 수 있는 최적의 디자인과 기능을 갖췄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LG전자는 마이크로 LED, 투명 올레드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앞세워 다양한 공간별 맞춤형 솔루션을 선보인다. LG전자 모델이 투명 올레드 사이니지를 통해 제품 정보와 실제 제품을 동시에 보여주는 진열 케이스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 역시 차세대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탑재한 전원 분리형 마이크로 LED ‘LG 매그니트’의 공개와 다양한 마이크로 LED 라인업으로 맞서고 있다. LG전자는 프리미엄 홈 시네마에 적합한 136형부터 8K 해상도 272형에 이르는 다양한 마이크로 LED 사이니지 ‘LG 매그니트(MAGNIT)’ 라인업을 선보인다. 특히 화면과 설치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전원공급장치(PSU)를 분리해 설치 및 관리가 편리한 163형 LG 매그니트도 처음으로 공개하며 초대형 디스플레이로 구현한 가상 배경 앞에서 배우의 연기를 동시에 촬영하는 차세대 콘텐츠 제작에 최적화된 LG 매그니트도 선보인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지난달 출시한 버추얼 프로덕션(Virtual Production)용 LG 매그니트는 색을 선명하게 표현하고 촬영 환경을 고려한 맞춤 기술도 적용해 설치도 편리하다는 설명이다. LG전자는 전자파 적합성 및 난연성 관련 인증/규격 등을 획득한 LG 매그니트, 화면 깜박임이 없어 눈 피로도를 줄인 ‘플리커 프리’ 인증을 받은 전자칠판, 촉각 키패드 및 음성 안내 등 접근성을 강화한 키오스크, 재생 플라스틱을 활용한 고화질 사이니지 등 다양한 제품을 통해 지구를 위한(For the Planet), 사람을 위한(For People) 기술 등 ESG 비전도 소개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더 월 포 버추얼 프로덕션’의 경우 LED 방식으로 사이즈나 형태를 다양하게 해 장소에 맞게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설치 장소에 맞게 세밀하게 제공한다는 점이 강점”라면서 “스마트 사이니지 업그레이의 경우, 베젤이 얇아진 부분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이나 용도에 따른 요구되는 특징적인 기능들이 있는데 그에 맞게 제공하기 위해 기술력들을 탑재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내구성의 강화, 관리 편의성 등 조금 더 고객 친화적으로 하기 위한 맞춤형 제공이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매그니트’라는 기술은 마이크로 LED 백라이트가 탑재된 기술로, 다양한 크기의 라인업을 다변화해서 선보이는데 단순히 사이즈가 크기의 개념뿐만 아니라 맞는 용도에 따라 장점을 다르게 한 것이 차별화 포인트”라면서 “특히 전원 공급 장치(PSU)가 차지하는 부분이 있어 설치를 할 때 난이도를 고려해야 하는데 분리가 되도록(163형) 해 사용의 편리함을 높인 점이나 몰입감 강화, 홈시네마 활용 등 용도와 장소에 맞게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점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발광 마이크로 LED 제품이다 보니 명암, 색상 표현이 우수한 것들이 장점으로 꼽히는데 마이크로 LED라는 디스플레이 개념 자체가 보급화된 기술로 보기에는 아직은 어렵다”면서 “그런 면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력으로 볼 수 있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술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가 디스플레스업계에 65조원 이상 투자할 계획을 발표해 업계 기대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디스플레이 산업 혁신 전략’ 발표를 통해 2027년까지 정보기술(IT)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라인 증설, 차세대 디스플레이 연구개발 등에 65조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SID 2023’(Society for Information Display,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에서 한국의 기술력을 과시하며 글로벌 인정을 받았다. SID는 글로벌 디스플레이 기업과 연구진이 한데 모여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전시하고 연구논문을 발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디스플레이 학회 및 전시회다.

LG디스플레이는 ‘초대형 OLED’와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개발에 적용된 신기술 연구 논문이 각각 ‘올해의 우수논문(Distinguished Paper)’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늘리기, 접기, 비틀기 등 어떤 형태로도 자유롭게 변형이 가능해 궁극의 프리 폼(Free-Form) 디스플레이로 불린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OLED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차세대 혁신 기술로 SID의 주목을 받았다. 삼성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올해는 태블릿PC나 노트북의 휴대성을 혁신적으로 끌어올릴 ‘롤러블 플렉스’, 지문 및 혈압 센서를 별도 모듈로 부착하지 않고 패널에 내장해 디스플레이의 새로운 활용성을 제시한 ‘센서 OLED 디스플레이’ 등을 처음으로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 디스플레이 시장을 내준 상황에서 산업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나 지원 방침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 “특히 삼성과 LG전자나 디스플레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 전시나 수상 등은 오래 쌓아온 한국의 기술력을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시장을 이끌어 간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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