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최경환 기자]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사 선정을 앞둔 지난해 10월 대우건설은 조경비를 총 공사비의 4% 이상 투입한다는 승부수를 띄웠다.
경쟁사가 1.5%였는데 두배 이상 뛰어넘는 금액이고 업계 관행으로 봐도 파격이었다.
조경 공간을 시원하게 뽑기 위해 건폐율도 원안의 32%에서 23%로 대폭 낮췄다. 건폐율은 전체 부지에서 건물이 차지하는 면적이다.
그 결과 3600평 규모 중앙광장과 단지 내 다양한 테마가든을 넣을 수 있었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조경의 품격과 완성도가 아파트의 품질과 인상을 좌우하기 때문에 브랜드 건설사들은 여기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푸르지오 상품전략인 ‘푸르지오 에디션 2023’을 발표하면서 자연과의 연결이 강화된 외부환경디자인을 제시했다.
아파트 단지 환경, 조경, 주민공동시설 등의 조건을 함께 고려한 디자인이다. 특히, 푸르지오 주민공동시설인 ‘그리너리 라운지’와 조경공간의 연계를 강화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그리너리 스튜디오'는 정제된 자연을 감상하며 휴식, 독서, 재택근무, 카페의 기능을 소화할 수 있는 시설이다. 잔디광장 '그린 스퀘어'는 거주자 간 자연스러운 소통과 교류에 중점을 뒀다.
지역특성과 친환경 정신을 담은 기획들도 눈에 띈다.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포항’ 조경 시설물 ‘웨이브 월’은 아파트 저층 세대앞 공간에 설치한 조형 가벽이다.
아파트가 들어선 포항의 지역성을 고려한 파도 모티프의 디자인으로 파스텔톤의 다양한 색상들을 표현했다. 외부 공간의 디자인 통일성을 잘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해변가의 조개마냥 반짝이는 가벽 중간 중간의 점들이 매력적이다. 화장품 공병 재활용 소재를 사용해 만든 것이다. 현대건설은 ESG 경영의 일환으로 지난해 아모레퍼시픽과 업무 협약을 맺고 ‘화장품 공병 재활용 건설 자재’를 개발하고 있다.
화장품 공병 재활용 재료를 초고성능콘크리트(UHPC)에 섞어서 제작된 건축용 테라조 타일은 힐스테이트 수지구청역과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에 설치된 티하우스에 적용됐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지속가능하고 우수한 디자인 상품을 개발해 품격있는 주거공간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의 동래 래미안 아이파크 조경시설 ‘미스트 가든’은 2023년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Asia Design Prize) 공간/건축분야 수상작(Winner)으로 선정됐다.
미스트 가든은 단지 중심공간에 위치한 나선형의 휴게시설물이다. 부산 온천장 지역의 상징인 온천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휴식공간 제공뿐 아니라 단지 내 기후 조절까지 가능해 환경에 기여하는 조경의 역할을 강조했다.
지붕 상단에는 녹지를 조성해 건조한 도시 환경 속 녹색 카펫과 같은 경관을 보여준다. 지붕에는 관리가 용이한 수종인 세덤류를 식재했다. 프레임 내부에는 쿨 미스트 시스템을 설치, 미스트 분사를 통해 주변 대기의 온도를 낮추고 미세먼지를 차단한다.
삼성물산은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이 검증해 선정한 '올해의 정원식물'을 래미안 원베일리에 최초 적용했다. 앞으로 매년 선정되는 올해의 정원식물들을 신규 래미안 단지에 적용할 예정이다.
삼성물산 김명석 부사장은 "경관적으로 좋은 조경 공간에만 머물지 않고, 생태적으로 지속 가능한 공간의 의미를 부여해, 래미안에 거주한다는 것 자체가 가치 있는 삶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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