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제2의 루나 사태'..FTX 파산 위기에 솔라나·세럼도 하루만에 반토막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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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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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가상자산 시장 유력 인사인 창펑자오(Changpeng Zhao) 바이낸스 창업자 겸 CEO와 샘 뱅크먼프리드(Sam Bankman-Fried) FTX 거래소 창업자 겸 CEO의 행동에 가상자산 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주요 가상자산은 일제히 하락했고 그 중 FTX와 관련 있는 코인들은 이틀새 50% 가까이 폭락했다. 마치 테라-루나의 폭락사태를 다시 보는 듯하다.
10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지난 2일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가 알라메다 리서치의 대차대조표를 입수해 자산의 대부분이 FTX 거래소가 자체 발행한 FTT토큰으로 채워져 있다고 보도한데서 비롯됐다.
이 보도로 FTX가 FTT토큰을 발행하면 알라메다 리서치(Alameda Research)가 대부분 사주는 것 아니냐는 해석과 함께 두 회사의 재정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번졌다.
알라메다 리서치는 샘 뱅크먼프리드가 FTX 거래소보다 2년 앞서 세운 가상자산 투자기업이다. 알라메다 리서치는 가상자산의 OTC(장외거래), 차익거래, 유동성 서비스 등을 제공했다. 2019년 11월 기준 알라메다 리서치는 가상자산 거래시장에서 전세계 거래량의 5%를 차지했다. 샘 뱅크먼프리드는 알라메다 리서치의 성공을 바탕으로 2019년 가상자산 선물거래소 FTX를 설립했다.
FTX와 경쟁관계에 있는 바이낸스는 FTT토큰의 부실을 지적했다. 창펑자오 CEO는 FTX가 자체 발행 코인을 담보로 현금성 자산을 대출했다는 점을 이유로 보유 중인 5억3000만달러 상당의 FTT토큰을 모두 매각할 것을 지시했다. 바이낸스는 FTX가 FTT토큰을 발행할 때 초기 투자해 큰 수익을 얻었다. 바이낸스 CEO인 창펑자오가 FTT토큰 전량 매각 상황을 트위터에 게재하면서 FTT의 가격 하락은 더욱 가속화됐다.
창펑자오의 FTT토큰 청산 발표는 FTX에서 일종의 뱅크런(고객이 코인을 한꺼번에 인출하는 상황)을 야기했다. 여기에 샘 뱅크먼프리드가 투자했던 솔라나와 세럼은 하루 동안 40% 넘게 하락했다.
이후 알라메다 리서치은 FTT 가격 방어를 위해 매수하기 시작했으나 투자자들은 FTT의 폭락과 FTX-알라메다 리서치의 제무재표 문제를 이유로 자산을 인출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FTX가 보유한 스테이블코인의 총액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뱅크런 사태 가능성이 점차 커졌다.
결국 샘 뱅크먼프리드는 창펑자오에 SOS를 쳤고 창펑자오는 FTX 거래소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창펑자오는 9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오늘 오후 FTX가 바이낸스에 도움을 요청했다. FTX는 상당한 유동성 위기가 처했다. 사용자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는 FTX 거래소를 완전히 인수하고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는 것을 돕기 위해 구속력이 없는 LOI에 서명했다. 우리는 앞으로 며칠 안에 FTX 거래소를 실사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로써 사태가 진정되는 듯했지만 여러 코인이 얽히고 설킨 상황에서 거의 모든 코인이 폭락하는 등 사태가 악화되자 바이낸스는 다시 FTX 거래소 인수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두 억만장자의 악재 발표가 계속되면서 비트코인도 더욱 폭락했다. 10일 오전 8시 30분 기준 비트코인(BTC)은 하루 동안 15% 가까이 떨어졌고 이더리움도 18% 이상 하락했다.
결과적으로 FTT는 7일간 90% 넘게 폭락했으며 솔라나(SOL)는 하루 동안에만 42%가량 폭락했다. 앱토스(APT), 도지코인(DOGE)는 일주일간 50%가량 폭락했다. 마치 지금까지의 약세장은 전초전이었던 듯 이번주 가상자산은 그 어느 때보다 가열차게 하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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