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북제재에 비트코인 해킹 움직임 늘어"..한국 가상화폐 거래소 해킹 공격
송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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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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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송지수 기자] 대북제재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북한이 돌파구로 한국의 비트코인을 해킹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유아시아방송(RFA)는 사이버전연구센터(CWIC)를 인용해 한국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북한 소행으로 추정되는 해킹 공격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북한의 해킹 활동을 추적·연구하는 사이버전연구센터는 비트코인이나 라이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 거래소 뿐 아니라 한국의 핀테크 스타트업이나 블록체인을 다루는 스타트업에 북한이 해킹용 전자메일을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공정거래위원회나 금융감독 기관 등을 사칭해 이메일을 보내 악성코드를 컴퓨터에 심고 있다고 사이버전연구센터는 밝혔다. 정부 기관을 사칭한 이메일은 '가상화폐 유사수신 행위' 보고서나 구직자 이력서 등이라고 FRA는 설명했다.
사이버전연구센터 사이먼 최 센터장은 "공격 시도를 당한 거래소가 한두 군데가 아니다"라며 "남한에 있는 거래소에 대해 전방위적인 해킹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을 다루는 스타트업, 핀테크 분야 등의 대상들을 찾는 데로 (북한이 해킹용 전자 메일을) 보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가상화폐 해킹 공격이 급증하는 것은 대북제재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임종인 교수는 "가상화폐, 특히 비트코인의 최근 가치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고 가상화폐 특성을 잘 활용하면 (가상화폐 소유자의) 정체를 감출 수 있을 뿐 아니라 해킹 등으로 탈취해도 돈세탁을 할 수 있어 (북한의) 새로운 외화벌이 수단"이라고 말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윤봉한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사이버 공격을 자행하는 큰 이유는 현재 받는 강한 제재가 첫 번째 배경"이라며 "때문에 인터넷 공간에 악성 전자우편, 랜섬웨어를 유포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이버전연구센터는 북한이 지난 2012년부터 비트코인을 직접 채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 사람으로 추정되는 해커가 2013년부터 매달 30만 달러(한화 약 3억3300만원) 어치 비트코인과 라이트코인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연구센터는 추산하고 있다.
미국 보안전문업체 레코디드 퓨처는 "지난 5월 17일부터 북한 내부에서 비트코인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고서를 지난달 내놨다. 이 회사는 "북한의 비트코인 확보 움직임이 북한이 배후로 지목되는 '워너크라이' 해킹 사건 이후 벌어졌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영국 정보당국은 지난 5월 전 세계에 '워너크라이'라는 악성 프로그램을 유포한 뒤 비트코인을 요구한 사건이 북한과 관여돼 있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 경찰청 사이버안전국과 정부함동조사팀도 지난해 7월 인터파크의 고객 정보를 해킹한 뒤 비트코인을 요구한 사건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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