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순위 다시 쓴다..토스뱅크, ‘연 2% 통장’으로 카카오·케이뱅크 위협

토스뱅크, 수신잔액 17조원..11.5조원 케이뱅크 제쳐
연 2% 수시입출금 통장 인기..시중 여유자금 흡수
지난해 대출 중단 여파에도 여신 규모 2.5조원 성장
“토스뱅크 견제하자”..카카오·케이뱅크, 대출 금리 인하

윤성균 기자 승인 2022.04.05 10:47 의견 0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서호성 케이뱅크 은행장,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이사 [자료=각사]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시중은행의 리딩뱅크 경쟁 만큼이나 인터넷전문은행의 순위 싸움도 치열해지고 있다. 막내 토스뱅크가 출범 2개월 만에 수신잔액 규모에서 인뱅 1호 케이뱅크를 앞지르는 등 파란이 일고 있어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지난해 80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자수익으로 312억원을 거뒀지만 이자비용으로 424억원을 지출해 약 112억원의 이자순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반면 카카오·케이뱅크는 지난해 각각 2041억원, 224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케이뱅크는 출범 후 첫 흑자 달성이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출범 후 각각 2년,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을 감안하면 토스뱅크의 출범 첫해 성적으로서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업권의 오해와 달리 손실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면서도 “이제 막 문을 연 은행으로서는 아쉬움도 있다”고 말했다.

토스뱅크가 비록 실적에서는 카카오·케이뱅크에 밀렸지만 이익 기반이 되는 여·수신 규모에서는 유의미한 성장을 이뤘다.

토스뱅크 지난해 영업 현황 [자료=토스뱅크]

지난달 말 기준 토스뱅크의 수신잔액이 17조원을 넘어섰다. 출범 2개월 만인 지난해 연말 기준 13조7900억원을 기록한 이후 3개월만에 4조원 가까이 끌어모았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수신잔액은 각각 33조414억원, 11조5400억원을 기록했다. 출범 6개월째인 토스뱅크가 수신잔액에서 케이뱅크를 앞지른 셈이다.

이는 1억원 이하 연 2% 이자를 지급하는 토스뱅크의 수시입출금 통장에 시중의 여유자금이 몰렸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고금리 예·적금 상품이 늘고 있는 상황이지만 0%대 금리를 제공하는 다른 은행의 수시입출금통장과 비교하면 토스뱅크 통장은 여전히 높은 금리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토스뱅크의 여신잔액은 2조5000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금융당국 주도의 가계대출 총량규제 여파로 출범 9일 만에 신규 대출을 중단했던 영향이다.

하지만 지난 1월 대출 영업 재개 이후 토스뱅크의 여신액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약 5315억원에 불과했던 여신잔액은 3개월 만에 2조원 가까이 불었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의 여신액은 25조8614억원에서 25조9651억원으로 겨우 1037억원 늘었다. 케이뱅크의 여신 규모 또한 7조900억원에서 7조8100억원으로 72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케이뱅크의 여신잔액이 지난 2020년까지 2조원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토스뱅크의 여신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는 셈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앞서 같은 길을 걸어온 다른 인터넷전문은행들처럼 토스뱅크도 성장하는 기업의 사업 초기 많은 투자비용이 든다는 점을 경험하고 있다”며 “여·수신 상품의 확대, 신상품 출시 등으로 빠른 시간 내에 재무적 개선을 이뤄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토스뱅크의 약진에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준금리가 인상된 상황에서도 최근 대출 금리 인하에 나선 것도 그 때문이다.

특히 연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케이뱅크는 지난달 신용대출 금리를 두 차례나 인하하는 등 존재감 키우기에 나섰다.

케이뱅크는 지난달 초 최대 0.3%포인트, 지난달 말 최대 0.4%포인트를 낮췄다. 마이너스통장 최대 한도는 기존 1억5000만원에서 2억원까지 확대했다.

카카오뱅크도 지난달 24일 중신용대출과 전월세보증금대출 금리를 각각 0.5%포인트, 0.2%포인트 내리는 등 금리 인하 경쟁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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