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고객중심’ 특화 통했다...대출시장서 성과 내는 카카오·케이·토스뱅크

인터넷은행 특징 살린 고객 중심 대출 상품 흥행
카카오뱅크 비대면 주담대 약정 1000억원 돌파
토스뱅크 사장님 대출, 소상공인·자영업자에 인기
케이뱅크 전세대출, 전 금융권 최저 수준 금리

윤성균 기자 승인 2022.03.31 10:56 의견 0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가 최근 출시한 대출상품들이 고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자료=각사]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카카오·케이·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이 비대면 특화 상품으로 대출시장에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금융당국 주도의 가계대출 규제로 은행권 대출 시장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인터넷은행들이 ‘챌린저뱅크’ 특징을 살린 고객 중심 상품을 출시하며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가 최근 출시한 대출상품들이 고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달 22일 출시된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 상품이 누적 약정금액 1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한 달여간 주담대 누적 조회 건수는 7만건이 넘었고 신규 취급 평균 금리는 3.69%였다.

카카오뱅크의 주담대는 챗봇 기반의 ‘대화형’ 인터페이스가 특징이다. 카카오톡으로 대화하듯이 서류 제출, 대출 심사, 실행까지 대화창에서 진행할 수 있다.

대환 및 생활자금 용도의 아파트담보대출만 취급하는 케이뱅크의 주담대와 달리 카카오뱅크의 주담대는 신규 주택구입자금, 전월세보증금 반환 등의 대출까지 취급하는 것도 진일보한 부분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더 많은 고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다음 달 초 주택담보대출 대상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카카오뱅크 주담대는 KB시세 기준 9억원 이하 수도권 소재 아파트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대상 지역과 물건 등이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토스뱅크가 최근 출시한 비대면 개인사업자 대출도 긍정적인 시장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출시 한 달 째인 지난 14일 기준 토스뱅크의 사장님 대출 규모는 총 1167억원이었다. 출시 한 달 만에 대출 규모가 1000억원을 돌파한 것이다.

토스뱅크의 사장님 대출은 보증기관의 보증서나 고객의 부동산 등을 담보로 하지 않고 개인의 신용에 따라 한도를 부여하는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이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매출 파악이 어렵고 부실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그간 은행권에서 외면받아 왔다. 이에 토스뱅크는 고객의 실질 상환능력과 금융거래정보 등을 면밀히 검토해 금리와 한도를 산정했다.

전체 고객 가운데 최저 금리는 3.42%였고 고객 3명 중 1명 이상이 4% 미만의 저금리 혜택을 받았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이들 고객은 비록 매출액이 크지 않더라도 연소득이 일정하거나 매출이 꾸준히 발생하는 경우 단기간에 높은 소득을 올린 사업자에 비해 높은 신용도를 인정받았다”며 “영업의 지속성과 소득의 정기성 측면에서 가점이 부여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업이 전체 고객의 3명 중 1명 꼴(31%)로 가장 많았다. 주로 온라인 사업장을 운영하는 이른바 ‘비대면 개인사업자’였다. 음식점(11.8%) 제조업(7.7%) 외에 그동안 소득 증빙이 어려워 금융권에서 대출받기 어려웠던 운수업 및 창고업 종사자들이 전체 고객의 8.6%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두드러졌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일평균 1400명의 고객들이 대출을 받기 위해 찾았을 만큼 반응이 뜨거웠다. 이는 그만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많다는 반증”이라며 “고객들에게 중도상환 수수료 무료 혜택을 이어가는 등 실질적인 도움과 필요한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뱅크가 선보인 100% 비대면 전세대출은 출시 6개월 만에 6000억원을 돌파했다. 케이뱅크의 전세대출은 모든 절차가 100% 비대면으로 진행돼 주말과 공휴일에도 대출금 송금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출시 두달 째인 지난해 11월 1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1월 3000억원, 2월 5000억원을 넘어서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케이뱅크 전세대출의 인기요인은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에서 찾을 수 있다. 금융감독원의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에 따르면 이달 케이뱅크의 전세대출 금리는 최저 연 2.90%로 전 금융권에서 가장 낮았다.

지난달 평균금리도 2.96%로 전 금융권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4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평균금리가 3.84%인 것과 비교하면 1%포인트 가까이 저렴한 금리로 케이뱅크에서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전세대출 고객의 82.6%가 20대와 30대 고객이었다”며 “100% 비대면과 간소화된 절차, 경쟁력 있는 금리가 MZ세대 유입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조만간 100% 비대면 개인사업자 대출을 출시할 예정이다. 최근 신용보증재단중앙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통합전자보증시스템, 비대면 보증 시스템 구축·운영에 협력하기로 했다.

카카오뱅크도 개인사업자 대출 출시를, 토스뱅크는 100%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을 연내 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출범 목적이 포용금융인 만큼 고객 중심의 금융 상품 출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시중은행의 높은 대출 벽에 막힌 고객들이의 발길이 자연스레 인터넷은행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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