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550명당 1개’ 커피전문점 포화시대, 저가 커피의 위기..품질 유지가 관건

김제영 기자 승인 2021.11.24 16:20 의견 0
컴포즈커피 매장 지도 [자료=컴포즈커피 홈페이지]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국내 커피시장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 영업제한 속에도 커피전문점은 오히려 늘고 있다. 한집 건너 한집 커피전문점이 자리하면서 국내 커피시장은 그야말로 포화상태다.

24일 국세청 생활업종 월별 통계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커피음료점 등록업체는 지난해 동기 대비 15.5%(약 1만점) 증가한 7만2686개로 집계됐다. 이는 대한민국 인구 중 약 80%를 커피인구로 보았을 때 인구 550명당 커피음료점 1개 꼴이다. 이중 커피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000개 이상 문을 열고 있다.

커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프랜차이즈 시장 구도는 양분되는 추세다. 기본 메뉴인 아메리카노 가격에 따라 고가 커피와 중저가 커피로 재편되고 있다. 커피 한 잔 가격이 국밥 한 그릇 가격과 맞먹는다는 불만 속에 시장을 파고든 ‘가성비’ 전략이 바로 저가 커피전문점의 경쟁력이다.

국내 커피시장은 지난해 매출 기준 독보적 1위를 달리는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 이디야커피 3강 구도다. 그 뒤로 가성비 전략을 앞세워 몸집을 불려온 메가커피가 자리했다. 메가커피는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중 두 번째로 1500호점을 돌파했다.

저가 커피시장은 코로나 여파로 소비 시장이 얼어붙은 와중에 더욱 성장했다. 경기 불황으로 가성비 소비문화가 자리 잡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테이크아웃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컴포즈커피는 올해 7월 가맹점 수가 1000개를 넘어섰다. 더벤티도 이달 800호점을 돌파했다. 이 같은 1000원대 커피에 이어 990원 초저가 커피전문점도 심심찮게 문을 열고 있다.

문제는 지속성이다. 코로나 이후 원재료와 인건비 등 물가 전반이 상승하고 있지만 저가 커피전문점은 가격 인상 앞에 고심이 깊다. 최근 이상기후와 물류대란 등 여파로 원두 가격은 오르는 반면 저가 커피는 가격 동결 상태다. 가격이 곧 경쟁력인 만큼 경쟁과열 시장에서 순위가 밀려날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품질 유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가격 인상 대신 원재료인 원두 등 제품의 질을 낮춰 수익 개선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공격적인 점포 확장도 위험 요인이다. 지역 당 커피 소비량은 한정돼있으나 커피 공급량은 늘고 있다. 정해진 파이를 잘게 쪼개서 조금씩 나눠먹는 격이다.

부산에서 저가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A씨는 커뮤니티에서 “두 달 전 길 건너에 저가 프랜차이즈가 생긴 후 며칠 전에 같은 길목 라인 약 200m 거리에 또 저가 프랜차이즈가 들어섰다”며 “코로나 사태 이후 매출이 준 데다 경쟁업체도 늘어 테이크아웃 매출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편의점 커피와 역시 저가 커피의 새로운 경쟁자다.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편의점에서 팔린 원두커피는 약 4억 잔에 육박한다. 전체 편의점 4사의 원두커피 판매량은 2019년 대비 약 30% 가까이 늘어났다. 또 커피머신과 캡슐커피 시장이 성장해 집에서 커피를 즐기는 홈카페 문화도 자리 잡아가는 추세다.

한국관광레저학회 커피수요 관련 논문에 따르면 “국내 커피시장의 수요는 새로운 소비자보다 기존 소비자가 수요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주도되는 경향이 있어 성장 한계가 있다”며 “최근 배달 및 유통 비중이 높아진 만큼 물리적인 인테리어에 과도한 비용 투입을 지양하고 배달 사업 등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로 시장 전략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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