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강하다..소형증권사도 연달아 ‘역대급 실적’
상반기 실적 눈에 띄는 곳..한양, 부국, 유화증권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개선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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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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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발표가 대부분 마무리된 가운데 자기자본 20위 밖 소형사들의 강세가 눈에 띈다.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이 상당부분 감소해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좋은 실적을 발표하며 이를 깨끗이 씻어낸 모양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20위 밖 증권사 중 상반기 눈에 띄는 성적을 낸 곳은 한양증권, 부국증권, 유화증권 등 세 곳이다. 이 중에서도 한양증권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한양증권은 지난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를 통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한 4356억원, 영업이익은 159% 증가한 719억원, 당기순이익은 152% 증가한 503억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 봤을 때 이미 지난해 전체 순익(459억원)을 넘어선 기록이다.
부문별로 보면 자기매매 수익이 3374억원으로 지난해(1832억원) 같은 기간보다 84.1% 늘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기업금융(IB)부문도 787억원을 달성해 지난해 동기(360억원) 대비 118.6% 늘었다. 자기매매란 증권사가 보유한 자금을 바탕으로 유가증권을 매매하는 것을 뜻한다.
부국증권과 유화증권도 상반기 좋은 실적을 냈다. 부국증권의 경우 상반기 매출은 3751억원으로 전년 동기(4949억원) 대비 줄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은 큰 폭으로 늘었다. 부국증권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552억원으로 지난해(351억원) 같은 기간보다 57.2% 늘었으며 당기순익은 426억원으로 같은 기간(269억원) 58.3% 증가했다.
부국증권 관계자는 “어느 한 부문이 ‘크게 성장했다’라기보다는 여러 분야에서 골고루 성장했다”며 “브로커리지, IB 등 대부분 분야에서 수익을 봤다”고 설명했다.
유화증권도 비슷하다. 유화증권의 상반기 매출은 157억원으로 전년 동기(124억원) 대비 26.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88억원, 당기순익은 86억원을 기록해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0.4%, 113.6% 증가했다. 지난해 상반기 유화증권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은 모두 40억원이었다.
유화증권 관계자는 “상반기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건 자기매매부문과 부동산 임대수익부문에서 크게 성장했기 때문”이라며 “나머지 부분은 지난해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이 지난해 하반기 폭발적으로 증가한 점을 감안해 이때와 올해 상반기 위탁수수료를 포함한 수수료 수익을 비교한 결과 한양증권은 29.4% 가량 개선된 점이 확인됐다. 부국증권과 유화증권도 각각 21.3%, 50% 가량이 개선됐다.
이는 소형증권사일수록 신규투자자 유입이 적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름 있는 대형 증권사일수록 신규투자자의 유입이 많아 거래대금 감소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며 “소형 증권사들은 오히려 영향을 덜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하반기에도 상반기 강점을 살려 좋은 실적을 거두겠다는 계획이다.
한양증권 관계자는 “상반기 강점이었던 IB부문과 PF(프로젝트파이낸싱)부문, 그리고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하반기에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국증권 관계자도 "상반기 강점을 살려 하반기에도 흐름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소형사들의 예상 외 선전으로 주식시장도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17일 1만6750원에 마감했던 한양증권 주가는 19일 4.9% 오른 1만7850원으로 마감했다. 부국증권도 같은 기간 1.2%(2만3900원→2만4200원) 올랐다. 유화증권도 실적발표 다음날인 18일 269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전일(2670원) 대비 0.7% 오른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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