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우리은행이 파트너십을 맺은 LCK(롤 챔피언스 코리아)의 팬들과 소통하기 위한 전용 채널을 구축한다. LCK의 주력 시청자층인 MZ세대(20~30대)와 접점을 늘리고 은행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WON뱅킹 LCK 전용페이지 구축을 위한 인프라 도입 입찰 공고를 냈다. 이번 공고는 X86서버와 WEB 부문, 베리타스 등 기본적인 인프라 구축을 위한 사업이다.
LCK는 전세계적으로 1억명 이상의 유저를 거느린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eague of Legends, 롤)의 한국 리그다. LCK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팀은 세계대회인 월드챔피언십에 진출한다. 롤 월드챔피언십은 최고 동시시청자 수가 4600만명에 달하는 등 축구의 월드컵에 비유해 ‘롤드컵’이라고도 부른다.
우리은행은 LCK전용 채널을 구축해 주 시청자인 MZ세대 대상으로 LCK 특화 비금융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개인별 선호 팀 기반 이벤트를 실시하고 개인화된 페이지도 제공한다.
LCK 채널은 롤의 콘텐츠를 활용해 게임과 유사한 사용자 환경과 경험(UX/UI)로 구축된다. 사용자가 선호팀을 선택해 경기 일정 알람을 설정할 수 있고 경기 승패 예측 이벤트와 롤 아이템 보관 등 기능을 제공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LCK 팬과 접점을 늘리기 위해 소통채널을 만들고 있다”며 “LCK 팬들의 활발한 참여를 유도할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9년 국내 최초로 타이틀 스폰서를 맡으며 e스포츠인 LCK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1월에는 파트너 계약을 통해 3년간 스폰서십을 맺었다. 현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한국맥도날드, 로지텍, 오멘, HP, 시크릿랩 등이 LCK를 후원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일반 스폰서보다 더 높은 수준의 협력 관계를 구축 중이다.
지난 2월 봄 시즌 대회 때 실시한 ‘저축왕(GOLD KING)’ 이벤트가 좋은 예시다. 저축왕 이벤트는 시즌 중 경기당 가장 많은 게임 머니를 모으는 선수를 예측하는 경품행사다. 참여만 해도 게임 내 아이템을 제공하는 등 LCK 시청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지난 6월에는 여름 시즌 대회 개막을 기념해 ‘우리 LCK 적금’을 출시했다. 우리 LCK 적금은 내가 응원하는 LCK 구단의 시즌 성적 및 가입인원수에 따라 우대금리가 제공되는 특색 상품이다. 응원팀이 우승할 경우 연 0.7% 금리, 플레이오프 진출 시 0.3% 금리가 추가된다.
또 팀 별 가입자 수가 1000명 단위를 넘을 때 마다 연 0.1% 금리를 가산해 응원하는 재미를 늘렸다. 지난 6월 말 기준 LCK 최고 인기팀인 T1 가입자가 3800명이 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우리은행은 대회 경기장에서 LCK 적금 관련 문구로 응원하다가 중계화면에 포착된 팬을 찾아 소정의 선물을 제공하기도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e스포츠를 대표하는 LCK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젊고 역동적인 우리은행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며 “MZ세대와 적극적으로 소통해 미래고객을 유치하고 고객 저변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이같은 행보는 과거 스타크래프트 후원을 통해 당시 젊은 세대에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킨 신한은행의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신한은행은 지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당대 최고 e스포츠인 스타크래프트 양대리그를 후원한 바 있다.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신한은행이 후원한 리그의 명경기들이 유튜브를 통해 공유되는 등 후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우리은행의 LCK 후원 소식을 전해들은 LCK 팬들은 댓글로 “신한은행이 스타 프로리그 후원하면서 이미지가 무척 좋아졌는데, 우리은행도 이번 후원으로 이미지 상승효과를 많이 받을 것”, “어릴때 신한은행 스타리그 덕인지 좋은 곳이구나 생각해서 아직까지 신한만 쓰는 중”이라며 환영의사를 밝혔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기존 고객층만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벌이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e스포츠 후원으로 해당 고객층과 소통하고 은행 이미지를 노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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