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최근 몇 분기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했던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이 2분기를 기점으로 줄어들고 있다. 상당기간 횡보를 보이던 증시에 피로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상당부분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브로커리지 수익으로 큰 이득을 본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분기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16조845억원이다. 이는 지난 1분기와 비교하면 20.5% 감소한 수치다. 지난 1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20조2547억원이었다.
월별로 보면 감소세가 뚜렷하게 보인다. 지난 1월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26조4778억원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후 2월, 3월에는 각각 19조954억원, 15조1908억원으로 각각 27.8%, 42.6% 떨어졌다.
그나마 위안거리가 있다면 6월 일평균 거래대금이 4, 5월의 거래대금보다 소폭 올랐다는 점이다.
6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16조8017억원으로 4월 보다 6.7%, 5월보다 6.9% 증가했다. 지난 4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15조7368억원, 5월은 15조7149억원이었다.
1분기에 비해 2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이 20% 가량 줄어들자 브로커리지 수익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증권사들의 실적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진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아무래도 거래대금이 감소하면 증권사 실적에는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대부분 증권사에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감소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애프앤가이드는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키움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2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각각 19.66%(3871억원→3110억원), 9.48%(2963억원→2682억원), 15.44%(4016억원→3396억원), 21.69%(3140억원→2459억원)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거래대금·브로커리지 수익 감소가 예상됨에 따라 증권사들은 향후 ‘수익 다각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이와 관련해 자기자본이 상대적으로 큰 대형증권사가 중소형 증권사보다 실적 개선에 유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권사 중 자기자본 규모가 가장 큰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업황이 호조를 보일 때는 자본이 커서 ROE(자기자본이익률)가 빠르게 오르지 못한다는 특징이 있었다”며 “반대로 업황이 부진할 때는 어느 부분이든 확대할 여력이 큰 점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에셋증권은 그 동안 자기자본을 이용해 공격적인 투자를 한 투자자산들이 많기 때문에 성공적인 투자자산 매각이 향후 실적 개선 여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도 “자기자본 규모가 작은 중소형 증권사들은 대형사에 비해 브로커리지 수익 감소에 따른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며 “따라서 그동안 어느 정도로 수익 다각화에 성공했는지가 향후 실적을 판가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6월 주식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이 4, 5월에 비해 늘기는 했지만 하반기에도 이러한 흐름을 가져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연구원은 “물론 거래대금을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금리인상과 테이퍼링(양적완화를 축소하는 것)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어 하반기 거래대금이 늘어날지는 의문”이라며 “국내 코스피 지수가 많이 올라가 있는 점도 하반기 거래대금이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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