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증권사 [자료=각사]
[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자기자본기준 상위 20개 증권사 중 대부분이 전년 대비 개선된 성적표를 받았다. 업계에서는 브로커리지 및 다양한 분야의 수익에 힘입어 증권사들이 이번 1분기에도 호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외 17개 증권사 등 총 20곳의 증권사들이 지난해 벌어들인 순이익은 5조9608억원이다. 이는 전년(4조7623억원)대비 25.1%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곳 증권사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총 7조8474억원으로 전년(5조7405억원)대비 36.7% 증가했다.
지난해 대부분 증권사들이 전년 대비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들인 것은 브로커리지 수익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브로커리지란 증권사가 거래당사자 사이에서 거래가 될 수 있게 도와주는 중개 업무를 뜻한다. 브로커리지 수익은 이 과정에서 증권사가 받는 수수료 수익이다.
지난해 3월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의 여파로 코스피 지수가 1500대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1년도 안 돼 3000까지 오르면서 국내 주식시장에는 많은 투자자들이 몰렸다. 이때 증권사가 브로커리지 활동을 통해 많은 수익을 올리게 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계속되는 주식시장으로의 관심에 힘입어 이번 1분기에도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을 비롯한 증권사 대부분이 호실적을 받아들일 것으로 예상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2471억원에 부합할 전망”이라며 “1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33조3000억원으로 지난 4분기 대비 21.2% 증가함에 따라 브로커리지 수익은 여전히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미래에셋증권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IB(Investment Banking, 투자은행)부문도 올해는 SK바이오사이언스, 크래프트 등의 IPO 수행으로 어느 정도 회복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연구원은 또 “NH투자증권의 경우 옵티머스 관련 충당금 이슈가 있긴 하지만 장기전으로 갈 확률이 높아 일시적 충당금 부담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며 “브로커리지 수익과 IB부문 호조로 1분기 순익을 2134억원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6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옵티머스 사모펀드 관련 분쟁조정 신청 2건에 대해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 권고를 받았다. 분조위는 NH투자증권에 옵티머스 사모펀드 투자금 100% 반환을 권고했다.
이에 NH투자증권은 이사회를 통해 해당 권고를 받아들일지 아닐지 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사회가 아직 소집되지 않은 만큼 해당 내용이 장기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고 결국 이번 1분기 실적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중론이다.
삼성증권과 키움증권도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증권은 1분기 강화된 리테일부문(개인고객 영업)을 바탕으로 브로커리지 수익 및 금융상품 판매수익이 증가할 것”이라며 “연결기준 1분기 순이익은 568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밝혔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키움증권의 순수수료이익은 거래대금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54.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1분기 순수익을 4390억원으로 전망한다”고 예상했다.
이러한 실적 기대감은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의 지난 9일 종가는 각각 1만400원, 1만2000원, 4만1800원, 13만6000원으로 한 달 전과 비교하면 12.3%, 8.1%, 11.6%, 14.2% 상승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주일 동안의 코스피 거래대금은 좀 줄었지만 1분기 평균 일일 거래대금은 전 분기 대비 21.2% 증가했다”며 “이에 따른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이 분명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주요 증권사들의 주가도 이에 따른 기대감에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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