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1분기 증권사들의 실적이 좋아지며 재무건전성 지표로 통용되는 NCR(순자본비율)도 개선되고 있다.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위에 해당하는 대형증권사와 중소형 중권사 대부분이 전년 동기 대비 한층 개선된 NCR을 공시해 눈길이 쏠린다.
23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자기자본기준 상위 10개 대형 증권사의 평균 NCR은 1440%였다. NCR은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특정 증권사의 ‘영업용순자본’에서 ‘총위험액’을 제외한 뒤 그 값을 ‘필요 유지 자기자본’으로 나눠 곱하기 100을 하면 나온다.
여기서 ‘영업용순자본’이란 전체 자본 중 부동산 등 당장 처분이 어려운 자산을 제외하고 빠르게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뜻하고 ‘총위험액’은 특정 증권사의 자체적 요인에 의한 위험액인 ‘기초위험액’과 사회적 위험액인 ‘시장위험액’을 더한 값이다.
‘필요 유지 자기자본’이란 금융업 인가·등록업무에서 필요한 단위별 최저자기자본의 70%를 합친 금액이다. 즉 NCR이 높다는 것은 특정 증권사에 어떤 위기가 닥쳤을 때 빠르게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 많다는 이야기가 된다.
업계에서는 NCR이 높을수록 해당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통상적으로 NCR이 150% 미만으로 떨어지면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으며 NCR이 500%를 넘어가면 적정하다고 평가한다.
그런데 올해 1분기 대형증권사 10곳(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메리츠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키움증권, 대신증권)의 평균 NCR은 1440%다. 이는 전년 동기(1014.7%) 대비 425.7%p 상승한 수치다.
미래에셋증권이 2168%의 가장 높은 NCR 수치를 보였고 한국투자증권이 1967.6%, NH투자증권 1221%, 삼성증권 1575%, KB증권 1544%, 메리츠증권 1545.8%, 신한금융투자 1645.9%, 하나금융투자 1194.4%, 키움증권 1094.2%, 대신증권 443.6%의 NCR을 기록했다.
이 중 하나금융투자를 제외한 9개 증권사에서 모두 NCR수치가 올랐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NCR이 1967.6%에 달해 전년 동기(901%)대비 1000%p 넘게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 중소형 증권사도 높은 상승폭 보여
중소형 증권사 NCR도 같은 기간 많이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자기자본 기준 상위 11위에서 20위에 위치하는 증권사(유안타증권, 한화투자증권, 신영증권, 하이투자증권, 현대차증권, 교보증권, 유진투자증권, IBK투자증권, DB금융투자,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올해 1분기 평균 NCR은 610.5%p로 전년 동기 대비 165.1%p 올랐다.
올해 1분기 이들의 NCR은 유안타증권이 683.5%, 한화투자증권 495.7%, 신영증권 653.8%, 하이투자증권 560.3%, 현대차증권 488%, 교보증권 631%, 유진투자증권 250.3%, IBK투자증권 547.7%, DB투자증권 340.4%, 이베스트투자증권이 766.4%를 기록했다.
이 중 유진투자증권을 제외한 9곳의 NCR이 올랐으며 교보증권이 210.8%p의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 NCR 상승폭은..대형증권사>중소형증권사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를 비교했을 때는 대형증권사의 NCR 상승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의 평균 NCR은 1440%로 상위 11위에서 20위에 위치한 중소형 증권사의 평균 NCR인 610.5%보다 829.5%p 높았다.
전년 동기 대비 상승폭을 살펴봐도 대형 증권사가 425.7%, 중소형 증권사가 165.1%를 기록해 대형 증권사가 중소형 증권사보다 260.6%p 높았다.
즉 위기상황에 닥쳤을 때 대형 증권사가 중소형 증권사보다 현금화를 더 많이 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NCR수치가 무조건 높다고 해서 좋은 건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진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NCR수치가 높은 것은 웬만하면 좋은 의미로 해석된다”면서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본금을 많이 쌓아놓고 투자를 많이 안 하고 있다고도 풀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도 “NCR수치가 과도하게 높은 것은 자금력은 풍부하지만 투자를 효율적으로 못하고 있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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