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00억’ 유상증자 결정한 키움증권, 초대형 증권사 향해 ‘잰걸음’

이번 유상증자 통해 자기자본 3조원 달성할 듯
자기자본 3조원 달성하면 종투사 자격 취득
다음 목표는 자기자본 4조원 요구되는 '초대형 IB'

권준호 기자 승인 2021.06.22 14:16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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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이 4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자료=키움증권]

[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키움증권이 4400억원의 통 큰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3조원도 무난하게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초대형 증권사를 향해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 상환전환우선주 방식..총 20개 기업이 참여

22일 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전날(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를 통해 약 44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제3자배정 방식으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유상증자는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총 21개 업체가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4400억원 중 신주 265만9263주를 발행해 약 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다. 현재가 대비 25% 할증된 15만417원으로 발행가액을 정했다.

여기에는 키움증권 최대주주인 주식회사 다우기술, 한화투자증권, KB증권, 골든씨제일차주식회사, 신영증권, 메리츠증권, 한국증권금융,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 이베스트투자증권, 에코세이지 주식회사, 우리금융캐피탈, 흥국생명, 미래에셋증권, 신한은행, NH투자증권,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메리츠캐피탈, BNK투자증권 등 18개 기업이 참여한다.

다음으로는 신주 16만6203주를 발행해 4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다. 현재가 대비 100% 할증이 붙은 24만667원이 발행가액으로 정해졌다. 여기에는 KB손해보험,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 우리금융캐피탈 등 3개 기업이 참여한다.

키움증권이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치게 되면 자기자본이 3조원을 넘어서며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자격을 갖추게 된다.

종투사 자격을 갖추게 되면 기존 투자자 신용공여 외에 기업 신용공여, 전담중개 신용공여 등이 가능해 자금 조달이 한층 수월해진다.

키움증권은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메리츠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에 이어 아홉 번쨰 종투사가 될 전망이다.

■ 3년만의 유상증자..다음 단계는 ‘초대형 IB’도약

키움증권이 유상증자를 진행한 건 지난 2018년 이후 약 3년 만의 일이다. 지난 2018년 2월 유상증자를 통해 3552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 329만3173주를 발행했고 이후 3년 만에 4400억원 규모, 총 282만5466주의 상환전환우선주를 다시 발행했다.

업계는 키움증권이 몇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초대형 증권사로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평이다. 그러면서 키움증권의 다음목표는 ‘초대형 IB(투자은행)’ 인가 신청을 할 수 있는 '자기자본 4조원 달성'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자기자본 4조원이 넘는 증권사들은 ‘초대형 IB’인가 신청자격과 함께 발행어음 사업 허가신청 자격도 주어지는데 해당 사업을 통하면 자금조달이 한 층 쉬워지기 때문이다.

발행어음 사업이란 자기자본 4조원을 넘는 증권사들이 자기 신용을 바탕으로 자기자본 200% 내에서 발행하는 1년 이내의 단기금융상품을 말한다. 현재 발행어음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네 곳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B사업 등 수익다각화를 노리고 있는 키움증권도 관심을 가질만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 전환청구기간은 5년 1개월 뒤부터..주가 희석 우려는 존재

키움증권의 공시를 살펴보면 상환전환우선주의 전환 청구 기간은 주식 발행일로부터 5년 1개월이 경과한 2026년 7월30일부터 10년이 경과한 2031년 6월30일까지다.

일각에서는 200만주가 넘는 우선주가 한 번에 보통주로 바뀌어 매물로 나올 경우 주가가 일부 희석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보호예수기간이 1년 있지만 그 동안 주가가 충분히 올랐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갑자기 물량을 내놓으면 주가는 하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진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진행하는 유상증자 규모가 상당히 크다”며 “투자자가 우선주를 모두 보통주로 전환했다는 보수적인 가정 하에 주가 희석 우려는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오후 2시 기준 키움증권의 주가는 전일 대비 7.92% 상승한 12만9500원을 형성하고 있다. 유상증자를 통해 종투사 자격 취득조건을 달성한 것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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