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2분기 들어 주춤했던 국내 주식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올해 큰 관심을 끌었던 암호화폐 시장이 시들해지면서 주식시장으로의 머니무브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4, 5월 거래대금과 거래량이 줄어 걱정이 컸던 증권사들에게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까지 국내주식 일평균 거래대금은 17조4085억원, 거래량은 16억주다. 이는 지난 4,5월과 비교하면 상당히 오른 수치다.
4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6월의 89.4% 수준인 15조7368억원, 거래량은 86.7% 수준인 14억1211만주였다. 5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6월의 89.2% 수준인 15조7149억원이었으며 거래량은 37.4% 수준인 9억8380만주에 불과했다.
예탁금도 다시 67조원대를 회복했다. 지난 4월 30일 58조원대까지 떨어졌던 투자자예탁금은 6월 들어 다시 67조원대로 올라섰다.
업계는 암호화폐 시장의 줄어든 거래대금이 국내 증시로 흘러들어왔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암호화폐 가격 등락이 너무 심해 차트에 피로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다시 주식시장을 찾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실제로 6월 암호화폐 거래대금과 거래량은 지난 분기보다 줄어든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4일 오후 1시 36분 기준 국내 4대 암호화폐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의 지난 24시간 거래대금은 6조3700억원이다.
이는 한 달여 전인 5월16일 오후 4시 기준으로 22조5632억원의 거래대금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71.7% 줄어든 수치다. 두 달 전인 4월 15일 오후 4시의 수치(21조654억원)와 비교하면 69.7% 감소한 수치다.
업계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대금이 이렇게 큰 폭으로 감소한 이유로 ▲암호화폐의 큰 등락폭 ▲늘어나는 상장폐지 코인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 증가 등 두 가지를 꼽는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유명인 한 사람의 트윗에 암호화폐의 가치가 크게 변하고 있다”며 “ 많은 투자자들이 여기에 피로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업비트에서 25개의 유의종목을 정한 것과 5개 코인 종목을 상장폐지하기로 결정한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업비트는 지난 11일 코모도(KMD), 애드엑스(ADX), 엘비알와이크레딧(LBC), 이그니스(IGNIS), 디마켓(DMT), 아인스타이늄(EMC2), 트웰브쉽스(TSHP), 람다(LAMB), 엔도르(EDR), 픽셀(PXL), 피카(PICA), 레드코인(RDD), 링엑스(RINGX), 바이트토큰(VITE), 아이텀(ITAM), 시스코인(SYS), 베이직(BASIC), 엔엑스티(NXT), 비에프토큰(BFT), 뉴클리어스비전(NCASH), 퓨전(FSN), 플리안(PI), 리피오크레딧네트워크(RCN), 프로피(PRO), 아라곤(ANT) 등 25개 종목에 대해서는 유의종목 지정을, 마로(MARO), 페이프로토콜(PCI), 옵져버(OBSR), 솔브케어(SOLVE), 퀴즈톡(QTCON) 등 5개 종목에 대해서는 상장폐지를 결정한 바 있다.
한 개인투자자는 “하루에도 코인이 몇 개씩 사라지는데 이걸 화폐로 생각하고 투자할 수 있겠느냐”라며 “코인을 하다 보니 주식이 그리워져 다시 주식시장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한편 주식시장이 활기를 되찾으며 증권가에서는 안도의 한숨이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해 크게 늘어난 이익으로 수익 채널을 다각화한 증권사도 있지만 여전히 브로커리지 수익에 상당부분 의존하는 증권사도 많기 때문이다.
김진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분기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6월말 까지는 이런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주식시장 지표도 오를 만큼 올랐기 때문에 하반기로 갈수록 거래대금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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