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관심의 명과 암..증권사 전산장애 ‘여전’

코스피 관심 높아지며 투자자 유입↑
11개 증권사 전산장애 민원 평균 5배 증가

권준호 기자 승인 2021.05.03 14:49 의견 0
증권사들의 민원건수 공시 [자료=금융투자협회]

[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며 각 증권사가 내놓은 MTS(Mobile Trading System)·HTS(Home Trading System) 이용률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증권사 MTS·HTS의 발전 속도가 주식시장의 높아지는 관심 속도를 맞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인지 1년여가 다 돼가지만 여전히 전산장애와 관련된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의 거래가 본격적으로 활발해진 건 지난해 3월부터다. 지난해 3월 일일 코스피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10억3700만주, 13조9000억원으로 직전 달과 비교하면 각각 54.3%, 40.4% 증가했다. 지난해 2월 일일 평균 코스피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6억7200주, 9조9280억원이었다.

이후 두 가지 수치는 계속 증가해 지난 한 해 동안 코스피 일일 평균 거래량은 10억7400만주, 거래대금은 18조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대비 158%, 336% 증가한 수치다.

문제는 이처럼 전례 없는 국내 주식시장의 활황으로 많은 수의 투자자들이 유입되며 증권사가 운영하는 MTS와 HTS 등에 전산장애 민원이 계속된다는 데 있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을 바탕으로 1분기 증권사별 전산장애 민원을 분석한 결과 민원건수가 공시된 11개 증권사 대부분에서 1분기 전산장애 민원 수가 전 분기와 비교해 비슷하거나 늘었다.

11개 증권사의 1분기 평균 전산장애 민원건수는 24건으로 전 분기(4.8건) 대비 5배가량 증가했다. 이는 모든 증권사에서 평균적으로 한 달에 8번씩 민원이 발생했다는 뜻이다. 1분기 전산장애 민원건수가 가장 많았던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122건)이었고 그 다음은 신한금융투자(82건)였다.

해당 민원 공시는 중복·반복 민원이나 단순 질의성·수사 중인 민원 등은 제외돼 있으므로 실제 민원 수는 더욱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 A씨는 “증권사들이 MTS에는 신경을 덜 쓰는 건지 버벅거릴 때가 상당히 많다”며 “특히 최근에 대형 상장사들이 코스피에 상장될 때 심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19일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스피에 상장됐을 때 하나금융투자는 공모주 환불 지급 오류로, 미래에셋증권은 MTS접속 지연으로 투자자들의 불만을 샀다.

당시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 청약 주관사였던 하나금융투자는 수요 예측 실패로 일부 고객이 주식을 배정받지 못함에 따라 이들에게 증거금을 환불해줬어야 했다. 하지만 전산시스템 과부하로 청약자 일부가 환불을 받지 못했다.

미래에셋증권도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다음날 장 초반에 MTS의 네트워크가 불안정해 로그인이 안 됐다는 민원이 여럿 제기됐다.

해당 민원은 빠르게 조치됐지만 대형주가 상장될 때마다 이런 현상이 반복된다는 게 답답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인투자자 B씨는 “며칠 후면 SKIET(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코스피에 상장되는데 이때도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며 “상장 당일 거래량이 많을 것을 예측해 미리미리 서버를 늘리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SK바이오사이언스 관련 문제가 제기된 이후에 서버 증축을 두 배 가까이 진행했다”며 “오는 11일 있을 SKIET의 상장 날에도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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