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센터원빌딩 [자료=미래에셋그룹]
[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추진하는 ‘경도해양관광단지 조성사업’과 관련해 미래에셋과 여수 시민단체와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여수 시민단체 측은 구체적인 요구사항 3가지를 제시하며 미래에셋 측을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요구사항이 너무 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여수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요구사항은 크게 ▲주민 설명회 개최 ▲여수 시민들을 위한 사회공헌 계획 발표 ▲시민단체·광양만경제청·미래에셋의 3자 대면토론 등 총 3가지다.
임영찬 여수참여연대 상임대표는 “중간에 사업계획이 바뀌었다면 여수 주민들을 불러서 설명회라도 해줘야 하는데 미래에셋 측은 그렇지 않았다”며 “지금 필요한 건 기자간담회가 아닌 주민설명회”라고 주장했다.
임 대표가 주장한 ‘바뀐 사업계획’이란 지난해 4월 미래에셋이 ‘경도해양관광단지 조성사업’ 관련 기존 상가시설로 등록했던 사업계획을 숙박시설로 변경한 것을 말한다. 임 대표는 “미래에셋이 경도 연륙교 건설 직후 사업계획을 바꿨다”고 비판했다.
임 대표는 이어 “미래에셋이 지난 2017년에 경도 땅을 매입하고 4년이 지날 동안 땅 값이 많이 올랐다”며 “미래에셋그룹이 공익 회사는 아니지만 여수시민들에게 사회공헌을 어떻게 해야하겠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여수 시민단체·광양만경제청·미래에셋 관계자의 3자대면 방식의 공개토론을 진행해 잘잘못을 따져보자”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국정경신문 취재 결과 여수참여연대가 주장한 ‘연륙교 건설 직후 미래에셋이 사업계획을 변경한 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에서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에 확인해본 결과 연륙교 건설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2015년부터다. 또 구체적인 논의는 그로부터 3년이 흐른 2018년에 기획재정부의 연륙교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되며 시작됐다.
예타 심사는 2019년 11월에 통과됐다. 이후 행정안정부가 지방재정 투자사업 심사를 진행해 지난해 7월 1일 연륙교 건설 적정 통보를 했다. 즉 연륙교 건설이 확정된 것은 지난해 7월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미래에셋이 사업변경을 신청한 시기는 지난해 4월로 당시 행안부의 지방재정 투자사업 심사결과가 나오기 3개월 전이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연륙교 건설 이야기는 2015년부터 계속 있었던 것”이라며 “1조5000억원 규모를 투자하는 회사에서 몇 백억 때문에 사업 변경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또 업계에서는 여수 시민단체의 세 가지 요구사항이 ‘무리한 주장’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미래에셋이 전남 여수 경도지역에 경도해양관광단지 조성 사업을 추진했던 가장 큰 이유는 여수 지역의 고용을 창출하고 내수를 활성화하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여수 시민단체 측에서 주장한 ‘부동산 투기 의혹’과는 정면으로 대립된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부동산 투기를 하고자 한다면 지방이 아닌 수도권에 땅을 샀을 것”이라며 “미래에셋이 처음에 사업 추진 장소를 여수 경도로 정한 것도 여수지역의 내수를 활성화하고 고용을 창출하기 위해서라고 들었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시민단체가 주장한 ‘구체적인 사회공헌 계획 발표’ 요구와 관련해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지난해 6월 경도 해양관광단지 착공식에서 한 발언에 주목한다.
박 회장은 당시 “경도에서 이익이 난다면 한 푼도 서울로 보내지 않겠다”며 “이익금은 남해안에 더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민단체는 박 회장이 지난해 6월 착공식에서 발표한 투자계획 말고 더 자세한 것을 원한다”며 “미래에셋이 공기업도 아닌데 이는 너무 과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미래에셋 관계자는 “미래에셋은 지역경제에 기여하기 위해 사업을 추진했는데 의도가 다르게 비춰져 아쉽다”고 전했다.
한편 여수참여연대·여수시민협·여수YWCA·여수YMCA·여수지역사회연구소·여수환경운동연합·일과복지연대·전교조 여수지회 등 8개 단체는 최근 미래에셋이 추진하고 있는 ‘경도해양관광단지’ 조성 사업과 관련해 ‘초호화 생활형 숙박시설’이라며 광양경제청에 미래에셋 사업 변경승인 취소와 행정의 관리감독 강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전남도 건축·경관 공동위원회는 지난 21일 미래에셋이 신청한 생활숙박시설인 레지던스호텔 건립에 대해 심의를 열고 재검토 결정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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