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려도 걱정 '뚝'..카드번호 없는 신용카드 나온다

실물카드에 카드번호·CVV 생략 제도 개선
하나카드 "멀티 시리즈에 적용..장점 많아"
"번호만으로 결제 가능한 해외사이트 사기 차단"

이정화 기자 승인 2021.03.22 11:25 의견 0
[자료=게티이미지뱅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잃어버리거나 도난 당했을 경우 개인정보 유출 사기 등을 막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금융위원회가 실물 카드에 카드번호와 CVV(보안코드)를 생략한 카드 상품의 출시를 추진키로 한 것.

2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의 '옴부즈만' 위원들이 금융규제 개선 과제 22건을 심의해 총 13건의 개선 방안을 추진 중이거나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옴부즈만은 소비자의 시각에서 금융 제도를 정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문기구다. 장범식 숭실대 총장과 서정호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 분야별 전문가들이 속해 있다.

우선, 소비자 선택에 따라 실물 신용카드에 카드정보 표기를 간소화하는 제도 개선을 마쳤다.

금융위원회는 "이는 카드 분실시 카드번호 도용을 방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다만 보유자 성명과 유효기간은 표기해야 하고, 카드사는 소비자에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카드 정보를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는 사실을 반드시 알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용카드의 보안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커지면서, 이미 카드번호 표기 여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 카드사도 있다.

하나카드는 지난달 국내 최초로 멀티 시리즈 전체에 '클리어 옵션'을 적용해 고객 선택에 따라 실물 카드에 카드번호(16자리)와 CVV를 표기하지 않을 수 있도록 했다. 카드번호와 CVV는 하나카드 원큐페이 앱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멀티(MULTI)의 카드정보 표기 생략 서비스는 금융위의 해당 제도 추진에 앞서 이미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바 있다"며 "고객이 실물카드를 분실했을 때 도용 등을 우려한 불안함을 해소하고, 보안성을 높이고, 깔끔한 디자인을 이루는 등 장점이 많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와 소비자는 이같은 제도로 국내 뿐 아니라,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정보만으로 결제가 승인되는 해외 일부 사이트 등에서 일어나는 도용 피해가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 제도의 핵심 취지는 분실시 도용 방지"라며 "국내 사이트에서는 타인의 카드번호 도용 사기 피해가 거의 일어나지 않지만, 해외 직구 등 해외 일부 사이트를 이용한 도용 결제는 종종 일어나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카드 부정사고를 줄일 수 있는 커다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실물카드에 카드번호를 생략할 수 있다는 소식에 "앱 활용 어려워하는 사람은 카드번호 어떻게 확인해", "그나마 분실해도 안심될 거 같음", "외국사는데 여긴 카드번호로도 결제 돼서 카드 잃어버리면 답 없는데 잘 됐다", "오 신기하네", "몇몇 카드사 앱에서는 카드번호 확인이 안돼서 역효과 날 수도" 등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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