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보다 나은 샤오미의 '친환경'..소비자에 '패키지 선택권' 제공 화제

이상훈 기자 승인 2021.01.02 18:38 | 최종 수정 2021.01.02 20:11 의견 1
샤오미의 '미 11'이 출시 5분 만에 35만대 15억 위안어치 판매됐다. 이 중 2만대는 충전기와 케이블이 포함되지 않은 버전이다. [자료=샤오미]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애플과 삼성전자가 '환경보호'를 이유로 신제품 패키지에서 케이블과 충전기를 제거한 것과 달리, 중국의 샤오미는 소비자들에게 선택권을 줬다. 샤오미는 자사 플래그십 스마트폰 '미 11'에 대해 충전기와 케이블을 없앤 '스탠더드 버전'과 55W GaN 고속충전기와 케이블이 포함된 '패키지 버전' 두 가지로 나눠 출시했다. 두 제품은 구성품이 차이나는데도 불구하고 동일한 3999위안으로 출시됐다.

샤오미는 미 11 출시 5분 만에 35만대가 팔렸고 매출이 15억위안(한화 약 25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점은 애플과 달리 샤오미는 '환경 보호'를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레이 쥔 샤오미 CEO는 "사용자가 자신의 상황에 따라 표준 버전이나 패키지 버전을 선택해 환경보호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샤오미는 초도 판매물량인 35만대 중 2만대가 충전기와 케이블이 없는 스탠더드 버전을 선택했다고 공식 계정을 통해 밝혔다. 선택권이 주어지더라도 적잖은 이가 자발적으로 환경을 위해 불필요한 구성품을 받지 않은 것이다.

애플, 샤오미와 달리 일방적으로 충전기 없애

​소비자들은 샤오미의 이 같은 정책에 대해 호감을 표현하고 있다. 가장 먼저 패키지에서 충전기와 케이블을 제거한 애플의 경우, '환경 보호'라는 명목 아래 아이폰 12 패키지에서 충전기와 유선이어폰(이어팟)을 일방적으로 제외시켰다.

애플은 아이폰 12를 필두로 이전 제품과 애플워치에서도 충전기를 제거한다고 밝혔다. [자료=애플]

리사 잭슨(Lisa Jackson) 애플 환경·정책·사회 담당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13일(현지시간), 신제품을 공개하는 온라인 발표행사에서 "충전기와 이어팟을 제외함으로써 패키지의 소형화 및 경량화가 가능해져 화물 운반대에 70% 더 많은 패키지를 적재할 수 있다"며 "이러한 변화를 모두 적용하면 연간 200만 톤의 탄소 배출 저감이 이루어지며, 이는 1년간 45만 대의 자동차를 거리에서 없앤 것과 마찬가지의 탄소저감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아이폰 12 외에도 아이폰SE·아이폰11 시리즈 등 구형 아이폰 기본 구성품에서도 충전기와 이어폰을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 그에 앞서 공개된 애플워치 6도 충전기를 기본 구성품에서 제외시켰다.

애플 소비자, 충전기 일괄 제거로 소비자에게 '친환경' 강요 비난

하지만 애플의 이 같은 '친환경 정책'에는 소비자의 반발이 이어졌다. 아이폰 12 프로의 경우 고속충전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20W 용량 이상의 충전기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전 제품에는 18W 충전기가 제공됐기 때문이다. 충전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별도의 고속충전기를 구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충전기가 넉넉하지 않은 이는 추가 비용을 들여 충전기를 구입해야 한다. 구성품이 빠졌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낮아지지 않은 점도 소비자에게 '친환경'을 강요한다는 비판을 야기했다.​

삼성전자도 갤럭시 S21부터 충전기와 이어폰을 제공하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갤럭시 S21의 출고가격이 전작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돼 애플만큼 충전기와 이어폰 제거에 따른 불만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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