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 강재규 기자] #미투-안희정 성폭행 폭로 파문의 정치권 파장과 관련, 그 충격파는 우선 진원지인 충청권에서 최고조에 이를 전망인 가운데 여야 각당 잠재적 후보들을 꿈틀거리게 하고 있다.
지난해 촛불시민 혁명에 의해 탄생한 문재인 정부 이전 9년간의 보수정권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은 대선에서의 균형잡힌 지지율과는 상반되게 '야도(野道)'로 변모한 지 오래됐다. 당시 보수정권을 감안하면, 야도란 진보 즉 민주당 지방정부란 의미다.
권선택 대전시장(낙마 전), 안희정 충남지사(낙마 전), 이춘희 세종시장, 그리고 이시종 충북지사 등 4개 광역단체장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특히 안 전 지사의 충남도 광역단체장 선거전을 복기(復棋)해보자. 38세에 노무현 대통령을 만든 젊은 안희정이 자력 정치무대에 뛰어든 충남도지사 선거전. 안 전 지사가 지난 2010년 충남도지사 첫 도전에서 신승할 수 있었던데는, 당시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이라고 하는 보수당과 지역패권 정당의 표 분열에 기인한 때문이었다. 행운이었다.
그리고 그 행운은 그 다음 이어진 2014년 6.4지방선거에서도 나타났다. 세월호사건이 모든 선거운동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첫 당선때보다도 더 여유있게 과반을 득표하며 2위 정진석 새누리당 후보와는 7%포인트 이상 차이를 보였다.
그에게 따라붙었던 '이미지 정치' '가면정치' '주사파와 김정일 충성맹세' 등 온갖 부정적 꼬리표들이 세월호앞에 덮여질 뿐이었다.
안희정의 자리를 고스란히 승계하고자 한 쪽은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그는 이번 선거전에 일찌감치 뛰어들면서 경선캠프를 뛰어넘는 호화캠프를 꾸리고 안희정을 앞세워 중원을 내달리던 중이었다.
같은 당 복기왕 아산시장과 양승조(천안 갑. 4선) 의원 경선캠프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하지만 박과 복은 모두 안희정계 가신그룹이다. 이번 성폭행 폭로로 역풍이 불가피하다. 선거운동 자체를 내려놓을 만큼, 안희정과 뗄 수 없는 동지관계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양승조 의원이 유리한 구도로 급변할 조짐이다.
반면, 현 정권하 야권이라 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에서는 '인물난'이었다. 70세 고령의 이인제(IJ) 전 의원이 자유한국당 후보로, 김용필 충남도의원이 바른미래당 후보로 준비중인 것이 전부일 정도.
하지만, 정치는 생물이고, 선거는 당의 명령을 받고 치열하게 피를 흘리며 싸워 숭리하를 하든, 패배를 하든 최선을 다해야하는 싸움판.
자유한국당 정진석(공주 부여. 4선. 전 원내대표. 얼굴사진) 의원이 중진급으로 몸집을 더 불린 상황에서, 아직은 불출마쪽에 무게를 두고 당 경제파탄심판특위에 전념하는 모양새이지만, "당의 차출이 있으면 나가 싸울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재출마설이 솔솔 고개를 드는 상황이다.
지난 6.4선거에서 안희정을 압도하고도 '세월호'앞에 무릎을 꿇고 만 그로서는 권토중래할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또한 그는 선친에 이어 충남도백의 꿈을 잇고싶은 간절한 마음도 없지 않을 법하다.
4년전 안희정 후보의 '가면'을 벗기는 데는 실패했지만, 스스로 안 지사가 자신의 가면을 벗은 이상 그가 앞으로 어떠한 행보를 해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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