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컴퓨터의 발명으로부터 시작된 게임의 역사를 담은 공간이 서울에 열렸다. 넷마블이 지난 3월 개관한 ‘넷마블게임박물관’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게임의 역사와 문화를 나누며 게임이 가진 가치를 발견하고 미래 세상을 꿈꾸도록 한다는 취지로 문을 열었다.
넷마블게임박물관 입구 (사진=변동휘 기자)
지난 8일 실제로 방문해 본 넷마블게임박물관은 말 그대로 비디오 게임의 역사를 한 곳에 집대성한 공간이다. 최초의 비디오 게임을 비롯해 어린 시절 접했던 추억의 콘솔 및 아케이드 게임과 현대의 온라인·모바일 게임에 이르기까지 시대별 발전상을 한 눈에 접할 수 있다.
특히 첫 기획전시로 한국 게임의 발전사를 담아냈으며 청소년들을 위한 진로탐색 프로그램도 마련해 공익성을 더했다. 어른들의 추억을 상기시키는 문화공간이자 아동 및 청소년들에게는 미래를 제시하는 요람으로 발돋움해 ‘게임사회’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트로시어터에서는 고대 문명의 시작부터 인류가 게임을 즐겨왔다는 점을 강조한다. (사진=변동휘 기자)
■ ‘테니스 포투’부터 모바일까지..추억의 공간 오픈
넷마블게임박물관은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넷마블 사옥 지타워 3층에 위치해 있다. 이곳을 방문하면 다양한 게임들이 모여 박물관을 이룬다는 의미의 파사드와 함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등장인물 ‘아서스’의 대형 스태츄가 반겨준다.
박물관에 입장하면 가장 먼저 ‘인트로시어터’를 만나게 된다. 3면의 벽을 모두 화면으로 구성해 입체감을 더했으며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의 주인공 성진우가 등장해 게임의 역사를 설명하는 여정을 시작한다. 영상에서는 석기시대 사냥놀이부터 시작해 중세의 체스 등 인류의 역사에 언제나 게임이 함께 해왔음을 강조하고 있다.
인트로시어터를 지나면 본격적인 전시 공간이 시작된다. 박물관은 크게 ▲게임 역사 ▲게임 세상 ▲게임 문화 등 3개의 공간으로 나뉜다. 관련해 넷마블문화재단 김성철 대표는 취재진을 맞이한 자리에서 “넷마블게임박물관은 게임의 역사를 통해 사회문화적 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하고자 기획된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최초의 비디오 게임 ‘테니스 포 투’를 비롯해 다양한 고전 게임들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변동휘 기자)
‘게임 역사’ 공간에서는 국내외 게임산업의 발전사를 돌아보며 게임이 시대와 사회에 미친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왼쪽 벽면에는 시대별로 6개의 테마를 설정해 다양한 소장품을 전시하고 있다. 1958년 출시된 최초의 비디오 게임 ‘테니스 포 투’를 시작으로 초기 콘솔 게임기와 모바일 기기 및 주요 타이틀을 시대별로 나열했다.
오른쪽 벽면은 ‘보이는 수장고’로 구성했다. 상설 전시 공간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시대적·문화적 의의가 있는 소장품들을 이곳에 전시한 것이다. 다양한 콘솔 게임기들을 이곳에서 만날 수 있으며 특히 벽 뒷면으로 들어갈 수 있어 기기 후면 포트 등까지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 인상적이다. 최초의 상업용 아케이드 게임 ‘컴퓨터 스페이스’도 전시돼 있다.
‘보이는 수장고’에 전시된 콘솔 게임기들 (사진=변동휘 기자)
■ 미래 세대의 꿈이 열리는 요람
다음 공간인 ‘게임 세상’은 게임 관련 진로를 희망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마련된 공간이라 할 수 있다. ‘게임 제작 프로세스’ 전시공간은 프로그래머와 아트 디자이너 등 다양한 직업별로 게임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벽면에 있는 ‘게임 직업’ 키오스크에서는 각 직군별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설명하고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나에게 어울리는 직업을 확인할 수도 있다.
‘캐릭터 플레이’와 ‘게임 사운드트랙’ 존은 게임에 관심이 없었던 이들에게 흥미를 심어주는 곳이다. 넷마블의 작품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의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을 체험해볼 수 있으며 게임 사운드트랙 존에서는 1950년대부터 현대까지 시대별로 인기를 끌었던 게임 OST를 감상할 수 있다.
마지막 공간인 ‘게임 문화’는 게임과 관련된 다양한 자료들과 체험존 및 기획전시실로 구성된다. 라이브러리에서는 다양한 게임 서적들과 디지털 자료를 통해 유저들에게 익숙한 추억의 게임들을 다시 만나볼 수 있다. ‘플레이 컬렉션’은 오락실 콘셉트의 공간으로 이곳에서 고전 아케이드 및 콘솔 게임들을 직접 플레이해볼 수 있다.
각 직군별 게임제작 과정을 보여주는 ‘게임 제작 프로세스존’ (사진=변동휘 기자)
현재 넷마블게임박물관은 첫 기획전시 ‘프레스 스타트: 한국 PC 게임 스테이지’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 PC 게임의 발전사를 주요 키워드와 시간순으로 돌아보는 전시다. 다양한 국산 게임들의 실물 패키지와 당시 보급된 PC들까지 직접 만나볼 수 있다.
박물관을 둘러본 결과 작은 공간에 다양한 볼거리를 가득 채워놨다는 인상이 강했다. 박물관 전체를 둘러보는 데까지는 30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면 충분했지만 과거 즐겼던 게임들을 둘러보고 향수에 잠기는 등 몰입도만큼은 가볍지 않았다.
특히 시대에 따라 진화하는 게임의 발전상을 연속적으로 담아냈다는 점에서 인상 깊은 공간이었다. 향후에도 게임의 사회문화적 가치를 확산함으로써 ‘인류 문명과 함께하는 놀이문화로서의 게임’을 잘 보여주는 상징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넷마블게임박물관의 첫 기획전시 ‘프레스 스타트: 한국 PC 게임 스테이지’ (사진=변동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