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포스코이앤씨가 정희민 사장까지 직접 방문하며 강력한 수주 의지를 드러냈던 성남시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품질과 특화 설계 조항이 조합원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포스코이앤씨는 은행주공 수주를 발판 삼아 서울과 수도권에서의 수주활동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4일 정희민(가운데)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성남 은행주공’ 현장에서 관계자들과 수주전에 나서고 있다. (자료=포스코이앤씨)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성남시 은행주공 재건축사업 조합은 지난 16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진행했다. 시공사 후보는 포스코이앤씨와 두산건설로 조합원 투표 결과 포스코이앤씨가 1834표 중 1333표를 확보하면서 압도적인 표 차이로 시공권을 확보했다. 두산건설의 득표수는 418표였으며 무효·기권표는 83표로 집계됐다.

은행주공 재건축은 성남시 중원구에 위치한 은행주공1·2단지를 지하6~지상 최고30층, 39개동, 3198세대 규모의 신규 단지로 재건축하는 사업이다. 총공사비만 1조2979억원에 달해 경기도권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평가된다.

성남시의 핵심 정비사업지로 여겨지는 만큼 입찰 제안서를 제출한 포스코이앤씨와 두산건설은 치열한 수주 활동을 펼쳐왔다. 비방으로부터 비롯된 고소장이 오가는 등 양사의 수주전은 과열되기도 했다. 특히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둔 이달 초에는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사장과 이정환 두산건설 사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하며 강력한 수주 의지를 밝혔다.

양사 사장이 직접 출동한 수주전 결과 조합원들은 포스코이앤씨의 손을 들었다. 이는 정 사장과 포스코이앤씨가 강조한 품질시공·특화 설계가 두산건설에서 제시한 3.3㎡당 공사비 635만원보다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으로 분석된다.

포스코이앤씨는 새 단지의 이름으로 ‘더샵 마스터뷰’를 제시하며 포스코의 프리미엄 철장재 ‘포스맥’을 적용한 외관을 적용할 것이라고 조합에 약속했다. 암반이 많고 남한산성 아래 경사면에 위치한 지형 특성을 고려해 특수암반 공법을 적용한 최적의 공사 기간도 제안했다. 단차가 있는 구역은 완만한 경사로로 변경하면서 ‘그랜드슬롭’을 조성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자금 부담을 낮추기 위한 금융 혜택도 조합원의 눈길을 끌었다. 먼저 기존 단지 철거 과정에서 나올 부산물 판매 수익과 발코니 옵션 수익은 모두 조합에 귀속되도록 했다. 특수 공법을 적용하면서도 3.3㎡당 시공비는 698만원으로 제시했으며 조합 사업비 중 2400억원은 무이자로 조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정 사장은 현장 방문 중 제안 내용을 점검하며 리딩 건설사에 걸맞은 품질 시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주문했다. 정 사장의 주문에 맞춰 포스코이앤씨는 수입산 고급 마감재를 내부 주방과 이중창 등에 사용한다는 방침을 내세우며 높은 수준의 품질을 제공하도록 했다.

인근 공인중개사업소 관계자는 “이전에 시공 계약을 체결했던 건설사들이 붕괴 사고를 겪다 보니 조합원들은 안전하게 시공해 줄 건설사를 원했다”라며 “재정 상황도 튼튼하고 시공순위도 높은데 정희민 사장이 직접 나서면서 품질 시공을 강조했던 점이 조합원들의 마음을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광진구 상록타워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에 이어 은행주공 재건축 사업을 수주한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누적 약 1조4500억원의 정비사업 수주액을 기록 중이다. 두달만에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수주금액 4조7000억원의 30%를 달성한 것이다. 연초부터 정비사업 수주 활동이 순항을 이어감에 따라 올해 누적 수주액 5조원 등극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포스코이앤씨는 강남·용산·성수 등 수도권 주요 사업지 위주로 수주행보를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 관심을 보이는 사업장은 이수 극동·우성2·3단지아파트 리모델링과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 사업으로 점쳐진다.

이 중 극동·우성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은 예상 공사비만 2조원에 달해 서울 최대 리모델링 사업으로 평가된다. 현장설명회에 단독 참여해 포스코이앤씨의 무난한 시공권 확보가 전망되는 가운데 조합은 내달 28일까지 입찰 제안서를 제출받을 예정이다.

지난달 21일에는 개포주공 6·7단지 재건축 현장설명회에도 참석했다. 총공사비만 1조5139억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으로 정비업계에선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수주전이 펼쳐질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지난해 5단지 수주전에서 대우건설에 밀렸던 만큼 포스코이앤씨도 ‘오티에르’ 브랜드의 개포주공 입성을 위해 6·7단지 입찰 경쟁에 나설 수 있어 보인다.

이에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개포주공6·7단지는 현장설명회 참석 후 현재 사업성을 점검하면서 입찰 참여를 검토 중이다”라며 “서초 삼호가든5차와 용산정비창전면1구역 역시 관심을 두고 있는 가운데 올해도 브랜드 홍보가 가능한 수도권 사업지를 중심으로 리모델링과 재건축 사업에 도전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