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 챔피언’ 노리는 LG그룹, 주가는 미지근..장기 성과에 주목
창사 이래 첫 자사주 100% 소각
밸류업 단기 주가 목표아냐
임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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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6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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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LG그룹이 창사 이래 가장 파격적인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지만 주가 견인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LG그룹의 밸류업 전략이 단순한 주가 부양책이 아닌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포괄적인 접근이라고 평가하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그 효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16일 오전 10시 기준 LG전자 주가는 8만8000원으로 전일 대비 0.46% 하락했다. ㈜LG 주가는 7만6700원으로 전일 대비 0.13% 하락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첫 거래일임에도 불구하고 LG그룹 주가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LG그룹의 밸류업 계획 발표 직후인 지난달 25일 LG전자 주가는 9만6400원까지 상승했다. ㈜LG의 주가도 발표 이후 7만8500원 선까지 올랐으나 비상계엄과 탄핵으로 정치적 불안감이 발목을 잡았다.
■ 창사 이래 첫 자사주 100% 소각..파격적 주주환원 정책
LG그룹의 자사주 100% 소각 계획은 국내 대기업 중에서도 가장 과감한 주주환원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LG는 2026년까지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1958년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LG그룹의 밸류업은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 다른 대기업과 비교해도 파격적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10월 향후 3년간 약 3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겠다고 밝혔지만, 전체 자사주의 일부에 불과하다. 현대차 역시 지난해 3월 1조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으나, 전량 소각 계획은 없다.
LG그룹은 배당 정책에서도 적극적이다. ㈜LG는 배당성향을 기존 50%에서 60%로 상향 조정하고, 중간배당을 도입하여 연 2회 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2023년 배당성향 40.8%나 현대차의 30~50% 목표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SK증권 최관순 연구원은 "기보유 자사주 소각 및 최소배당성향 상향 등 전반적으로 시장 눈높이를 충족한 기업가치제고계획"이라고 평가했다.
■ 밸류업 단기 주가 목표아냐..중장기적 접근 필요
업계에서는 LG그룹의 밸류업 전략이 단순한 주가 부양책이 아닌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포괄적인 접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증권가 역시 LG의 밸류업 공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대체로 목표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밸류업 계획이 2026~2027년을 목표로 하고 있어 중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LG그룹은 "Future Vision 2030"이라는 중장기 전략을 통해 기업 구조를 미래 지향적으로 변화시키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주주 환원 정책을 강화하는 것을 넘어 사업 포트폴리오의 근본적인 변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제품 중심에서 솔루션 중심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LG화학은 2030년까지 매출의 50%를 지속가능성, 배터리 소재, 제약 등 성장 분야에서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장기적인 전략은 즉각적인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어려울 수 있지만, 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적인 과정으로 볼 수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밸류업 전략은 환율 변동이나 정치적 불확실성과 같은 외부 요인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이는 단기적인 주가 변동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밸류업은 단순히 주가 부양책이 아니라 기업이 주주환원 정책 전반을 재정비하는 장기적인 과정"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가치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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