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하나은행장 교체..회장 임기 만료 앞두고 지배구조 변화 신호탄

차기 하나은행장에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 깜짝 발탁
이승열 행장, 은행장 후보 고사하고 부회장직 전념
3월 지주 부회장 겸 사내이사 선임..지주 내 책임·역할↑
함영주 회장 내년 3월 임기 만료..곧 경영승계 절차 돌입

윤성균 기자 승인 2024.12.13 11:38 | 최종 수정 2024.12.13 17:02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하나은행 차기 행장 후보에 이호성 현 하나카드 사장이 내정됐다. 이승열 현 하나은행장은 지주 부회장직에 전념하겠다는 계획이다. 내년 3월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지배구조 변화에 눈길이 쏠린다.

(위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후보, 강성묵 부회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자료=하나금융지주)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그룹임추위)는 전날 주요 관계사인 은행·증권·카드사의 최고경영자(CEO) 후보를 추천했다. 업계 관심이 쏠렸던 차기 하나은행장에는 이호성 현 하나카드 사장이 내정됐다.

당초 연임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졌던 이 행장은 스스로 은행장 후보를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주 부회장으로 그룹의 안정적인 경영관리와 기업가치 제고에 전념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다.

이 행장은 지난 3월 지주의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면서 지주 부회장직을 겸임하고 있다. 당초 은행장으로서 비상임이사로 지주 경영에 참여하고 있었지만 사내이사 겸 부회장직을 맡게 되면서 지주내 역할과 책임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장직을 수행하는 것 만해도 보통 일이 아니다”라며 “기존에 겸직하던 지주 내 역할에 매진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말 조직 개편 시점부터 지배구조에 큰 변화가 있었다. 금융당국의 권고로 기존 3인의 부회장제를 없애고 부문 임원제를 도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부회장 산하에 있는 각 부문의 임원이 부문장을 맡는 형태다.

당시 하나금융은 부회장직이 대외적인 호칭으로만 남는다고 했지만 올해 3월 주총에서 3인의 부회장 중 2인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면서 또 한 번 변화가 있었다. 통상 금융지주 이사회는 사내이사인 회장 1인과 다수의 사외이사, 그리고 핵심 계열사 수장인 은행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지정해 구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회장과 부회장 등 사내이사 3명이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하나금융은 이승열 행장을 지주 비상임이사에서 물러나게 하고 사내이사 겸 부회장에 선임하면서 3인 사내이사 체제로의 개편에 힘을 실었다.

현재 하나금융 사내이사 겸 부회장은 이승열·강성묵 2인이다. 이번에 하나증권 대표 연임이 확정된 강성묵 부회장은 지주 내 그룹손님가치 부문장을 맡고 있다. 이사회 내 소비자리스크관리위원회 소속이다.

이승열 행장은 미래성장전략과 그룹브랜드부문장을 책임지고 있다. 이사회 내에서는 ‘지속가능경영위원회’에 속해 있다. 주로 미래성장 동력 발굴과 지속가능경영 방향 설정 등 그룹의 성장 기반 확충의 역할을 맡은 셈이다. 이번에 은행장에서는 물러나지만 지주 부회장 겸 사내이사 역할 계속 수행하면서 지주 내 입지를 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사로 하나금융 경영 승계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함영주 회장은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금융당국이 수립한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임기 만료 3개월 전에 경영승계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모범 관행에서는 후보군 육성·관리부터 최종 선정까지 경영승계 절차 전 과정을 포괄하는 경영승계 계획과 경영진 유고 등에 대비한 비상 승계 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다. 이 행장과 강 부회장은 상시 후보군에 포함돼 이사회의 평가를 받아 왔을 것으로 보인다. 내부 후보군 중 은행장 경력은 함 회장을 제외하면 이 행장이 유일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 나머지 계열사 CEO에 대한 인사와 지주 인사 및 조직 개편도 앞두고 있어 어떤 변화가 있을지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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