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주가 부양 안간힘..성장성 증명해야 추진력 붙는다
CEO 등 주요 임원 자사주 매입..사업 효율화·AI 등 성과 나와야
변동휘 기자
승인
2024.11.20 11:41
의견
0
[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카카오가 책임경영 강화 등 주주 신뢰 회복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나서는 모습이다. 다만 근본적으로 성장동력 회복을 위한 ‘선택과 집중’의 결과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의 주요 임원 9인은 지난 18일 총 4억526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장내 매입했다.
자사주 매입에 참여한 임원들은 ▲황태선 CA협의체 총괄 ▲정종욱 책임경영위원장 ▲권대열 ESG위원장 ▲이나리 브랜드커뮤니케이션위원장 ▲신종환 CFO(최고재무책임자) ▲정규돈 CTO(최고기술책임자) ▲이상호 카나나엑스 성과리더 ▲김병학 카나나알파 성과리더 ▲이승현 HR 성과리더 등이다.
이들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 강화’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책임경영을 통해 주주 신뢰를 회복하고 주가 부양에도 나서겠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이후 각 기업들의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상태라 이번 자사주 매입이 더욱 주목을 받는 모습이다.
앞서 정신아 대표이사도 지난 5월과 8월 같은 이유로 각각 1억원 규모의 주식을 매입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주주서한을 통해 “대표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매년 두 차례에 걸쳐 각 1억원 규모의 카카오 주식을 장내 매입할 예정”이라며 “매입한 카카오 주식은 대표이사 재직 동안 매도하지 않을 것이며 이로써 주주 여러분과 같은 방향을 바라보려 한다”고 전했다.
이러한 행보가 단기적으로는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 주가는 지난 18일과 19일 연이어 3%대의 상승세를 보였다. 19일 종가는 3만6250원으로 52주 최고가인 6만1900원 대비 58.56% 수준이다. 다만 20일 오전에는 약세를 보이는 흐름이라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회사의 성장성에 대한 증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기존 성장동력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인 만큼 사업 효율화와 AI 성과 등을 통한 지표 개선이 선행돼야 저평가를 극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톡비즈 이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지를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지부진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택한 몸집 줄이기와 AI 집중 등 사업 효율화 작업의 결과가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봤다.
관련해 카카오는 계열사 수를 줄이는 등 비핵심 사업 정리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한 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AI 서비스 ‘카나나’의 이용자 대상 CBT를 내년 1분기에 실시할 예정이다. 다만 이러한 행보가 유의미한 성과로 이어질지에 대한 의문 부호 역시 남아있는 상태다.
유안타증권 이창영 연구원은 “과거와 같은 성장동력 회복이 쉽지 않은 현재 비핵심 사업 정리와 핵심 사업 집중을 통한 ROE 개선만이 빠른 밸류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SK증권 남효지 연구원은 “비대해진 콘텐츠 자회사의 규모와 높아진 비용 레벨로 인해 본사의 왠만한 성장으로는 전체 실적을 끌어나가기 쉽지 않다”며 “지금까지 제시한 비전만으로는 드라마틱한 성장에 대한 확신이 보이진 않으며 시장 부진을 뚫고 나아갈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작은 호재가 주가 상승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당장의 개선 흐름이 보이지는 않지만 추가 하락요인도 제한적인 데다 투자자들의 눈높이도 많이 낮아져 있다는 점에서다.
한화투자증권 김소혜 연구원은 “신규 성장 동력이나 추가 BM이 가시화될 때까지 펀더멘털이 개선되는 시그널은 없지만 대외적 리스크와 업황은 더 나 빠질 가능성이 없어 추가 하략 요인도 제한적”이라며 “투자자들의 실적 눈높이도 많이 낮아졌으며 수급 빈집의 매력도 있어 반전을 이끌 만한 작은 호재가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