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HD현대오일뱅크가 수요 증가와 수익지표 회복세에 힘입어 HD현대의 호실적 주역으로 떠올랐다. 유가 오름세와 정제마진 추가 개선으로 상반기 내내 실적 우상향이 예상된다. 전기차와 수소차 시장 확대를 의식한 주영민 사장의 행보도 탄력을 받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현대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익 7936억원을 올려 전년 동기보다 48.8% 늘었다. 매출은 16조5144억원으로 8.1% 뛰었다.
유가상승에 따른 정유 업황 호조가 실적잔치에 힘을 보탰다. 이 기간 HD현대오일뱅크는 매출 7조8788억원과 영업익 3052억원을 기록해 각각 6.5%, 17.98% 증가했다.
HD현대의 핵심 사업인 조선·해양, 건설기계, 전력기기 부문과 비교해 영업익 규모가 그룹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HD현대오일뱅크는 2분기에도 탄탄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중동 내 정세 불안은 90달러대 유가 강세를 뒷받침할 것”이라며 “공급 불안감으로 유가 바닥이 한 단계 높아진 만큼 정유업종은 상반기 이익 서프라이즈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 23조 전기차용 윤활유 시장 도전장..현대엑스티어 EVF 론칭
HD현대오일뱅크는 확보한 수익성으로 전기차와 수소차 시장을 공략해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주 사장은 올초 신년사에서 “전기차 시장 확대 및 기후변화와 탈탄소, 신재생에너지와 각국의 환경정책 강화라는 세계적 트렌드 속에서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틀을 깨고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전기차용 윤활유 사업에도 일찌감치 도전장을 내밀었다. 전기차용 윤활유는 기존 내연기관 윤활유와 달리 냉각과 이차전지 효율 향상을 위해 사용된다. 모든 전기차에 필수로 쓰인다.
시장조사기관 BIS리서치에 따르면 이 시장은 연평균 28.8%씩 성장해 오는 2031년 약 174억1290만달러(약 22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HD현대오일뱅크는 작년 12월 전기차용 윤활유 브랜드 ‘현대엑스티어 EVF(Electric Vehicle Fluid)’를 론칭하고 제품 2종을 내놨다.
국내외 모든 전기차에 쓸 수 있는 ‘Top-Tier’ 제품과 테슬라 등 일부 차량 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Mid-Tier’ 제품으로 나뉜다. 친환경 기유와 전기차 전용 첨가제 기술을 도입해 산화 방지성을 높이고 탄소 저감의 효과를 낸 것이 특징이다.
전기차 충전소 사업도 착착 진행하고 있다. 현재 주유소 10여곳에 전기차 충전시설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향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40개 시설을 추가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 2030년 정유 비중 45%까지 축소..수소 밸류체인 구축 고삐
친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수소 밸류체인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앞서 HD현대오일뱅크는 정유업계 최초로 차량용 초고순도 수소를 출하했다. 연료전지 원료로 쓸 수 있는 수준의 초고순도 수소를 생산해 하루 약 400대 수소차를 충전할 수 있는 수소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수소차를 대상으로 이동형 충전소도 운영하고 있다. 이동형 수소 충전소는 특수 제작된 차량을 통해 직접 충전하는 방식으로 비교적 작은 부지로도 수소 충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친환경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블루수소(이산화탄소 포집저장을 거친 청정 수소) 분야에도 주목하고 있다.
내년 10만톤 생산을 목표로 잡고 수소충전소와 연료전지 발전사업도 꾸준히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현재 85%에 달하는 정유사업 매출 비중은 오는 2030년 45%까지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전기차용 윤활유 사업에서 적극적인 기술 개발로 유럽 등 까다로운 해외 시장에서도 인정 받는 것이 올해 목표”라며 “수소연료전지 전해질막 소재 연구를 진행하는 등 친환경 사업에 지속적으로 노력해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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