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A 개통에 들썩, 동탄 아파트 신고가.."서울과 비슷하면 서울 살지"

125년 만 첫 열차, GTX-A..수서~동탄 20분만 주파
GTX-A 이슈에 동탄 집값 20억원대 돌파
서울만큼 비싼 아파트값에 회의적 시선도

박세아 기자 승인 2024.04.01 09:46 의견 0
GTX-A 수서~동탄 노선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박세아 기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수서~동탄 노선이 성공적으로 개통했다. GTX 노선 개통 전부터 수혜 지역 부동산 가격이 뛰면서 향후에도 이 추세가 지속될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 노선의 개통은 1899년 국내 첫 철도인 경인선 개통 후 125년, KTX 개통 20년 만에 이뤄졌다. 이와 같은 역사적인 사실보다 더 주목받은 것은 수서와 동탄을 이동할 때 GTX-A를 이용할 경우 '20분' 정도로 시간이 대폭 단축됐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승용차로 약 45분, 버스 약 1시간 15분 정도가 소요됐다.

또 운행 시간도 첫 열차가 동탄역에서 오전 5시 30분에 운행을 시작하고 마지막 열차가 새벽 1시쯤 도착한다. 운행 시간을 주목하는 이유는 직장인들의 출퇴근 부담 경감과 직결되는 요소기 때문이다. 이번 열차 개통으로 서울에 집중된 주택 수요가 수도권 외곽까지 분산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큰 이유도 이러한 요소들에 있다.

자연스럽게 인근 부동산 가격은 이미 들썩여왔다.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됐음에도 해당 노선이 개통된 지역의 아파트가 신고가를 쓰고 있는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 지역에서 청약 접수를 받은 아파트 물량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곳도 GTX-A 노선 수혜가 예정된 곳이었다.

특히 동탄의 경우 대기업과 또 연결된 협력기업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가까이서 출퇴근할 수 있는 신도시기 때문에 GTX-A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수 있는 곳으로 꼽힌다.

(자료=연합뉴스)

■ 동탄 집값 신고가, 22억원에 거래돼

동탄역 인근 랜드마크인 화성시 오산동 롯데캐슬 전용 102㎡(34층)는 지난달 19일 22억원에 손바뀜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직전 거래가인 작년 9월의 21억원보다 1억원이 올랐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초 16억원 선에 거래됐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GTX 개통에 대해 언급하자 하반기 들어 20억원 선으로 가격이 껑충 뛰었다.

이는 서울에서도 상대적으로 고가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있는 여의도 아파트 매매가와도 비슷한 수준이다. 화성시 오산동에서 22억원에 거래된 매물보다 면적이 조금 더 큰 여의도금호레첸시아 135㎡(31층)가 지난해 9월 23억원에 실거래됐다. 상대적으로 면적이 작은 여의도 삼부아파트 77.69㎡(17층)는 지난달 21억원에 거래됐다.

도보로 10여분 거리인 동탄역린스트라우스(주상복합) 125㎡(34층)는 지난해 12월 13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평형대는 지난해 3월 10억5000만∼11억9500만원에 거래됐으나 1년도 안돼 1억5000원가량이 올랐다.

도보 14분 거리인 동탄역 시범 우남퍼스트빌아파트도 올해 들어 59.98㎡가 2건, 59.95㎡와 59.99㎡가 각 1건, 68.98㎡가 2건 거래되는 등 거래가 활발해지는 조짐이다.

이 외에도 실제 거래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해당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주인들이 매물을 비싼 호가에 올리면서 매매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 역시 이 지역에서 가장 활발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동탄 신도시가 위치한 경기 화성시에서 총 191건으로 갭투자가 가장 많이 이뤄졌다.

이는 교통 호재로 실거주 수요가 높아지면서 전세가 역시 상승하면서 갭투자 할 수 있는 매물이 많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동탄신도시 전세가율은 전국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 66.8%를 밑돌기 때문에 인구 유입으로 인한 임대료 상승 여지가 크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화성 아파트 전세가는 지난해 5월 8일부터 1주를 제외하고 모두 상승세였다.

1억 이하의 소액으로 갭투자를 한 사례도 볼 수 있다. 화성시 능동 동탄숲속마을모아미래 1단지는 지난해 12월 20일 전용 84㎡가 4억8500만원에 팔렸고 같은달 29일에는 3억36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돼 매매와 전세가의 차이가 4900만원이었다.

동탄신도시 금강펜테리움 7차 센트럴파크’ 투시도 (자료=금강주택)

■ 이렇게 계속 더 오르면 어떡해?

동탄 지역의 아파트값이 서울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해 긴 출퇴근 시간을 감안하고라도 이 지역에 거주했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비싼 주거비가 오히려 '탈(脫)동탄'을 부추길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해당 지역에 집을 가지고 있어 자연스럽게 가격이 상승한 사람들은 시세 차익을 볼 수 있어 호재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전세가 상승 등으로 해당 지역 거주의 실이득이 크지 않을 수 있어서다. 즉 GTX를 이용할 필요 없이 서울에서 차라리 거주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1일 "동탄 집값이 20억원대에 진입했다. 단기 과열은 항상 부동산 시장에서 문제가 돼왔다"며 "동탄 지역의 높은 집값이 상대적으로 대체재 아파트의 존재를 부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동탄이 직주근접 생활권인 사람들의 인식은 다를 수 있다는 전제다. 10년 뒤 수도권 지역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을 생각하면 높은 집값에도 동탄 아파트 인기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견해다.

이 지역의 아파트 매매 가격 상승세는 점차 둔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GTX 호재가 가격에 선반영됐다는 이유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GTX 개통으로 인한 해당 지역 주택 가격 상승세는 거의 끝난 것으로 보인다"며 "동탄역 주변 아파트들의 전세가율이 30% 수준이기 때문에 전세가격은 어느 정도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대감이 선 반영됐고 해당 가격이면 판교, 잠실 등 다른 선택지가 많아 추가상승은 어려울 것 같다"며 "현장에서는 집값 부담으로 매수문의가 중단됐다"고 말했다.

또 GTX-A 호재로 아파트값 상승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사람들이 또 다른 GTX-B·C·D·E·F 노선 개통 수혜지역을 찾아 무리한 투자를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함께했다. 그는 "나머지 노선 개통은 긴 시간이 걸리고 또 사업이 지연되거나 무산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무턱댄 기대 심리에 투자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GTX-A 열차는 첫날 총 104회 운행됐다. 이 노선의 개통을 위해 총 2조1349억원이 투입됐다. 2009년 예비 타당성 조사를 마친 뒤 2014년 기본 계획 수립에 착수해 2016년 10월 착공했다. GTX-A는 경기 파주 운정에서 고양, 서울을 거쳐 성남 분당, 용인, 화성 동탄으로 이어지는 총 83.1km 길이 노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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