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하나은행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분야에서 세대교체를 단행한다. 기존 투자 포트폴리오 제안에 그치는 ‘하이로보’ 대신 초개인화된 자산관리가 가능한 ‘아이웰스’를 더욱 고도화해 간판 서비스로 내세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대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인 ‘하이로보’의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종료한다. 오는 29일 하이로보 일반펀드 신규 거래가 종료되고 다음달 30일 리밸런싱 거래가 종료된다. 하이로보 서비스 전체가 종료되는 시점은 6월 28일이다.

하나은행의 하이로보와 아이웰스의 화면 (자료=하나원큐 화면 캡쳐)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robot)과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로 사람이 아닌 AI가 알고리즘과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운용해주는 자산관리 서비스다.

하나은행은 지난 2017년 AI 기반의 금융서비스 브랜드인 ‘하이(HAI)’를 출범하고 대표 서비스로 하이로보를 선보였다. 비슷한 시기 다른 시중은행에서 내놓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들은 대부분 서비스가 종료됐지만 하이로보는 출시 후 7년 넘게 하나은행의 대표 AI 자산관리 서비스로 명맥을 이어왔다.

하이로보는 딥러닝 기술이 적용된 알고리즘 탑재가 특징이다. 시장데이터를 통해 지속적으로 신경망을 학습시켜 알고리즘 자체가 계속 진화해나가는 방식으로 고객에서 적합한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마이데이터 기반 자산관리 플랫폼인 ‘아이웰스(AI Wealth)’가 출시되며 입지가 흔들렸다. 아이웰스는 하나은행이 자체 개발한 AI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프라이빗뱅커(PB)수준의 초개인화된 자산진단 및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기존 로보어드바이저도 사이버PB를 표방하기는 했지만 개인의 자산을 입체적으로 분석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기 보다는 투자성향을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설계해 제시하는 데 그쳤다.

반면 아이웰스는 투자성향 뿐만 아니라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분류한 고객의 8가지 ‘투자 DNA’에 따라 자산배분 및 상품추천을 조정하는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이데이터에 기반한 플랫폼 서비스로서 통합 자산관리가 가능하다는 점도 기존 로보어드바이저와의 차별점이다. 아이웰스는 고객의 자산 구성, 자산 추이, 만기 등 총 15가지 다양한 관점에서 전체 자산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고 자산배분 비중 제안을 통해 고객이 어떤 자산군을 늘릴지 줄일지 맞춤형 솔루션을 받을 수 있도록 고안됐다.

주식·채권형 펀드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만을 제공하는 하이로보와 달리 아이웰스는 예적금, 펀드, 구조화, 대안상품 등 전체 자산군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제시할 수 있다는 점도 차별점이다.

하나은행은 하이로보 종료에 앞서 지난 2월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핀테크인 파운트투자자문과 퇴직연금 상품 로보어드바이저 일임 서비스 도입을 위해 손을 잡았다. AI 알고리즘 등 디지털 혁신 기술이 적용된 다양한 퇴직연금 특화 서비스를 손보일 예정이다.

AI 기술 발달과 고객 니즈의 다양화로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의 세대교체 어느정도 예견된 수순이다.

김응태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사람의 개입 없이 온라인상에서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연금자산을 직접 운용해주는 미국과 달리 국내의 경우 개인 투자성향을 기초로 단순 포트폴리오를 설계해 추천해주는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가 여전히 다수”라면서 “국내 핀테크 업체들과의 단순한 업무협약을 넘어 적극적인 기술 내재화 및 지분투자 등을 통해 혁신적인 금융서비스 발굴을 위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짚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아이웰스를 통해 향상된 알고리즘과 업그레이드된 AI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서비스 내용이 중복되는 하이로보 서비스를 종료한다”며 “오는 7월에는 아이웰스 AI투자에 새로운 알고리즘을 추가해 더욱 향상된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정경신문 윤성균 기자 friendtolife@daum.net 윤성균 기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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