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정책변화로 현지 태양광 사업 지연..한전, ISDS 제소 검토

윤성균 기자 승인 2024.03.17 12:15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약 4200억원이 투입된 한국전력공사의 멕시코 태양고아 프로젝트가 현지 정부의 정책 변화로 지연되고 있다. 내부 감사 결과 사업성 악화가 전망되면서 투자자-국가 분쟁 해결 제도(ISDS)를 통한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기로 했다.

17일 연합뉴스와 전력 업계 등에 따르면 한전 감사 부문은 해외 투자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한 내부 감사 결과, 멕시코 태양광 프로젝트 지연으로 사업비 규모가 당초 계획보다 커지고 수익률도 불투명해진 것으로 진단했다. 이에 감사실은 ISDS 소송 제기 여부를 조속히 결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전남 나주시 한국전력공사 본사. (자료=한국전력공사)

ISDS는 해외 투자자가 투자국의 법령이나 정책 등으로 피해를 봤을 때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등 기관의 중재를 통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한전은 2019년부터 멕시코 현지에서 총 설비용량 294메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3곳을 건설해 35년간 운영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총사업비는 3억1600만달러(약 4200억원)로 한전의 자체 투자와 재무 투자자 유치, 대출 등으로 구성됐다.

한전이 중남미에서 추진하는 첫 태양광 사업이자 당시로서는 역대 최대 규모의 해외 신재생에너지 개발 사업이었다.

당초 발전량 중 75%를 멕시코 연방전력공사(CFE)가 15년간 사기로 해 한전은 2034년부터는 출자금을 모두 회수하고 사업 기간 중 총 2800억원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지만 발전소 건설이 진행 중이던 2021년 멕시코는 정부 주도로 민간 기업의 시장 진입과 참여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전력산업법을 개정했다.

이후 상업발전 허가가 나오지 않는 등 현지 인허가 지연이 잇따르면서 사업 진척이 크게 늦어졌다. 차입 자금 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사업비가 당초 계획보다 900억원가량 더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기대 투자 수익률도 사업 초기 단계에는 9.67%로 산정됐지만 사업 환경 변화로 현재는 대대적 재무 모델 수정 전까지는 ‘산정 불가’라는 내부 판정이 내려졌다.

다만 한전 측은 멕시코 정부의 정책 문제는 해소돼 순차적으로 발전소 상업 운전을 달성 중이며 ISDS는 잔여 공사가 완료되는 올 하반기에 충분한 법률 검토와 이해관계자들과 협의를 거쳐 결정한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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