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국회에서 열린 ‘타워크레인 안전사고, 이대로 괜찮은가’ 정책토론회에서 무소속 이용호 의원(왼쪽 다섯 번째)과 토론 발제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민경미 기자)
[한국정경신문=민경미 기자] 타워크레인 위법 행위 근절을 위한 대안과 규격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현재 노후된 타워크레인의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되고 있지만 이를 막기 위한 관련법규가 노사의 반대 등으로 인해 입법제한되고 있다.
타워크레인은 2017년 54명의 사고 사망자와 부상자를 내 건설기계 중의 문제아로 대두된 바 있다. 국토부는 즉각 장비의 전수조사를 실시해 노후 장비 사용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11월 29일부터 지난 1월 11일까지 타워크레인의 연식을 제한하고 마스트용 볼트 및 핀을 5년 주기로 교체하도록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하지만 해당 시행령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노사의 극심한 반대로 입법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지난 2월 중순에 열린 규제개혁위원회에서도 이 개정안을 중요 규제라 판단해 심사 의결을 보류했다.
■이용호 의원, ‘타워크레인 안전사고, 이대로 괜찮은가’ 정책토론회 개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용호 의원은 한국노총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와 공동으로 지난 6일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타워크레인 안전사고, 이대로 괜찮은가’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성해 국토부 건설정책국장 등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 정책 담당자, 학계, 법조계, 관련 사업자 및 근로자 단체 200여명이 참석했다.
토론회에서는 타워크레인의 불법개조와 차대일련번호 위조 등의 위법행위가 난무하는 현장 실정을 짚어보고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 등 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이 심도 있게 논의됐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유상덕 한국노총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 위원장은 “대형 유인 타워크레인도 불법 개조하면 소형 무인 타워크레인으로 등록이 가능하다”며 “국토부가 등록 간소화 추진을 목적으로 타워크레인 허위등록을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위원장은 “정부는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고, 근로자들도 국민”이라며 “건설 현장 근로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타워크레인 안전사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였다.
오희택 경실련 시민안전감시위원회 정책위원은 “현행 타워크레인 운영제도 안에서는 연식이 20년만 지나지 않으면 안전에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상태”라며 “타워크레인 연식제한 제도 폐지, 타워크레인 안전사고 원인자 처벌 강화, 글로벌 인증제도 도입이 시급하다”고 꼬집었다.
이어진 토론에서 최동주 민주노총 건설노조 타워크레인분과 위원장은 “자동차도 구조변경을 할 때 지켜야 할 인증 절차가 있는데 수억 원씩이나 되는 타워크레인은 인증 기준조차 없다”고 질타했다.
김경수 한국노총 타워크레인조종사노조 국장은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3톤 미만의 소형 타워크레인은 20시간의 교육이수만 하면 면허를 취득한다”고 분개했다.
정중호 법무법인 태일 변호사는 “우리나라는 타워크레인 제작에 대한 세밀한 규정이 없어 한국교통안전공단이나 외국정부가 공인하는 시험기관 등의 안전 인증을 받도록 하는 제도 개선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상길 한국타워크레인협동조합 이사장은 “제도 실패와 같은 원천적 문제점을 외면한 채 강행되는 타워크레인 연식제한은 정부가 모든 책임을 사업자나 근로자에게 미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박정수 국토교통부 건설산업과장은 “타워크레인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사·정 합의는 물론이고, 건설현장 근로자들의 목소리를 꾸준히 청취해 제도 개선을 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고광훈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과장은 “타워크레인 설치해체나 현장에서 이뤄지는 기타 불법 행위 등 문제점들과 과제에 대해 국토교통부와 협업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용호 의원은 “타워크레인은 건설현장에서 무거운 자재를 들어 올리는 등 안전성 및 내구성이 가장 중요한 장비로 관리가 허술하게 이뤄질 경우 건설현장 근로자뿐만 아니라 불특정 다수 국민에게 심각한 안전사고를 초래할 수 있다”며 “현재 성행하고 있는 장비의 무분별한 불법개조와 연식을 위조하는 명판갈이 등의 위법행위 근절을 위한 대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국내에는 제대로 된 타워크레인 제작 기준이 없다는 문제점을 패널들께서 한 목소리로 지적하시는 만큼 ‘어떻게 제작하는가’에 대한 규격 기준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사례나 국제기준 등을 검토해 해당 문제점을 내용으로 하는 법안을 대표발의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타워크레인 사고를 단순히 노후 장비의 문제로만 보는 등의 일방적인 제도 강행은 안 된다”며 “국토부를 중심으로 한 노·사·정 협의체 구성에 총력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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