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조주완 리더십’이 미칠 효과

올 상반기 북미·유럽 등 12개국 방문…국내외 현장 경영 강화
2분기 실적 보고 앞두고 올해만 두 번째 자사주 매입 확인
취임 2년차 ‘고객경험 혁신’ 표방 속 책임경영 실천 평가

김명신 기자 승인 2023.06.19 10:52 | 최종 수정 2023.06.19 10:56 의견 0
조주완 LG전자 사장. (사진=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명신 기자] “진정한 고객경험 혁신은 고객 목소리에서 시작해 고객의 미소로 완성된다.”

“고객경험 혁신 기반의 신규 사업기회를 발굴하고 프리미엄 가전 및 맞춤형 서비스 전략을 고도화해 현지 시장에서 브랜드 위상을 더욱 높여나가자.”

조주완 LG전자 사장의 모든 주문은 ‘고객경험 혁신’과 맞닿아 있다. ‘고객 접점’을 필두로 소통 강화에 따른 ‘진짜 혁신’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조 사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모든 혁신의 시작과 끝은 고객”이라고 강조한 후 다양한 고객 접점 현장을 찾아 고객 경험을 혁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조 사장은 이를 위해 국내외 현장 목소리를 담기 위한 현장경영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올 상반기 북미·유럽·중남미·아시아·중동 등 12개국 방문에 이동 거리만 14만5000km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현장과 내부 소통 강화에 주력하며 직접 전면에 나서고 있다.

또한 고객경험 혁신에 이어 책임경영 실천도 주목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서 대표이사 취임 2년 차를 맞아 책임경영과 기업가치·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 국내외 현장 점검 보폭…브랜드 이미지 강화

조주완 사장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등을 방문해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중장기 사업 전략을 점검하는 경영 회의를 진행한 가운데 국내에서는 서비스 현장 점검에 직접 나서며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조사장은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서대문구 일대를 담당하는 홍대역서비스센터를 방문해 에어컨 사용이 늘어나는 여름 서비스 성수기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고객 불편에 선제적으로 빠르게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LG전자에 따르면 조 사장은 서비스 요청이 몰리는 지역 내 특별 지원 인력 확보 현황, 인접 지역 서비스 매니저들이 즉시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 등을 확인하며 고객의 대기 시간을 줄이는 방안을 살폈다. 폭염·폭우 등 자연재해 발생 시 매뉴얼도 점검했다. 폭우 예상 지역에 수해가 발생했을 경우, 즉각 복구 지원에 나설 수 있도록 체계를 정비했다.

특히 조 사장은 가전 수리 출장 서비스에 동행한 후 “고객의 불편에 최대한 빨리 대응해 서비스 지연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LG전자 측은 지난 3월부터 약 두 달 간 에어컨 사전점검 서비스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서비스 엔지니어가 점검비, 출장비 없이 집으로 방문해 에어컨을 점검해주는 서비스다. 이를 통해 지난해 대비 약 3배 이상 많은 에어컨 사전점검을 완료했다고 전했다.

서비스매니저들과 간담회에서 조 사장은 매니저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보람과 어려움, 더 빠르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위한 아이디어를 청취했다. 조 사장은 “서비스매니저는 고객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고객을 미소 짓게 하는 LG전자 고객 서비스의 상징”이라며 “여러분의 얼굴에도 미소가 계속될 수 있게 회사 차원에서 다양한 방안을 찾겠다”고 격려했다.

(사진=LG전자)


조 사장은 앞서 지난 3월 고객 최접점에 있는 하이텔레서비스를 방문해 상담 컨설턴트들을 만나기도 했다. 그는 상담 컨설턴트의 근무환경 개선이 고객경험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점에 주목해 3주는 집에서, 1주는 사무실에서 일하는 ‘밸런스 근무제’, 직원 간 소통 지원 활동 등 도입을 적극 독려했다.

LG전자 측은 “고객의 목소리가 서비스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경영진의 서비스 현장 점검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 사장은 앞서 지난 1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초대형 미래 신도시 건설 사업 ‘네옴시티(NEOM City)’의 전시관을 방문해 ‘더 라인(170km의 친환경 직선 도시)’, ‘옥사곤(바다 위에 떠 있는 팔각형 첨단산업단지)’, ‘트로제나(산악지대 관광단지)’ 등 3가지 프로젝트에 대한 사업기회를 소개받고 이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했다. 이후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중장기 사업 전략을 점검하는 경영회의도 진행했다.

특히 LG전자가 그동안 축적해 온 기술력을 앞세워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최적화된 가전/TV/IT는 물론 모빌리티, 로봇, 에어솔루션, 상업용 디스플레이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기회를 확보할 것을 주문했다.

6일에는 세계 인구 1위 국가로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인도를 찾아 뉴델리 판매법인과 노이다에 위치한 가전 생산라인 및 R&D센터 등을 방문해 사업경쟁력 강화 방안을 점검했다. 올해로 인도 진출 26년째인 LG전자는 판매법인·생산법인·R&D센터까지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주완 사장은 “고객경험 혁신 기반의 신규 사업기회를 발굴하고 프리미엄 가전 및 맞춤형 서비스 전략을 고도화해 현지 시장에서 브랜드 위상을 더욱 높여나가자”고 말했다.

■ 내부 소통 강화·자사주 매입 등 책임경영 확대

조주완 사장의 책임경영 행보도 주목된다. 조 사장은 최근 임직원 대상 브랜드 변화를 알리는 ‘라이프스굿(Life’s Good)’ 행사에 참여해 내부 소통 강화에 따른 결속력 다지기에 나섰다.

LG전자에 따르면 ‘Life’s Good’은 제품, 서비스 등을 통해 모든 사람들이 소중한 순간을 온전히 즐기는 ‘좋은 삶’을 누릴 수 있게 한다는 LG전자의 브랜드 슬로건이다. 지난 4월 브랜드 리인벤트(Reinvent)를 통해 브랜드 지향점과 비주얼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정립했다.

임직원들이 브랜드 슬로건인 라이프스굿의 의미와 브랜드 핵심가치를 직접 경험하고 자발적 확산을 실행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12일 여의도 LG트윈타워를 시작으로 마곡 사이언스파크, 서초R&D캠퍼스, 창원 스마트파크 등 11개 사업장에서 이달 말까지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조 사장은 행사 첫날 참석해 임직원들과 소통한 후 “여러분은 LG전자의 첫 번째 고객”이라며 “우리가 브랜드의 전도사가 되어 고객들에게 Life's Good이라는 경험을 선물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사진=LG전자)


한편 조주완 사장이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로 자사주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 사장은 결제일 기준 13일 보통주 1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주당 단가는 12만3500원으로, 총매입 규모는 1억2350만원이다. 보유한 자사주는 총 5373주다.

조 사장은 앞서 지난 3월 29일에도 주당 11만3600원에 2000주를 장내 매수한 바 있다. 당시 매입 규모는 2억2720만원이었다.

통상 최고경영자의 자사주 매입은 기업·주주가치 부양과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조 사장의 이번 매입은 주가가 연초 대비 40% 이상 오른 상승 국면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조 사장의 행보가 향후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가전 사업은 물류비 절감이 전개되는 가운데 B2B 매출비중 확대가 B2C 수요부진을 상쇄하며 올해 최대 영업이익 달성이 예상된다”며 “전장부품 사업의 영업이익 기여도가 내년에는 두 자릿수로 확대돼 주가 재평가 기대”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LG전자 상, 하반기 영업이익 비중은 53%, 47%로 추정돼 과거 상저하고의 실적패턴도 해소될 전망”이라면서 “분기별 실적 변동성도 완화될 것으로 예상”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가전과 IT 제품은 북미, 유럽 지역에서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지만, 자동차부품 중심의 기업간거래(B2B) 사업 성장에 따른 기업가치 재평가 필요성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올해부터 TV 교체 사이클이 도래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데에 웹OS 플랫폼 사업의 성과가 더해져 양호한 수익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조주완 사장의 국내외 현장 경영은 꾸준히 해오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 “실제 현장 목소리를 듣고 나서 실무자들에게 좋은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하셨고 지원하겠다는 약속도 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자사주 매입한 것도 맞다.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면서 ”조주완 사장의 적극적인 행보는 회사 내부적으로 힘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긍정적인 평가에 대해 좋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의미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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