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엇갈린 성적표..실적 방어 키워드는

매출 상승 불구 영업익에서 양사 희비교차
네이버, 검색 등 방어…카카오, 외형 성장만
하반기 AI 출격 본격화로 실적 개선 돌파구

김명신 기자 승인 2023.07.05 10:50 | 최종 수정 2023.07.05 10:52 의견 0
(사진=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명신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2분기 실적에서 희비가 교차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선방한 네이버와는 달리 카카오의 경우 신사업 투자 등 비용 증가에 따른 영업익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네이버는 올 하반기 초거대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X의 출시 일정을 확정하면서 국산 생성형 AI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만큼 향후 실적 개선 역시 긍정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카카오 또한 초거대 AI 언어모델 코(Ko)GPT의 업그레이드 버전 ‘코GPT 2.0’을 하반기에 선보일 예정으로 양사의 전략적 ‘AI 상용화’가 실적 턴어라운드로 이어질지 주목되고 있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 2분기 증권사 실적 전망(컨센서스)에서 매출 2조4319억원, 영업이익 3610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18.9%, 영업이익 7.4% 상승한 수치다.

카카오는 매출 2조 558억원, 영업이익 1428억원으로 매출은 12.8%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6.5%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외형 성장에 반해 수익성 악화의 배경에는 신사업 투자에 따른 비용 증가로 분석되고 있다.

하나증권 역시 네이버와 카카오의 엇갈린 실적 전망을 내놨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네이버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2조4239억원, 영업이익은 14% 늘어난 3816억원을 기록해 시장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카카오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2조1467억원, 영업이익은 27% 감소한 1248억원으로 추정된다.

윤예지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네이버는 예약·여행 서비스의 견조한 성장으로 커머스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44% 늘고 검색 매출 역시 5% 증가해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관련 실적 반영이 시작되고 톡비즈 매출도 광고 성수기 효과로 성장이 예상되나 카카오게임즈의 실적 부진과 신규 투자 확대 등이 부담 요인으로 지적됐다”고 설명했다.

■ 글로벌 AI 맞서 국산 생성형 AI 상용화 속도…실적 방어 ‘총력전’

국내 빅테크 기업인 네이버, 카카오는 글로벌 생성형 AI에 맞서 국산 생성형 AI로 맞서며 AI 상용화에 속도를 낸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마이크로소프트의(MS) AI 챗봇 ‘빙 챗’과 ‘챗GPT’에 준하는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네이버는 오는 8월 24일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는 차세대 LLM ‘하이퍼클로바X’ 기반 대화형 에이전트 서비스를 베타테스트 중이다. 오픈AI의 AI 챗봇 '챗GPT'와 비슷한 형태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은 커머스·금융·법률·교육 등 전문 분야에 특화된 한국어 중심의 초대규모 인공지능이라고 특징을 설명했다.

또한 검색에 특화된 서치GPT ‘큐:’(Cue:, 이하 큐)도 베타테스트에 돌입한다. 큐는 하이퍼클로바를 검색에 특화시킨 대규모 언어모델 ‘오션’을 기반으로 한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가 지난해 11월 진행된 네이버의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데뷰 2022'에서 하이퍼클로바X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카카오 역시 자체 LLM(거대언어모델)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sLLM(소형언어모델)을 활용한 버티컬(특정분야 특화) AI로 맞선다. 카카오에 따르면 초거대 AI 언어모델 코(Ko)GPT의 업그레이드 버전 ‘코GPT 2.0’을 하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60억개 수준인 파라미터(매개변수)를 대폭 늘려 3분기 중으로 2.0 버전을 내놓는 게 목표다. 이를 기반으로 한 AI 대화형 챗봇 ‘코챗GPT’도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 당시 “내외부 AI 기술을 활용한 버티컬 서비스를 빠르게 출시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카카오는 이를 위해 카카오브레인을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하고, 초거대 AI 모델 구축과 함께 AI 기술을 활용한 버티컬 서비스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현재 카카오브레인이 수행하고 있는 글로벌 선행연구 및 초거대 AI 모델 구축사업은 김일두 대표가 기존과 같이 이끌어나감과 동시에, 멀티모달 언어모델 영역에서 적정 기술을 활용한 버티컬 서비스 발굴 및 기존 AI 모델 파인튜닝 사업을 추가하며 김병학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카카오는 또한 이미지 생성 모델 칼로(Karlo) 개발 및 고도화에도 집중해 3·4분기에 업그레이드 버전 '칼로 2.0'도 출시될 방침이다.

윤예지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 네이버의 가장 큰 이벤트는 오는 8월 24일 예정된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인 ‘하이클로바X’ 출시로, 이는 한국형 챗GPT에 해당한다. 검색형 챗봇 서비스인 ‘큐’ 출시도 예정돼 있다”면서 “연내 의미 있는 재무적 기여는 제한적이지만, 서비스 품질에 따라 글로벌 인터넷 기업 랠리에서 소외됐던 국내 기업들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에 대해서는 “카카오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뉴이니셔티브(헬스케어, AI 등 신사업) 투자 규모 확대를 밝힌 이후 상대적으로 하반기 이익 가시성이 떨어졌다”면서 “적자 사업부의 비용 감소 폭이 하반기 투자 심리에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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