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삼성·LG 등 대기업 '자본 리쇼어링' 활발..법인세 부담 줄자 경상수지 개선

김제영 기자 승인 2023.06.18 11:48 의견 0
현대차그룹 양재동 본사 사옥 (자료=현대차그룹)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국내 대기업들이 법인세법 개정과 맞물려 해외 자회사 소득을 국내로 들여오는 '자본 리쇼어링'에 나서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그룹은 주요 계열사 해외법인의 올해 본사 배당액을 직전 연도 대비 4.6배로 늘려 국내로 59억달러(7조8000여억원)를 유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차는 해외법인으로부터 21억달러, 기아는 33억달러, 현대모비스는 2억달러 등을 각각 국내로 들여온다.

본사 배당을 늘린 해외법인은 호실적에 잉여금을 많이 쌓아둔 곳이다. 국내로 가져온 해외법인 배당금을 국내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와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해외법인 배당금을 국내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면 그만큼 차입을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 분기보고서를 보면 삼성전자도 올해 1분기에 해외법인 배당금 수익 8조4400억원을 국내로 들여왔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66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LG전자는 이번 1분기에 인도와 태국 등의 해외법인 배당금 수익 6095억원을 국내로 들여왔다고 공시했다. 작년 1분기의 1567억원 대비 약 4배로 늘었다.

기업들의 자본 리쇼어링 동참은 법인세 부담 감소와 관련이 있다. 법인세법 개정으로 올해부터 해외에서 먼저 과세한 배당금에 대해 금액의 5%에만 국내에서 세금을 부과한다. 종전에는 해당국과 국내에서 모두 과세된 뒤 일정 한도 내에서만 외국 납부세액이 공제됐다.

대규모 배당금 유입은 경상수지 개선 효과도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경상수지가 44억6000만달러 적자였는데, 여기에 포함되는 배당소득수지는 113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국내기업의 외국 현지 법인으로부터 배당 수입이 증가하면서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가 크게 확대되는 추세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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