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3사(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가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로 수익성을 확대하고 있다. [자료=게티이미지뱅크, 각 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가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 수주로 수익성 확대를 노리고 있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1일 오세아니아 지역 선사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척 건조계약을 6097억원에 맺었다. LNG 운반선은 고난도의 건조 기술력을 요하는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종으로 꼽힌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중공업은 연초 실적에 집계된 15억달러 규모의 FLNG(부유식 LNG 생산설비) 1기를 포함해 한 달 만에 20억달러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이는 올해 수주 목표(95억달러)의 21%다. 삼성중공업은 연말까지 70척 이상의 LNG 운반선 발주가 기대된다는 입장이다.
업계 1위 한국조선해양도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한 광폭 수주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PC선(석유화학제품 운반선) 10척 ▲탱커 1척 ▲컨테이너선 19척 ▲LNG운반선 5척 ▲LPG운반선 6척을 수주했다. 특히 PC선은 꾸준한 운임 상승세로 가치를 높이고 있다.
이로써 한국조선해양은 총 41척, 53억4000만 달러를 수주해 연간 목표액(157억4000만달러)의 33.9%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다인 38척의 LNG 운반선을 수주한 데 이어 올해도 첫 수주를 LNG선으로 장식했다. 지난달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로부터 3145억원 규모의 LNG 운반선 1척을 수주한 것이다. 이는 연간 목표액(69억8000만달러)의 3.5% 수준이다.
수주 속도가 비교적 더디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3년 6개월치 이상의 일감을 쌓아뒀다. 더욱이 LNG 운반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건조 기술력을 입증한 만큼 이번 수주를 시작으로 LNG선에 초점을 맞춘 고수익성 계약을 채워나간다는 구상이다.
조선 3사는 이처럼 고가 선박을 사실상 '싹쓸이' 하며 업계 호황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나란히 적자를 낸 이들이 올해부터 흑자를 볼 가능성도 높아진다. 산업 특성상 수주한 선박이 실제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통상 2~3년이 걸리는데 조선업계 수주 랠리는 2020년 하반기부터 본격화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2015년부터 8년째 이어온 영업적자를 탈출할 전망이다. 수주 호조를 바탕으로 연간 매출액 8조원과 영업이익 2000억원을 거두겠다는 방침도 내걸었다.
수주 목표도 조선 3사 중 유일하게 높여잡았다. 앞서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은 157억달러, 69억8000만달러로 전년보다 각각 22%, 34% 낮춘 반면 삼성중공업은 8% 많은 95억달러를 제시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매출 목표를 9조4217억원으로 잡고 2018년(9조5998억원) 이후 최대 실적을 넘보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들 중 가장 많은 22조원의 매출 목표를 설정했다.
조선사들의 높아지는 자신감처럼 증권가 전망도 긍정적이다. 올해 삼성중공업과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의 영업이익이 각각 1161억원, 8858억원, 1841억원을 기록해 모두 흑자로 돌아설 것이란 관측이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철광석과 원료탄 등 핵심 원자재 가격이 안정을 찾고 있고 고운임으로 수주했던 고부가 선박들의 건조도 시작되면서 나아질 일만 남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