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등 카카오 서비스 먹통에 이용자 분통..티맵·라인 등 대안 서비스로 이동

이상훈 기자 승인 2022.10.16 14:49 | 최종 수정 2022.10.17 08:46 의견 0
[자료=카카오]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15일 오후 에스케이씨앤씨(SK C&C) 분당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의 여러 서비스의 접속이 안 되거나 지연되면서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이 증가했다. 무엇보다 카카오 같은 대형 회사가 자체 데이터센터가 없는데다 DR센터(재해복구시스템) 구축 등 서버 이원화가 안 돼 있어 피해가 더욱 컸다. 이에 이용자들은 대체 서비스로 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카카오 측에 따르면 카카오는 분당 데이터센터를 메인 데이터센터로 삼고 약 3만2000대가량의 서버를 운용하고 있었다. 16일 현재 이 중 절반 수준인 1만6000대 정도의 서버가 복구됐다.

카카오는 또 전체 전원 공급이 차단된 상태여서 이중화 조치에도 트래픽을 전환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전면 중단된 카카오의 카카오톡 서비스가 16일 새벽 일부 복구됐다. 16일 오전 8시 기준 카카오톡의 공지사항에 따르면 ▲카카오톡 톡채널 사용 불가 ▲카카오톡 이미지/동영상 파일 발송 불가 ▲카톡 PC버전 로그인 불가 등 여전히 이용할 수 없는 서비스가 많았다. 이 외에도 카카오맵/카카오페이/카카오모빌리티 등도 버원활한 서비스 이용이 어려웠다.

16일 오전 10시 25분경부터는 카카오톡 PC버전 로그인이 가능해졌다. 다만 카카오 측은 "아직 복구 중이어서 일부 유저의 로그인은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자료=티멥모빌리티]

이번 카카오 사태는 카카오를 로그인 수단으로 할용하는 수많은 이용자들에게 피해를 안겨줬다는 점에서 카카오에 집중된 서비스의 문제점이 명확히 드러났다. 이번 화재는 메신저를 시작으로 은행, 게임, 대리운전, 택시호출 등 다양한 서비스를 문어발 식으로 확장한 카카오가 위기상황에서 '올스톱'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셈이다. 데이터 백업도 제대로 안 되고 있기에 카카오를 믿을 수 없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벌써부터 대안 서비스를 이용하고 정착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실제 토요일이었던 15일 저녁에는 티맵모빌리티의 'T맵 대리' 접속자 수가 시간대에 따라 최대 700~900%까지 증가했다. 카카오T를 통한 대리운전 호출이 원활하지 않자 이용자들이 대안 찾기에 나선 것이다.

T맵 뿐만이 아니다. 택시 호출 서비스인 우티(UT), 카카오맵을 대체할 수 있는 네이버 지도, 네이버의 메신저 서비스인 라인(LINE)의 앱 다운로드 수도 15일 폭증했다. 카카오의 서비스에 밀린 여러 서비스들은 반사이익을 톡톡히 본 셈이다.

[자료=네이버]

실제 네이버는 카카오톡이 원활하게 접속되지 않자 네이버는 모바일 앱 첫 화면 검색창 아래에 '긴급한 연락이 필요할 때, 끊기지 않는 글로벌 메신저 라인'이라는 광고를 노출했다. 광고를 터치하면 라인 앱 다운로드 링크 페이지로 연결됐다.

카카오T의 경쟁사인 티맵모빌리티도 자사 서비스 홍보에 힘을 실었다. 티맵모빌리티는 SNS을 통해 '노란 택시도, 노란 대리도 불러도 소식 없다면?'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이미지를 게재했다. 해당 문구는 노란색을 메인으로 사용하는 카카오T를 간접적으로 겨냥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카카오에 '최악의 상황'이라고 말한다. 카카오 계열사의 과도한 쪼개기 상장 이후 잇따른 주가 폭락으로 주주들의 원성이 자자할 뿐만 아니라 각종 서비스의 독과점 후 가격 인상 등으로 미운털이 박혔기 때문이다. 다만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한 압도적인 보급율과 서비스 연결로 인해 쉽게 타 서비스로 옮기기 힘들었지만 이번 사태로 신뢰가 완전히 무너진데다 어쩔 수 없이 대안 서비스들을 이용하게 되면서 '탈 카카오' 움직임이 거세졌다는 설명이다.

메신저 시장에서 97%에 달하는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카카오톡인 만큼, 당장 눈에 띄는 점유율 하락은 보이기 어렵겠지만 카카오의 여러 서비스들에는 크고 작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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