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실적' 현대차, 중고차 시장까지 잡아먹나..기존 업계 반발 속 '중기부 결정' 코앞

'중고차 판매' 논쟁 심화..28일 중기부 결론 "절충안 주목"
기존 업계 "사업 개시 연기해라" VS 현대차 "미룰 수 없어"
악재 속 1.9조 영업익..황금알 중고차 잡으면 "괴물기업 코앞"

이정화 기자 승인 2022.04.26 15:56 의견 0
현대차그룹 양재 본사 [자료=현대차]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올 1분기 비싼 차를 속속 팔며 '깜짝 실적'을 거머쥔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까지 장악하는 '괴물 기업'으로 거듭날 지 관심이 쏠린다. 기존 중고차 매매업계와 의견 대립이 팽팽한 가운데 정부의 결단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각계의 긴장감도 덩달아 높아진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전날(25일) "현대차와 기아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관한 중소기업 사업조정심의회가 오는 28일 열릴 예정"이라며 "회의 당일 공식 권고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 시점을 정하는 결정인 만큼 시장에서는 완성차와 중고차 매매업계 사이에 어떠한 절충안이 마련될 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앞서 중고차 매매업계는 연초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중소기업중앙회에 사업조정을 신청했다. 중기부는 양측의 입장차가 여전히 확고한 만큼 사업조정심의회를 열기로 했다.

사업조정심의회는 중소기업이 사업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대기업의 사업 인수와 개시 및 확장을 최장 3년 미루거나 생산 품목·수량 등을 줄이도록 권고할 수 있다. 당사자가 권고를 따르지 않으면 '이행 명령'이 내려지는데 이를 어기면 처벌을 받는다.

이를 두고 현대차와 중고차 매매업계는 서로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중고차 매매업계는 대기업이 사업 개시를 3년 연기하고 그 이후에도 최장 3년 동안 매입 및 판매를 제한할 것을 요구한다 반면 현대차는 판매량은 일정 범위에서 제한할 수 있지만 사업을 미루거나 매입을 제한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중기부는 양측의 입장을 절충한 권고안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앞서 정부가 기존 중고차 업체들의 매출 규모가 비교적 크고 소상공인 비중이 작다는 이유로 수많은 반발을 뒤로 하고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 족쇄를 푼 만큼 현대차의 중고차 판매가 사실상 '시간 문제'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특히 중고차 매매업은 약 30조원 규모에 신차의 1.6배를 넘는 거래량을 자랑하는 '황금알 낳는 시장'이기 때문에 이번 중기부의 결단은 현대차와 기존 중고차 매매업계에 크나큰 여파를 불러올 전망이다.

더욱이 현대차가 올 1분기 대박 실적을 등에 업고 중고차 날개까지 단다면 누구라도 쉽게 아성을 무너뜨릴 수 없는 '괴물 기업'이 될 확률이 높다.

실제 현대차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원자잿값 상승세,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 등 겹악재 속에서도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익이 1조9289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6566억원)보다 16.4%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10.6% 오른 30조2986억원을 거뒀다.

현대차는 이처럼 탄탄한 몸집을 토대로 계속해서 중고차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중고차 매매업계와 이견을 좁혀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의식한 듯 상생안도 마련해놨다.

현대차는 상생 방안으로 ▲5년 10만킬로미터 이내의 자사 브랜드 중고차만 판매 ▲인증중고차 대상 이외 매입 물량은 경매 등을 통해 기존 매매업계에 공급 ▲연도별 시장점유율 제한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 공개 ▲중고차산업 종사자 교육 지원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 중기부 최종 결정을 앞두고 현대차의 중고차 시장 진입이 연내 현실화 할 지는 업계 최대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1분기에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와 스포츠유틸리티차 등 고부가가치 차량을 많이 판 데다 우호적 환율 효과에 긍정적 영향을 받았다"며 "중고차 관련해서는 중고차산업이 매매업 중심에서 벗어나 산업 외연이 확장될 수 있도록 기존 중고차업계와 다양한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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