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좋지만 ‘완전 민영화’는 변수..권광석 우리은행장, 연임 셈법 복잡

내년 3월 ‘1+1년’ 임기 만료
3분기 사상 최대 실적 긍정적
우리금융 23년만에 완전 민영화
새 이사진, 인사혁신 요구 변수

윤성균 기자 승인 2021.12.08 11:17 의견 0
권광석 우리은행장 [자료=우리은행]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권광석 우리은행장 임기가 내년 3월 끝난다. 그간 약점으로 꼽혔던 실적 부문에서 능력을 입증해 연임이 유력하지만 우리금융지주의 ‘완전 민영화’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임기 만료는 올해 사업연도 정기주주총회가 종결되는 시점이다. 통상 은행권 정기주총이 매년 3월 말 열리는 것을 감안하면 권 행장의 임기는 4개월이 채 남지 않았다.

권 행장은 올해 임기가 1년 연장돼 총 2년의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보통 시중은행장의 임기가 기본 2년에 연임 시 1년이 추가되는 형태임을 감안하면 권 행장의 ‘1+1년’ 임기는 이례적인 경우다.

이는 권 행장 취임 당시 우리은행이 해외 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라임펀드 환매중단 사태 등으로 위기 상태였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무너진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조직 재정비에 집중하라는 취지에서 1년의 짧은 임기가 부여됐다.

올해 초 연임을 확정하면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당초 업계에서는 권 행장이 조직 안정을 꽤한 만큼 2년 임기가 추가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1년이 늘었다.

당시 우리금융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취임 후 코로나19 사태 등 어려운 대내외 금융환경 속에서도 조직 안정과 내실을 기했다”면서도 “작년의 경영성과가 부진한 상황 하에서 올해의 경영성과 회복이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권광석 은행장의 임기를 1년 더 연장해 경영성과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종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자추위의 바람대로 권 행장은 실적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 올해 우리은행은 3분기까지 전년대비 71.4% 늘어난 1조9860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이는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에 이어 업계 3위에 해당한다.

권 행장 주도로 증권운용부를 부활 시킨 것이 비이자이익 증대로 이어졌다. 권 행장은 투자은행(IB)그룹 부행장을 거쳐 우리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를 역임한 투자·운용 전문가다.

하지만 우리금융의 민영화 시기와 겹치면서 권 행장의 연임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우리금융이 공적자금 투입 23년 만에 완전 민영화의 길을 걸으면서 조직 및 인사 체계에서 혁신을 추구할 수 있어서다.

우리금융은 오는 9일 예금보험공사 잔여지분 매각 본계약을 앞두고 있다. 우리금융은 이번 매각으로 유진프라이빗에쿼티(유진PE)와 KTB자산운용, 얼라인파트너스컨소시엄, 두나무를 새 주주로 맞았다.

대주주는 우리금융 우리사주조합으로 바뀌었고 유진PE는 새 과점 주주로 합류했다. 특히 유진PE는 지분 4%을 확보해 과점주주 가운데 2번째로 지분율이 높다.

계열사 대표의 인사권을 거머쥔 자추위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을 비롯해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된다. 권 행장의 임명과 연임을 결정한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들이 대부분 건재하지만 첨문악, 전지평 사외이사가 각각 일신상의 이유와 지분 매각을 이유로 물러났다.

여기에 푸본생명과 유진PE가 추천하는 인사가 새 사외이사로 선임된다. 새 사외이사진이 꾸려지면 계열사의 인사 혁신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 맏형격인 KB금융이 4년 만에 은행장을 교체하면서 은행권에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고 있어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통상 연말연초 은행권 인사가 국민은행부터 시작한다”면서 “국민은행이 세대교체 신호탄을 쏘아올린 만큼 올해 은행권 인사는 안정보다는 변화가 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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